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엔터프라이즈] "문자해"를 "카톡해"로 바꾼 카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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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섭 기자
입력 2020-02-04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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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카오톡 10년... 이용자 수 4400만명 '국민 메신저'로 발돋움

  • 무료 스마트폰 메신저로 주목... 이통사 문자, 통화 시장 잠식

  • 간편결제 송금 서비스에 투자, 보험 상품 가입까지... 카톡 선물하기로 생일 문화도 바꿔

한국인이 스마트폰을 구매하면 가장 먼저 설치하는 앱은 무엇일까? 아마도 국민 메신저로 불리는 ‘카카오톡’일 것이다. 카카오톡은 카카오(당시 아이위랩)가 스마트폰이 막 보급되기 시작한 2010년 3월에 출시한 모바일 메신저 앱이다. 카카오톡은 출시 6개월 만에 이용자 수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2011년 4월 1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월간 이용자 수(MAU)는 4473만명에 달했다.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카카오톡을 쓴다고 해도 무방한 수준이다. 지난해 11월 기준, 한국인의 월간 카카오톡 이용시간은 226억분으로, 글로벌 동영상 서비스 유튜브(442억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다. 국내 최대 포털 네이버(155억분)보다도 높다.

올해로 서비스를 시작한 지 10주년을 맞이한 카카오톡은 우리의 삶을 크게 바꿔놨다. 카카오톡이 이동통신사의 문자메시지(SMS)와 음성통화를 대체하면서 휴대폰 이용자들이 일상적으로 말하던 “문자해”가 “카톡해”로 바뀌었다. 공인인증서나 보안카드 없이 온라인으로 간편하게 결제하고 송금하는 것이 일상화됐고, 생일을 맞이한 친구에게 손쉽게 커피나 케이크 쿠폰을 주는 문화를 만들었다.

◆ ‘무료’ 카톡 메신저, 이통사 SMS·음성통화 대체

카카오톡이 바꾼 가장 대표적인 것은 커뮤니케이션 문화다. 카카오톡이 등장하기 전에는 휴대폰으로 전화와 SMS를 주고받거나, PC의 ‘네이트온’과 같은 메신저로 소통하는 것이 일반적이었다. 그러나 3G(3세대 이동통신)로 연결되는 스마트폰이 처음 등장하면서 PC에서만 이용할 수 있던 메신저를 휴대폰에서 이용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톡은 구글플레이, 애플 앱스토어와 같은 앱마켓에서 간편하게 내려받아 설치할 수 있고, 전화번호만 입력하면 곧바로 사용할 수 있어 편리했다. 전화번호가 저장된 지인이 자동으로 친구로 등록돼 쉽게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고, 1대 1 채팅뿐만 아니라 그룹채팅까지 지원해 주목을 받았다. 또한 스마트폰으로 촬영한 사진과 동영상을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어 스마트폰 이용자들의 대표적인 소통 수단으로 자리를 잡았다.

무엇보다 카카오톡은 인터넷에 접속된 상태라면 누구나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이 각광을 받았다. 이는 건당 20~30원인 이동통신사의 SMS를 대체하는 결정적인 요인이었다. 실제로 2009년 이동통신 3사의 SMS 발송 건수는 1191억건이었으나, 카카오톡이 출시된 후인 2011년 941억건으로 줄었다. 카카오톡은 2012년에 모바일인터넷전화(m-VoIP)인 ‘보이스톡’을 선보여 이동통신사의 음성통화 서비스도 잠식했다. 보이스톡은 3G나 4G LTE, 와이파이가 연결된 상태에서 무료로 전화할 수 있는 서비스다.

카카오톡에 주력 시장을 빼앗긴 이동통신 3사는 2013년에 급기야 음성통화와 SMS를 무제한으로 제공하고 데이터 제공량에 따라 가격을 차등하는 ‘데이터 중심 요금제’로 스마트폰 요금제를 개편했다.
 

[그래픽=김효곤 기자]

◆ 공인인증서 없이 간편결제·송금... 청구서 납부에 투자 문턱도 낮춰

카카오톡은 스마트폰으로 결제하고 송금하는 문화도 이끌었다. 간편결제 서비스 ‘카카오페이’를 통해서다. 카카오가 2014년 9월 카카오페이를 출시할 때만 해도 간편결제, 간편송금이란 단어가 생소했다. 카카오페이의 가장 큰 장점은 액티브X, 공인인증서, 보안카드 없이 계좌비밀번호 입력, 지문·얼굴 인식만으로도 온라인 결제와 송금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자신의 신용카드나 체크카드를 등록하기만 하면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고, ‘카카오페이 머니’ 형태로 충전한 뒤 친구에게 무료로 송금할 수 있다.

이 같은 장점이 대다수의 국민을 이용자로 보유한 카카오톡의 영향력과 결합하면서 카카오페이의 이용자 수가 폭발적으로 늘어났다. 2015년 9월 500만명이던 가입자는 2016년 6월 1000만명을 넘어섰고, 2017년 10월 2000만명, 지난해 7월 300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2분기 기준 카카오페이 MAU는 1900만명에 달한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카카오페이를 통한 거래액은 22조원이다. 이는 2018년 카카오페이의 연간 거래액이 20조원인 점을 감안하면 급격한 증가세다.

카카오페이는 이후 청구서, 투자, 인증, 멤버십 등으로 서비스를 대폭 확장했다. 2016년 2월부터 시작된 ‘카카오페이 청구서’는 청구서 내에 있는 QR코드나 바코드로 각종 요금이나 세금을 내는 서비스로, 전기료와 통신비, 지방세, 재산세를 낼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2월엔 공공기관의 우편 통지서와 고지서를 카카오톡으로 확인하는 방안이 정부의 ‘ICT 규제 샌드박스’를 통과했고, 지난해 7월부터 전국 17개 광역지자체의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게 됐다.

카카오페이는 2018년 11월 ‘카카오페이 투자’를 선봬 투자의 진입 장벽도 대폭 낮췄다. 가입과 계좌 개설, 예치금 준비 등의 과정을 밟지 않아도 되고, 최소 1만원만으로도 투자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카카오페이 투자는 서비스 출시 후 4개월 만에 투자금 400억원을 모을 정도로 주목을 받았다. 오는 5일 금융위원회가 카카오페이의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최종 승인하면, 카카오식 금융 상품을 더 공격적으로 출시할 전망이다.

카카오페이는 지난해 10월 주요 보험사 자동차 보험료를 비교하는 서비스와 반려동물 보험도 선보였다. 반려동물 보험은 스마트폰을 통해 비대면으로 쉽게 가입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말에는 전세보증금 반환보증 상품도 출시했다. 이는 전세 계약 종료 시 임대인이 전세보증금을 돌려주지 않는 경우, 임대인을 대신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을 주는 상품으로, 이 또한 모바일 비대면 상품으로 선보인 건 카카오페이가 최초다.
 

카카오 로고[사진=아주경제DB]

◆ 생일인 친구에 실시간으로 커피 쿠폰... 결제액 9년 만에 100배

카카오톡은 생일이나 크리스마스와 같은 특별한 날에 선물을 주고받는 문화도 크게 바꿨다. 특히 생일의 경우, 카카오톡 친구 목록의 ‘생일인 친구’ 탭에서 당일이 생일인 친구뿐만 아니라 앞으로 생일이 다가오는 친구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고, ‘카카오톡 선물하기’로 실시간으로 연결해 쉽게 선물을 보낼 수 있다. 카카오페이의 간편 인증, 결제 편의성이 더해지면서 지난해 카카오톡 선물하기의 결제액이 3조원을 넘어섰다. 2011년 카카오톡 선물하기 결제액이 3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카카오는 향후 유명 글로벌 브랜드로 선물하기 상품을 늘릴 계획이다. 또한 카카오는 최근 출시한 공동구매 서비스 ‘톡딜’로 새로운 소비문화도 이끈다는 방침이다.

카카오톡의 다음 10년은 서비스 확장을 통해 플랫폼 영향력을 강화하는데 맞춰졌다. 단순 메신저를 넘어 사람과 사람뿐만 아니라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연결하고, 카카오톡 앱 내에서 일상에 필요한 모든 일을 할 수 있는 생활플랫폼이 되는 것이 최종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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