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다음은 이재용, 정몽구 다음은 정의선인데, KT는 왜 회장을 뽑습니까?

송창범 기자입력 : 2019-12-17 15:31
내년 3월부터 KT를 이끌게 될 차기 회장 선임이 핫이슈 입니다. 회장 후보로 37명이 도전장을 내밀었고, 1차 심사를 통해 현재 9명으로 후보자가 좁혀졌습니다. 결선에 오른 9명은 이제 마지막 한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게 됩니다. 누가 KT 회장에 오를지는 알 수는 없는 상황입니다.

KT는 재계서열 12위의 대기업입니다. 대기업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중 하나가 '경영세습'입니다. 대기업에서 새로운 회장을 뽑는다고 하니 사람들의 의문이 커질 수밖에 없겠죠.

모두가 알다시피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 현대자동차는 정의선 부회장, LG는 구광모 회장이 각각 아버지의 뒤를 이어 대기업을 이끌고 있습니다. 바로 3~4세 오너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이곳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기업들은 아들이나 가족 등에게 경영을 세습시키고 있습니다. 

그런데 왜 KT는 세습이 아닌 선출을 하는 것일까요? 한마디로 ‘국민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주인이 다른 대기업처럼 개인 오너가 아닌, ‘우리’라는 얘기입니다. 따라서 KT를 이끌 재목은 국민을 대표하는 자리로, 회사와 업계, 시장에 대해 잘 아는 인사여야 한다는 조건이 붙습니다.

그러면 KT는 왜 국민기업이라 불리게 된 걸까요? KT의 전신은 체신부에서부터 시작됐습니다. 정부기관에서 공기업을 거쳐 민영화가 된 기업이기 때문입니다.

체신부가 ‘한국전기통신공사’로 나눠지면서 KT의 탄생을 예고하게 됐고, 이어 정보통신부 시절엔 ‘한국통신’으로 공기업명이 변경됐습니다, 시간이 다시 흘러 정보통신부가 지식경제부와 방송통신위원회로 갈라지던 시절 마침내 지금의 KT가 만들어졌습니다. 2002년 공기업이던 KT가 민영화된 순간입니다.

그렇게 17년이 흘러 KT는 계열사 42개에 전체 직원수만 6만명을 거느린 ‘통신공룡’ 기업이 됐습니다.

KT의 덩치는 켜졌지만, 정부의 통제권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는 구조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KT의 최대주주는 국민연금으로 지분율은 13% 정도이며, 그 외에는 외국계 투자기관과 일반 소액주주로 구성돼 특정한 주인이 없습니다. 그렇다보니 정부의 입김에서 여전히 자유롭지 못해 보입니다.

실제 민영화 이후 역대 CEO들을 보면 그러한 사정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02년 이후 KT CEO는 이용경 사장(2002년 8월~2005년 8월), 남중수 사장(2005년 8월~2008년 11월), 이석채 회장(2009년 1월~2013년 11월), 황창규 회장(2014년 1월~)으로 바통을 이어왔습니다.  앞에 두 명은 KT 출신이었고, 뒤의 두 명은 외부인사였습니다. 

그러나 그동안 내외부 인사를 떠나 정권 교체시에 KT CEO들은 모두 불명예 퇴진했습니다.

이용경 사장은 사장후보 공모과정에서 연임을 자진철회 했습니다. 남중수 사장은 뇌물수수 혐의로 검찰수사 이후 사퇴했습니다. 이석채 회장은 횡령‧배임 혐의로 검찰수사 이후 역시 사퇴했습니다. 황창규 회장은 유일하게 정권 교체이후에도 연임에 성공했지만, 현재 고액자문료 로비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를 받아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이지요. 황 회장을 제외하고는 모두 정권 교체이후 몇 개월 내 사퇴했습니다.

KT는 민영화 이후 4명의 CEO들이 거쳐 가면서 기업을 경영해 왔습니다. 내년 3월엔 정기주주총회에서 다섯 번째 CEO가 선출될 예정입니다. 후보자 명단도 선임 과정에서 처음 공개했습니다. KT에게 특정한 주인은 없지만, 개인투자 비중이 국내기관을 포함해 30%가 넘는 ‘국민기업’입니다. KT 회장이 누가 선임될지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것은 어떨까요?

 
 

KT 광화문 빌딩.[사진= 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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