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쉬운 뉴스 Q&A] 원종건 사태로 본 정치권의 인재영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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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입력 2020-01-30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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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이 영입인재 2호인 원종건씨의 미투 논란을 놓고 홍역을 앓고 있습니다. 원씨는 MBC 프로그램 '느낌표'에 '눈을 떠요' 소년으로 출연했던 인물로, 20대 남성을 대표하는 차원에서 영입이 됐습니다. 그러나 전 여자친구에 대한 성적 학대 및 가스라이팅(정서적 학대) 의혹이 드러나며 영입인재 자격을 반납했습니다. 인재영입위원장을 맡고 있는 이해찬 대표는 29일 "사실과 관계없이 인재영입위원장으로서 국민과 당원께 심려를 끼쳐드린 점을 송구하게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민주당은 당 젠더폭력신고센터를 통해 사실 관계를 확인 후 조치를 취할 예정입니다.

정치권에서 총선을 앞두고 인재영입을 하는 것은 늘 있어왔던 일입니다. 검증이 부실해서 이와 같이 '사고'가 나는 것도 흔한 일입니다. 일각에서는 '쇼'라는 비판이 제기되기도 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권에서 인재영입이라는 행사를 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Q. 정치권에서 인재영입을 하는 이유는 뭔가요?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것은 '외연 확장'입니다. 보다 많은 표를 얻어야 하는 정당으로서는 자신들의 지지자 뿐만 아니라 지지하지 않는 사람들을 끌어들일 유인이 필요합니다. 정당은 여러 가지 정책이나 발언 등으로 지지자를 확장하려고 시도하지만, 그렇게 쉽지는 않습니다.

인재영입은 외연을 확장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입니다. 특수한 상징성을 갖고 있는 인사가 정당에 입당할 경우, 그 상징을 정당이 함께 품을 수 있는 효과가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변호사' 박주민 의원의 입당이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던 것처럼요.

특히 정치권에선 '인지도'가 매우 중요한데, 유명 인사를 영입할 경우 화제를 끌면서 정당 또한 이목을 끌 수 있습니다. 민주당이 인재영입 발표를 할 때면 어김없이 그 사람의 이름이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위치하게 됩니다. 덜 유명한 사람이라고 해도 여론의 주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름'을 알리는데 드는 수고를 많이 덜 수 있습니다.

Q. '사고'가 나는 이유는 뭔가요? 어떤 사례들이 있었나요?

아무래도 정치권에 오래 몸담지 않았던 사람들을 데려오는 것이고, 여론의 주목을 받게 되다보니 '사고'가 나는 경우도 빈번합니다. 가장 흔한 이유는 정당이 '국민의 눈높이'를 맞추지 못하는 것입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영입하려고 했던 박찬주 전 육군대장이 이런 사례입니다. 황 대표는 영입 1호로 '공관병 갑질' 의혹으로 지탄을 받았던 박 전 대장을 영입하려고 했지만 여론의 질타를 받았습니다. 박 전 대장은 법원에서 무죄를 선고받았지만, 국민의 눈높이와는 동떨어진 인사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상황이었습니다. 법적 판단과 정치적 판단을 동일시 한 셈입니다.

또다른 이유는 검증 부실입니다. 민주당의 원종건씨 논란을 들 수 있습니다. 민주당은 '사적인 부분'까지 검증할 수는 없었다고 하지만, 주변인들의 평판 조회를 통해서 어느 정도 걸러낼 수 있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실제로 원씨가 입당했던 12월 29일, 그의 입당이 알려지자 기자들 사이에선 '미투' 의혹이 있다는 속칭 '지라시'가 돌기도 했습니다. 민주당이 세심하게 검증을 했다면 논란을 피할 수 있지 않았겠느냐는 추측이 나옵니다.

Q. 그렇게 영입된 인재들은 국회에서 일을 잘 하나요?

이 경우는 말 그대로 케바케(케이스 바이 케이스)입니다. 정치권의 '간택'을 받고 들어와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것만 즐기는 이가 있는가 하면, 의정활동을 성실하게 수행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대체적으로 본다면 어떤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고 국회에 들어온 경우, 자신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습니다.

Q. 당 내부에서 불만이 나오지는 않나요?

물론 당 내부에선 불만이 나옵니다. 공개적으로 표출되진 않지만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는 경우가 상당합니다. 당에다가 매달 당비를 납부하며 기여를 해 온 입장에서 외부에서 온 인사가 좋은 자리를 꿰차는 것을 긍정적으로만 바라보긴 힘들 것입니다. 특히 정치를 하기 어려운 청년들의 경우, 생업을 포기하면서까지 정당 활동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외부에서 '청년'을 대표한다고 '꽂아' 버리는 경우에 좌절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한 청년 정치인은 "인재영입이 필요하다는 걸 알지만 저렇게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오는 걸 보면 좌절할 때가 많다"고 전했습니다.

Q. 건설적으로 인재영입을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물론 있습니다. '이미지'만 보고 '쇼'를 하는 게 아니라 해당 인재의 사상과 철학을 검증한 뒤 정치에 정말 뜻을 두고 있는 사람들을 영입하는 겁니다. 여기 한 정치권 인사의 일침입니다. "제 자리에 있어야 할것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 공동체도 안정된다. 자기 자리에서 더 빛날 이들을 굳이 정치에 끌어들이면 정치도 오염되고 사회와 정치 Amenity는 더욱 저하된다. 비단 정치권의 잘못을 탓하기에 우리의 정치와 민주주의 토양은 너무 척박하다. 정치를 모르긴 국민들도 마찬가지다. 학교를 비롯해 누가 정치를 가르친 적이 없다."
 

미투 논란이 제기된 더불어민주당 2번째 영입인재인 원종건씨가 2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영입인재 자격을 자진 반납하겠다고 밝힌 뒤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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