[서초동뒷담화]​최성해 전 총장은 조국 전 장관의 아들·딸에게 왜 그리 공을 들였나?

장용진 사회부 부장입력 : 2020-04-04 15:18
용돈, 고급 가죽지갑, 양복 등등...정경심 “아무것도 받지 마라” 아들에게 당부하기도
최성해 전 동양대 총장은 조국 전 장관의 가족에게 상당한 호의를 제공했다. 정경심 교수의 재판 과정에서 드러난 것만도 여러 가지다. 조 전 장관 가족 전체를 초대해 호텔에서 식사를 하기도 했고 수시로 선물을 건냈다.

특히 조 전 장관의 딸인 조민양에게 각별했다. 조민양을 따로 불러 용돈을 주기도 했고 고급소재인 타조가죽으로 만든 지갑을 선물하기도 했다. 오페라 VIP석 티켓을 선물한 적도 있다. 어떤 작품인지에 따라 다르지만 오페라VIP석 가격은 기백만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

조민양도 방송 인터뷰를 통해 “많이 예뻐해 주셨다”라고 말한 바 있다. 심지어 최 전 총장은 ‘며느리 삼고 싶다’면서 아들과의 만남을 주선하기도 했다

조민양 정도는 아니지만 조 전 장관의 아들인 조원군도 비슷한 호의를 받았다. 고급양복을 맞춰 주겠다며 불러내려 했고, 응하지 않자 제단사를 집으로 보내기도 했다. 조원군이 좋아하는 것이라며 ‘천연사이다’를 상자 째 집으로 보낸 적도 있다.

조원군에게 여러차례 연락을 하면서 선물을 보내려한 정황도 포착된다.

최 전 총장의 이런 일방적 호의는 2018년까지는 계속 됐다. 그랬던 최 총장이 돌변한 것은 지난 해 9월 전후. 당시 최 전 총장은 자유한국당 측 인사들과 접촉을 한 뒤에 이른바 ‘표창장 위조 의혹’이란 것을 제기한다.

조 전 장관 딸의 표창장을 두고 의혹이 제기되자 “총장직인을 찍은 적이 없다”고 말한 것. 자신이 모르는 총장 표창장이라는 것은 존재할 수 없는데 자신은 조민양에게 표창장을 준적이 없다는 것이었다. 아울러 ‘최우수 봉사상’이라는 글귀나 생년월일, 상장번호를 두고서도 ‘정상적인 표창장 양식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교육자적 양심’까지 거론하며 진실임을 강조하기도 했다.

지난 30일 열린 정경심 교수 재판에서도 최 전 총장은 이런 입장을 반복했다. 변호인들이 반박증거를 들이댈 때까지만 해도 말이다.

이날 변호인은 조민양이 받은 것과 같은 양식의 표창장들을 여러 건 제시했다. 이 과정에서 최 전 총장은 “부총장이 나에게 보고하지 않고 발급한 것 같다”라고 말했다. 자신이 모르는 총장상은 없다던 기존 입장과는 상반되는 해명.

변호인들이 추궁을 이어가자 급기야 그는 동문서답으로 횡설수설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지금까지 상황만 보자면 최 전 총장의 ‘폭로’는 사실이 아닐 가능성이 매우 높다. 정황상 자유한국당 측 인사들과 접촉한 뒤 폭로가 나왔으며 그 과정에서 모종의 거래가 있었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와 관련해 정경심 교수 측은 최 전 총장의 청탁을 조 전 장관이 거절한 것이 발단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동양대가 교육부의 평가에서 좋은 등급을 받아 다시 국고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힘을 써달라고 했는데,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던 조 전 장관이 냉정하게 거절하자 앙심을 품었다는 시각이다.

[사진=아주경제 사회부]

[사진=아주경제 사회부]


그 직전까지도 최 전 총장은 여러차례 조원씨를 만나 선물 같은 것을 전하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정경심 교수와 아들 조원군 사이에 오간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면 “총장님이 뭘 주려하면 받지 마라” “아빠 때문에 못받는다고 하라”라고 신신당부하는 장면이 나온다.

최 전 총장으로는 무척 자존심 상하고 불쾌할 수 밖에 없는 상황. 무엇보다 자신이 실질적으로 지배하고 있는 동양대가 어려움에 빠질 수 있다는 점에서 위기감도 느꼈을 것으로 보인다. 

요즘 핫한 이슈로 떠오른 ‘채널A 기자의 협박성 취재’ 사건을 보면 기자가 취재원에게 “일단 말 한마디만 해라. 그러면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터뜨리겠다”고 회유하는 부분이 나온다. 언론이 먼저 보도하면 검찰이 수사를 해서 여론몰이를 해가면 “유시민도 노무현 재단도 모두 엮을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독재정권 시절 안기부나 중앙정보부 같은 정보기관이 하던 짓을 이제는 언론과 검찰, 보수정치권이 야합해 저지르고 있는 셈이다. 그래서 의심스럽다. 혹시 최 전 총장도 “표창장을 모른다고만 해라. 나머지는 우리가 터뜨리겠다”라는 회유를 받지는 않았던 것은 아닐까?  

그게 아니면 도대체 그는 왜 그런 모진 선택을 했던 걸까? 1년 몇 개월 전 만해도 며느리로 삼고 싶어했던 조양과 그 가족에게 왜 그렇게 모질게 대했던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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