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춰선 외교시계침] ②도쿄올림픽 욱일기부터 후쿠시마 오염수까지...곳곳이 지뢰밭

박경은 기자입력 : 2020-03-17 07:15
전범기업 압류자산 '현금화 조치' 코앞 日 입국제한 사전통보 두고 공방전도 '욱일기·후쿠시마 오염수 문제'도 뇌관 "상호 간 감정적 대응 우려" 목소리도 "외교채널 간 소통도 잘되지 않는 듯"
이른바 '레드라인(한계선)'으로 여겨지는 현금화 조치가 이뤄질 경우 한·일 관계는 돌아오기 힘든 강을 건널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도쿄올림픽 욱일기 사용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 문제 등 양국 간 또 다른 갈등 요소도 곳곳에 도사리고 있어 우려를 더한다.

이에 더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사태로 한국과 일본이 상호 간 입국 제한을 강화한 과정에서 의견 충돌이 발생해 양국 외교채널 간 소통이 원활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지적마저 나온다.

16일 외교가에 따르면 한·일 관계는 현금화 조치에 따른 악화 우려가 커지는 상황 속에서 여러 변수를 앞두고 있어 전망이 어둡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외교부에 도미타 고지 주한일본대사를 초치한 뒤 면담을 하기 위해 자리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양국은 특히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일본의 한국발(發) 입국제한 조치를 두고 사전 통보가 있었는지 열흘째 공방전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 역사·경제·안보 등 다방면으로 갈등을 겪어온 데 이어 2차전을 벌이는 셈이다.

외교부는 전날 중앙일보가 일본 정부 핵심 관계자의 발언을 인용해 '일본 외무성 한국담당 라인이 한국인 입국제한과 관련해 알고 있는 범위에서 주일한국대사관에 미리 알렸다'고 보도한 데 대해 "사전 통보나 협의가 없었다는 점을 분명히 밝히고자 한다"며 양국 간 시간대별 구체적 협의 내용을 공개했다.

청와대 역시 지난 8일 일본의 입국 제한 조치가 단 한마디의 사전 협의 없이 이뤄졌다고 강조했다.

이 가운데 예정대로라면 오는 7월에 개최될 예정인 일본 도쿄올림픽에서 욱일기 사용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욱일기는 과거 군국주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전범기로,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이 같은 욱일기의 경기장 반입을 허용하겠다고 선포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역시 욱일기 사용으로 문제가 생기면 사안별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밝혀 사실상 욱일기 사용을 인정했다.

최은미 아산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본지와 통화에서 "도쿄올림픽을 한다면 욱일기 문제는 당연히 나올 것"이라면서도 "우선 코로나19 사태 때문에 당장 논의하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1월 17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19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 결승전에서 한 관중이 욱일기를 들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동시에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문제 또한 양국 관계의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정부는 사실상 도쿄올림픽 폐막 후 후쿠시마 오염수를 해양에 방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전해졌다.

강제징용 문제와 수출규제 강화 조치가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욱일기 사용과 후쿠시마 오염수 방출이 현실화하면 양국 갈등은 극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양국이 지금처럼 진실공방 등으로 감정이 악화한 가운데 예고되는 갈등이 발생했을 때 상호 간 감정적으로 대응해 화를 키울 가능성도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최 위원은 "일본 측의 이번 입국 조치가 사실상 정치적 이유로 이뤄졌고 우리 정부의 상응 조치도 정치적이었다"며 "앞으로도 이성적으로 판단하고 대응해야 하는 부분도 기존에 쌓인 감정들 때문에 비이성적이고 비합리적으로 반응하고 이를 서로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일이 많이 발생하지 않을까 우려스럽다"고 짚었다.

그는 또 "(양국 외교채널 간) 소통이 아주 잘 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며 "입국제한 조치 강화 문제에서 서로 사전 통보 여부를 두고 의견이 일치하지 않는다. 이런 민감한 사항조차도 서로 간 말이 다른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강제징용 해법의 경우 양국 입장이 특히나 더 다르고 이미 당사자 간 문제가 아닌, 양국 사회의 국민적인 문제가 된 상황인데도 내부적 논의나 물밑 협의 과정이 드러나는 것이 없다"며 "수출규제 해결을 위한 당국 간 대화처럼 시민들에게 좀 더 정보를 공개할 필요성이 있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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