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식펀드서 돈 빼는 투자자들..."장기 강세장에 긍정 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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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9-12-09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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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주식펀드서 1355억 달러 유출...1992년 집계 이래 최대 규모

  • "상승 사이클 꺾이기 전에 펀드 유입 활발...아직 정점 안 왔다는 신호"

올해 미국 주식펀드에서 수십년 만에 가장 많은 뭉칫돈이 빠져나간 것으로 나타났다. 뉴욕증시 간판 S&P500지수가 올해 약 25%나 상승한 것에 비춰보면 의아한 결과다.

올해 시장 랠리에 대한 투자자들의 믿음이 부족하다는 방증으로 풀이된다. 한편으로는 투자자들의 추격 매수 잠재력이 남아있다는 의미로서, 미국 증시의 10년 강세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주요 지수의 추가 상승 여력이 크다는 신호로도 읽을 수도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가 레피니티브리퍼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올해 들어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와 주가지수펀드(ETF)에서 유출된 자금은 1355억 달러(약 161조1772억원)에 이른다. 1992년 집계를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다.

구체적으로는 미국 주식 뮤추얼펀드에서 2208억 달러가 빠져나갔다. ETF로는 853억 달러 자금이 유입됐지만 그 규모는 8년만에 가장 적었다.

비교하자면 올해 채권펀드로 유입된 돈은 2772억5000만 달러에 이른다. 머니마켓펀드(MMF)로는 4828억2000만 달러가 흘러들어갔다.

이는 시장의 불안요소인 미·중 무역전쟁이 합의에 이르는 신호가 확실해질 경우 상당한 돈이 다시 증시로 유입될 수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아직까지 투자자들은 장기화하는 미·중 무역전쟁과 경제둔화에 대한 우려를 털어내지 못하는 분위기다. 전미투자자협회(AAII)의 주간 투자심리 조사에선 시장을 낙관적으로 보는 응답률은 8주 평균 36%이 그쳤다. 7월에 기록한 27%에 비해서는 호전됐지만 여전히 과반은 못 미친다. 지난해 감세 기대감 속에 주식펀드로 자금 유입이 활발했을 때에는 낙관적 응답이 50%를 넘었었다.

스캇 렌 웰스파고 선임 전략가는 "시장에 강한 믿음이 없다"고 진단했다. 그러나 그는 "보통은 상승 사이클의 정점을 찍기 전에 시장의 추격 매수와 펀드 자금 유입이 활발해진다"면서 미국 증시 랠리가 끝나지 않았을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개인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에도 뉴욕증시는 승승장구하고 있다. S&P500지수는 약 25% 뛰면서 2013년 이후 최고의 한해를 기록할 태세다. 주식펀드에서는 자금이 빠져나갔지만 최근 수년 동안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이 활발해지고 있는 게 시장을 밀어올리는 배경으로 분석된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해 미국 기업들의 자사주 순매입액은 48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주식펀드 자금 유출액의 3.5배가 넘는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이 같은 추세로 자사주 매입을 계속하긴 어렵다고 말한다. 시장 랠리가 이어지려면 개인 투자자, 연금펀드, 외국인의 추가 수요가 뒷받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골드만삭스는 올해 기업들의 자사주 매입 규모가 지난해보다 20% 줄어들고 내년에도 2% 가량 감소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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