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경련 "이탈리아 현금성 복지로 재정악화···한국, 실수 답습 말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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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윤 기자
입력 2020-02-24 0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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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금성 복지지출이 GDP의 20%

  • "재정 악화가 성장동력 약화"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인당 국민소득(GNI) 3만달러를 넘어선 한국 경제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려면 이탈리아 사례를 따르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24일 지적했다.

전경련에 따르면 우리나라와 인구, 경제규모가 비슷한 이탈리아는 2005년 국민소득이 3만달러대에 올라섰지만 금융위기 후 몇 차례 역성장을 하고 최근에도 성장률이 0∼1%대에 그쳤다. 그 결과 2008년 3만7910달러에 달한 국민소득은 최근엔 3만달러대 초반으로 내려갔다.

이 기간 이탈리아는 복지지출을 확대해 GDP에서 사회복지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을 2008년 25.1%에서 2017년 28.1%로 늘렸다. 특히 GDP 대비 현금성 복지지출(cash benefit) 비중은 2015년 기준 20.2%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

이탈리아는 경제유발효과가 적은 현금성 복지 정책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경련은 평가했다. 인프라 투자나 산업 지원 등 경제·산업 진흥을 위한 정부 지출은 GDP 대비 2008년 4.0%에서 2017년 3.6%로 축소됐다. 이 때문에 GDP 대비 국가부채는 2008년 106.1%에서 2018년 134.8%로 상승해서 한 해 이자가 84조원에 달한다. 이탈리아 국가부채비율은 유럽에서 그리스 다음으로 높다.

이런 정책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의 지니계수(소득불평등 지표)는 2008년 0.317에서 2016년 0.328로 악화했다. 실업률은 2008년 6.7%로 당시 OECD 평균(5.9%)과 비슷했으나 2018년에는 10.6%로 OECD 평균(5.3%)의 2배가 됐다. 청년실업률은 2018년 32.2%로 OECD에서 네번째로 높고 출산율은 2008년 1.42명에서 2017년 1.32명으로 줄었다.

엄치성 전경련 국제협력실장은 "한국의 재정건정성이 이탈리아 만큼 심각한 상황은 아니지만, 저성장·고령화와 낮은 출산율, 높은 청년실업률 등으로 인해 연금재정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 정부가 현금성 복지 정책을 잇따라 추진하는 점이 이탈리아와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현금복지는 확대하기는 쉽지만 줄이기는 매우 어렵다"며 "이탈리아 사례를 답습하지 않으려면 건실한 재정운영과 지속가능한 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기업경영환경 개선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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