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비은행 강화 위해 더케이손보 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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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동 기자
입력 2020-02-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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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균 시세보다 상당히 높게 매입

  • 교직원공제회와 협력 위해 양보

  • 비은행 부문 이익 확대 목표 고려

하나금융지주가 더케이손보를 평균 시세보다 100억원 이상 높은 가격에 매입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손보업계 하위권사인 더케이손보 인수·합병(M&A)에 다소 과도한 몸값을 지불했다는 분석이다.

다만 하나금융지주는 향후 교직원공제회와의 협력을 위해 인수가 측면에서 양보를 했다는 분석이 있다. 아울러 하나금융그룹의 비은행 이익 확대 목표를 위해 다소 손해를 보더라도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보 지분 70%를 770억원에 인수한다는 주식양수도계약을 지난 14일 맺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더케이손보의 자기자본이 1469억원임을 감안하면, 인수가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의 0.75배로 책정된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는 상장 손보사 6곳의 시장평가보다 훨씬 높은 수준의 밸류에이션이다. 손보사 중 가장 PBR이 높은 메리츠화재(0.74배)나 대장주인 삼성화재(0.65배)보다도 높은 수준이다. 더케이손보의 수익성·성장성이 삼성화재나 메리츠화재와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열위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간단히 납득하기가 어렵다.

 

[사진=각 사]

또 더케이손보는 최근 지속적으로 지급여력(RBC)비율이 낮아지고 있어 당장 수십억원의 증자가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아울러 지난해 누적 3분기까지 11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고 있다. 몸값이 줄어들면 줄었지 늘려줄 여지를 찾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만약 생보사 평균 PBR인 0.46배가 적용됐다면 더케이손보의 지분 70%의 가치는 514억원 수준으로 책정할 수 있다. 결국 하나금융지주는 더케이손보 지분 70%의 가치를 시장 평가보다 100억원 이상 고평가한 셈이다.

이 같은 고평가의 이유로 우선 이번 매물인 더케이손보의 특수성을 꼽을 수 있다. 더케이손보는 2003년 교직원공제회가 100% 출자해 설립한 손보사다.

대주주인 교직원공제회의 영향 때문에 더케이손보 고객 중에서는 유독 교사 등 교직원공제회 관련자가 많은 것으로 파악된다. 매도자인 교직원공제회와의 다툼이 발생할 경우 상당한 규모의 고객 이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하나금융지주가 이번에 더케이손보 지분 100%를 매입하지 않은 것도 이 같은 고객 이탈 문제와 연관이 깊다. 하나금융지주 입장에서는 한동안 더케이손보와 협력해 경영해야 할 교직원공제회(지분 30% 보유)와 처음부터 가격 문제로 분란거리를 만들 필요가 없다.

아울러 하나금융지주가 비은행 부문의 이익을 빠르게 늘리기 위해 다소 손해를 감수하고 발빠르게 더케이손보 인수를 마무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그룹의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을 30%까지 확대하겠다는 전략 목표 달성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하나금융의 비은행 부문 이익 비중은 21.9%로 집계된다. 최근 3년 동안 매년 2~3%씩 비은행 부문 비중을 늘리고 있으나 안정적으로 30%를 넘기기는 다소 아쉬운 상황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PBR 0.75배라 하나금융이 다소 오버페이스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앞으로 교직원공제회와의 관계와 비은행 부문 확대라는 전략 목표를 빨리 달성해야 한다는 것을 감안해 하나금융이 후하게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사진=각 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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