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후폭풍]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중" vs "민초들의 분노와 관심의 발현"(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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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혜경 기자
입력 2019-12-31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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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조계부터 학자·작가·시민단체 등 검찰개혁 기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이 국회를 통과한 뒤 각계 인사들이 공수처 설치에 환영 입장을 밝혔다.

31일 법조계에 따르면 임은정 울산지검 부장검사는 전날 공수처 설치법이 국회 본회의에서 가결된 뒤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덕분입니다”라며 감사를 전했다. 또 그는 “공수처의 도움으로 검찰의 곪은 부위 도려내고, 건강한 검찰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라고 했다.

앞서 임 부장검사는 “검찰은 자정능력이 없다”며 ”수사의 성역과 같았던 검찰을 수사할 견제기관을 제발 만들어달라”고 호소했었다.

진혜원 대구지검 서부지청 부부장검사도 공수처 법안 통과에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법이 드디어 통과됐다”며 “전국민이 국회 회의 생중계를 김연아님 올림픽 경기 생중계처럼 가슴 졸이면서 지켜보도록 만들어준 한 해였다”고 소회를 밝혔다.

진 부부장검사는 공수처 설치를 함께 응원한 이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했다. 특히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희생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안녕과 검찰의 권력 남용 없는 세상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치신 조국 장관님과 정 교수님의 희생에 한없이 죄송하고, 또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지금 이 순간까지 힘든 일 모두 겪으면서도 묵묵히 반드시 해야만 할 일을 해 오신 임은정 부장검사님께도 진심으로 감사드리는 마음이다”며 “외곽에서 그 때 그 때 맛깔나는 찰진 용어로 응원해 주신 이연주 변호사님께도 깊이 감사린다”고 했다.

이어 “이 법안 초안 기안해 주시고, 너무 가볍다고 일침도 해 주신 조응천 의원님께도 감사드린다. 그리고 김어준 딴지총수님과, 유시민 장관님께도 감사드린다”고 덧붙였다.

박병규 서울서부지검 부장검사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수처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박 부장검사는 “독점된 수사, 기소권한을 분산시켜 국민의 사법 참여 기회를 확대시키고 국민의 권익을 보장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임은정 부장님의 크나큰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했다.

또 일부 권력자들에 대한 쓴소리도 덧붙였다. 그는 “서초동 대검찰청에는 검사를 중심으로 세상이 돌아간다고 믿는 ‘검동설주의자’들이 포진해 있다”며 “이들은 검찰 권력을 하나라도 놓치면 세상이 무너진다고 정말 믿는다”고 했다.

공수처 설치에 대한 대검찰청의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 의견을 내놓았다. 박 부장검사는 “‘공수처가 입맛에 맞는 사건을 이첩받아 가서 자체 수사를 개시해 과잉수사를 하거나 가로채 가서 뭉개기 부실수사를 할 수 있다’는 문장의 ‘공수처’ 자리에 ‘검찰’을 넣어 읽으면 더 말이 된다”며 “과잉수사, 뭉개기 부실수사, 하청 수사는 검찰의 관행이었다”고 했다.

류영재 춘천지방법원 판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공수처 위헌 주장에 대한 반박의견을 내놓기도 했다.

류 판사는 공수처의 소속이 불명확하다는 지적에 대해 "대통령 직속기구로 보든 독립기구로 보든 이미 우리나라에는 선례격이 되는 기구들이 설치돼 있다"고 설명하며 국가인권회를 예로 들었다.

공수처를 행정부 산하 조직으로 만들라는 의견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류 판사는 "행정부는 그야말로 대통령이 인사권 전권을 행사한다"며 "대통령을 수사하는 공수처가 행정부 소속이 돼야 합헌이 된다고 주장하는 것이 옳으냐"고 따져 물었다.

이어 그는 "앞으로도 대통령 직속기구 내지 독립기구가 신설될 수도 있으므로 헌재가 이참에 우리 헌법상 공조직의 체계에 대해 짚어도 좋겠다"고 제언했다.

나경원 의원의 각종 비리 의혹을 고발한 안진걸 민생경제연소장도 "경축"이라며 페이스북에 글을 게재했다. 그는 공수처법 통과는 "우리 민초들의 분노와 관심의 발현"이라며 "끝까지 대응하겠다"고 했다.

민생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시민단체는 지난 9월부터 최근까지 총 7차례에 걸쳐 나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제출했다. 이들은 나경원 의원 자녀 입시비리·홍신학원 사학비리·2013년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 관련 채용비리 의혹 등을 제기했다.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도 공수처 법안 통과에 대한 소회를 밝혔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헌정사상 처음, 검찰 권력을 합법적으로 견제할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됐다”며 “우리 국민이 검찰과 언론에 속지 않고 촛불을 든 결과”라고 했다. 다만 “촛불혁명은 아직 진행중”이라며 지금 끝내기엔,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당부했다.

이외수 작가도 트위터를 통해 “공수처법 통과. 이제 썩은니들을 뽑아서 지붕 위로 던져 버리는 순서만 남았다”며 감상을 전했다. 이 작가는 “벌써부터 제 발 저리는 도둑놈들 많을 것”이라며 “이제 니들의 시대는 끝났다”고 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도 공수처 법안 통과에 대해 “되돌릴 수 없는 검찰개혁 제도화의 진척”이라고 평가했다. 조 전 장관은 전날 공수처법안이 국회에서 가결된 후 자신의 페이스북에서 “1954년 형사소송법 제정 이후 철옹성처럼 유지된 검찰의 기소독점에 중대한 변화가 생긴 것”이라며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검찰개혁의 상징인 공수처란 집을 지어주신 국회의 결단에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

한편 공수처 설치법안은 지난 30일 밤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지난 4월 29일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지 8개월 만이다. 공수처는 법률 공포·시행준비 등의 절차를 거쳐 이르면 약 6개월 후인 내년 7월께 출범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진 = 유대길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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