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新경제, 中企 현주소 ⓶워라밸]“코로나19, 일하는 방식에 어젠다 던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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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철 기자
입력 2020-03-25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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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국내 워라밸 문화 확산은 기업 입장에서 외면하기 힘든 흐름이 됐다. 동시에 워라밸이 생산성 향상에 미치는 영향도 논란거리로 부상했다. 퇴근 후 가족에 집중해 삶의 여유를 얻어 노동력을 재충전하면 근무시간에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어 생산성이 높아지는 선순환이 기업·근로자 모두에게 이상적이다. 그러나 각 가정과 개인, 기업 상황이 다르다는 점에서 ‘워라밸=생산성 향상’이 공식처럼 여겨지는 건 위험하다는 반론도 만만찮다. 이 가운데 재택근무가 강제된 코로나19 사태가 워라밸 확산 기조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도 미지수다. 일단 전문가들은 중소기업 내 워라밸 적용은 기업별 상황에 맞춰야 한다고 조언한다. 워라밸 확산은 필요하나 아직 준비가 덜 된 곳도 적잖기 때문이다. 무리한 적용은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코로나19가 국내 워라밸 문화 확산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예단하기 힘들지만 중요한 시험대가 될 것이란 관측이다.

성태윤 연세대 교수는 워라밸 적용에 따른 생산성 향상에 대해 “상황에 따라 달라 일반적으로 모두 그렇다고 보기 어렵다”며 “생산성이 높은 기업이라면 충분히 워라밸 제도를 도입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다면 실제로 기업에 부담만 되고 끝날 수 있는 이슈”라고 했다. 성 교수는 “워라밸 도입이 생산성에 미치는 영향을 일괄적으로 좋다 나쁘다 평하긴 어렵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기업별 상황을 고려하지 않은 무조건적 워라밸 적용은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오계택 한국노동연구원 임금직무혁신센터 소장은 “한국경제가 2010년 이후 저성장 기조로 들어선 가운데, 양적인 부분을 강조했던 과거와 달리 이젠 미래 세대가 더 나은 노동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며 “근로자가 아프지 않고, 즐겁게 일하면서 생산성을 챙겨야 하는데, 이 방법 중 하나가 워라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 소장은 “워라밸은 기업 내 인프라가 갖춰져야 가능한데, 중소기업은 이를 갖추지 못한 경우가 많다”며 “일부 중소기업 대표자의 마인드도 아직 워라밸을 부정적으로 보는 듯 하다”고 안타까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워라밸 문화에 미친 영향에 대해 오 소장은 “지금까지 겪지 못한 독특한 경험을 하고 있다. 현재 일하는 방식과 관행에 중요한 어젠다를 던지고 있는 것”이라며 “현재 일하는 방식의 변화에 여러 시도가 있다. 시도를 해봐야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개선할 수 있다. 이번을 계기로 (화상회의, 재택근무 등)변화된 일하는 방식을 활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황경진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가 워라밸이나 조직·가족문화에 어떤 식으로 영향을 미칠지 예상하기 힘들다”며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이 많아져 예전에 몰랐던 행복감이 커지면 전반적으로 워라밸 선호도가 올라갈 수 있다”고 말했다. 황 연구위원은 “반면, 하루 8시간 근무 소득으로 워라밸을 설계했는데, 오히려 6시간으로 줄어들 수도 있다. 소득이 줄었는데 워라밸을 계속 얘기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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