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유화 칼럼] 코로나19 확산사태가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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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중국증권행정연구원장
입력 2020-02-1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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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유화 원장] 


중국 우한발(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는 중국 경제뿐만 아니라 글로벌 경제에 큰 부담을 안기고 있다. 2003년 사스(SARS) 발생 당시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중국경제 비중은 4%에 불과하지만 현재는 16%이다. 중국은 이미 세계의 공장이 된 지 오래된 일이다. 중국의 공장이 멈추면서 한국 등 다른  나라의 공장 가동도 멈추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 확산사태는 소비와 서비스업뿐만 아니라 제조업 및 고기술산업의 가치사슬랜에 미치는 영향도 크다. 이는 우한이 글로벌 밸류체인에서 차지하는 중요성 때문이다. 2018년 우한시통계보고서에 의하면 우한에는 380개의 상당 규모 이상 자동차제조기업이 있다. 동풍(东风) 및 무중(武重)과 같은 국유기업을 중심으로 자동차와 철강 중심의 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했다. 글로벌 500대 기업인 동풍그룹의 계열사, 동풍승용차, 동풍혼다, 신룡자동차·동풍르노를 포함하여 상해자동차GM 5대 완성차 기업이 있다. 또한 바로 옆 도시 샹양시에는 동풍닛산과 인피니티도 있다. 십연시에는 동풍소강, 이창시에는 광기전기, 자동차 섀시, 기어 박스, 보디 섀시, 트랜스퍼 케이스, 차체, 전자, 내장, 유리 등 자동차부품과  완성차의 견고한 산업사슬랜을 보유하고 있다. 우한시의 부품생산과 매출은 전국적 범위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우한시의 생산이 정지되면 전국적으로 완성차 생산에 영향을 미친다.

우한의 또 다른 지주산업은 전자와 광통신설비제조로, 기술 수준이 비교적 높은 산업들이 포진해 있다.  2018년 우한시통계연감(2018 Wuhan Statistical Yearbook)에 의하면 전자정보, 첨단제조, 신소재, 바이오 의약, 의료기계, 신재생에너지와 환경보호 등 고부가가치 산업 규모는 전국적으로 상위권이고, 전자 광통신 산업중심의 고신기술산업단지(우한동호신기술개발구, 하이테크존, 일명 '우한밸리')도 형성되고 있다. 광통신영역에서 광섬유(光纤), 광케이블(光缆) 및 광섬유프리폼(光纤预制棒) 영역은 세계에서 선도적인 위치에 있다. 예를 들면 YOFC(长飞光纤)는 시장점유율이 세계 1위이다. 형통광전자(亨通光电), 중천기술(中天科技) 등 기업들이 대체 가능성이 있지만 시장점유율이 높은 YOFC의 지속적인 조업정지 사태는 다운스트림의 기업에 대한 영향이 클 수밖에 없다. 반도체 산업에 대한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장강메모리(长江存储·Yangtze River Storage), 무한홍심(武汉弘芯·Wuhan Hongxin) 및 디스플레이 패널 분야의 Huaxing 광전자(华星光电), Tianma Microelectronics(天马微电子), BOE(京东方) 등은 생산량이 미미하거나 아직 대규모 생산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한 시장점유율도 높지 않아 다운스트림 기업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판단된다. 우한시에는 장강삼각주와 주강삼각주에서 이전해온 대기업도 많이 진출되어 있다. Midea, Gree, TCL 등이 모두 우한에 공장을 설립했다. 이들 기업의 조업정지는 관계 밸류체인 기업들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코로나19의 확산 사태가 우한시와 중국경제 및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이번 사태가 자동차와 광전자 및 정보통신산업 분야 기업에 끼치는 영향은 지속적으로 커질 것으로 보인다.  2019년 우한시정부업무보고서에 따르면 광전자 정보통신사업, 자동차 및 부품소재산업, 바이오와 의학 및 의료기기는 우한의 3대 지주산업이며, 2017년 기준 190만대의 자동차를 생산하였으며, 매출 규모는 3300억 위안이다. 2018년 영업매출은 5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소프트웨어와 정보통신기술 서비스산업 매출만 2200억 위안을 넘는다. 금융·상업·무역·물류·건설 및 기타 산업의 부가가치는 1000억 위안을 넘어섰다. 가치사슬의 마지막 단계에 있는 중소형기업들에는 코로나19 확산사태가 생존의 문제이다. 우한시에는 61개의 상장회사가 있다. 후베이성의 주요 4개 산업은 자동차 제조(동풍그룹·东风集团), 건축공정 (게저우바·葛洲坝)과 제약 및 도소매(규슈통·九州通), 통신장비(Beacon Communications·烽火通信, Wingtech·闻泰科技)이다.

수출 측면에서 보면 중국기업들의 절정기는 매년 3월에서 4월이다. 만약 2월에 정상적인 생산을 못해 납품이 어려워질 경우 해외바이어들은 수입기업을 대체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코로나19 확산사태는 중국 내 소비를 위축시키고 기업들의 실적에 영향을 준다. 그동안 중국 상장회사들이 맹목적으로 규모를 확대하고 레버리지를 높여가면서 경영했던 기업들이 대부분이기에 실적 하락은 유동성 부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따라서 채권과 신용대출 연쇄부도의 시발점이 될 수 있다. 2020년의 회사채의 연쇄부도 가능성도 크다.  관련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의 연쇄 손실도 예상되어 투자에 조심해야 할 것이다.

경제가 정상적으로 복귀할 수 있냐, 영향이 얼마나 크냐는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통제 능력에 달려 있다. 우한이 중국 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5%이다. 하지만 현재 선전·광저우·상하이·베이징 등 1선 도시들까지 봉관절차에 들어가면서 경제에 대한 부정적 영향은 확대될 것이다. 선전은 이미 세계의 전자분야 생산허브이며, 반도체공정의 핵심지역이다. 2019년 중국발전연구기금회에서 발표한 '중국의 도시군 통합화 보고서(中国城市群一体化报告)'는 장삼각·경진익·주삼각·중원·산둥반도·우한·관중 등 12개 대형 도시군의 일체화 수준을 평가하였다. 12개 대도시는 중국 국토면적의 19.57%를 차지한다. 장삼각·경진익·주삼각 3개 도시군은 중국 경제에서 40%를 차지하며, 경제성장을 이끄는 선도능력이 가장 강한 지역이다. 중국정부가 올해 1순위 목표로 하는 고용안정을 이루려면 이 지역의 취업률이 안정되어야 한다. 이들 도시는 외래 노동자들이 가장 많은 지역이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 지역 도시에 대한 강력한 통제관리가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각 성시의 건의에 따라  2월 중순 이후에나 근로자들이 기업에 복귀할 것으로 보인다. 또 노동밀집형산업들은 2월 하순이 되어서야 노동자들의 복귀가 예상된다. 따라서 핵심지역들의 서비스업 악몽은 2월 하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우한시와 같은 중점 피해지역의 기업들은 이미 모든 것을 포기한 상태이다. 후베이·광둥·저장 및 상하이 등 타격이 심한 지역은 조업 복귀일자가 모두 불확실한 상황이며, 이는 산업 밸류체인의 전반에 큰 영향을 미쳐 생산설비 공급, 물류운수 등 측면에서 큰 애로가 발생할 상황이다.

후베이지역뿐만아니라 광둥성과 저장성 지역의 기업 피해도 우려된다. 이들 기업의 중간관리자는 모두 대만인이나 홍콩인 혹은 외국인들이기 때문에 이들이 제 시간에 업무에 복귀할지는 미지수이다. 장삼각·징진익·주삼각지역의 기업들의 조업복귀는 2월 말이나 3월 초가 되어야 가능할 것 같다. 이것도 전염병 확산이 효과적으로 통제된다는 가정 하에서다. 실제 광통신산업을 기준으로 조사를 실행한 결과 가장 복귀율이 높은 쓰촨성 청두의 경우 평균 50% 이상, 최고 80% 복귀한 기업도 있다. 상하이의 경우 30~50% 복귀하였으며, 산둥·장쑤·푸젠성에 있는 기업들도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기 시작하였다. 그러나 저장성과 산시성(陝西省)의 기업들은 조업복귀 신청을 정부에 올렸지만 2월 18일까지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광둥성의 경우 2월 17일까지 기한을 주었고, 선전의 경우 3월 1일 이전까지 힘들 것으로 판단되어 기업별 자금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중국정부는 빠른 시일 내로 생산을 회복하려고 한다. 전염병의 확산이 확대되는 상황에서 직원들의 직장 복귀는 많은 위험이 따른다. 

이러한 준엄한 현실 앞에서 투자자 및 민심을 안심시키기 위해 중국 중앙정부는 적극적인 재정정책과 통화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금 감면, 5대 보험금 납부 연기, 대출 지원, 비용 절감과 금리인하 및 대규모 유동성 공급 등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사람들이 외출도 못하고 정상적인 생활도 이뤄지지 못하는 상황에서 어떤 대책이 경기부양의 효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중·미 무역분쟁 결과 많은 산업사슬은 동남아로 이동되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도 역시 이 추세를 가속화시킬 것이다.  중국경제의 불확실성이 더욱 커졌기 때문이다. 기업들은 불확실성을 가장 두려워한다. 중국은 세계공장의 역할을 해오면서 글로벌 가치사슬에 미치는 영향이 지속적으로 확대되어 왔다. 풍부한 기술노동자, 인프라와 가치사슬,  정치안정은 중국을 성장시킨 주요 요인이다. 이번 코로나19 확산사태의 가장 큰 영향은 외국투자기업의 산업 밸류체인의 해외이동을 가속화시킬 것이라는 것이다. 중국공산당이 잘한다고 생각했던 국가통제력이 전염병 앞에서 한없이 무너지는 모습을 보았기 때문이다. 제조업의 경우 부품소재 생산에 대한 다국적 분배 전략을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다. 애플이 3월에 신상품을 출시하기로 하였지만 만약 정저우시 폭스콘공장이 가동되지 못할 경우 그 계획은 차질을 빚을 것이다. 애플과 같은 대기업의 경우 중국 이외의 동남아 등 기타 국가들에서 그 대체공장을 찾을 것이지만 다른 많은 기업들은 그러한 여건도 안 된다. 애플도 동남아에서 인력교육비용과 관련 부대시설 마련 등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비용의 큰 증가를 초래하기에 아직까지 상당수의 공장을 지속적으로 중국에서 운영할 수밖에 없다. 중국 대형 국유기업들이 불가항력적인 요인을 강조하며 계약 파기나 연기를 요구하는 사례도 많이 발생하고 있다. 중국소비시장 타격으로 석유 수요는 20% 감소가 예상된다. 어쩌면 수요 감소 규모가 더 클지도 모른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는 모든 사람의 면역력뿐만 아니라 기업 및 국가의 면역력을 시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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