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날개없는 추락'에 경기부양책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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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12-0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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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4차 경기부양책 발표…약 6080억원 규모

  • 홍콩 3분기 GDP -2.9%...10월 소매판매도 폭락

  • IMF, 홍콩 내년 성장률 1.5→1% 하향조정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에 반대하는 사람들이 들고일어나 시작된 홍콩 시위가 6개월 이상 계속되면서 홍콩 경제가 바닥을 모르고 추락하고 있다. 이에 홍콩 정부가 4차 경기 부양책을 발표했다. 

◆시위 장기화로 홍콩 경제 '몸살'...정부, 4차 경기부양책 발표

5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폴 찬 홍콩 재무장관은 전날 약 40억 홍콩달러(약 6080억8000만원) 상당의 4차 경기부양책을 발표했다. 

그동안 홍콩 정부는 지난 8월부터 10월까지 3차례에 걸쳐 상업용 차량 연료 보조금, 여행 가이드 현금 보조, 저소득층 대상 보조금, 중소기업 공과금 면제 등 총 210억 홍콩달러에 달하는 부양책을 발표했다.

부양책에 따르면 중소기업들은 상하수도 요금, 전기요금 같은 공공요금과 임대료에 대한 정부 보조금을 받을 수 있다. 상업용 부동산 소유주는 정부에 내야 하는 공과금을 월 5000홍콩 달러까지 감면받을 수 있다. 또 개인과 기업들은 소득세, 법인세 등 세금을 분할 방식으로 납부할 수 있다.

찬 장관은 "이번 부양책은 미·중 무역전쟁과 6개월 넘게 계속되고 있는 시위로 인해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홍콩 경제에서 중소기업의 현금흐름을 완화하고 투자자들의 신뢰를 높이기 위해 발표했다"고 밝혔다. 경기부양책 규모는 직접적으로는 33억 홍콩달러 수준이지만, 다른 지원책까지 포함하면 총 40억 홍콩달러 규모라고 부연했다.

SCMP는 그간 홍콩 정부가 발표한 경기부양책들이 국내총생산(GDP) 2% 증가 효과를 창출해 시위로 인한 GDP 2% 손실을 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홍콩 센트럴역 인근에서 경찰들이 시위대가 도로로 내려오지 못하도록 길을 통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날개 잃은 홍콩 경제, 3분기 GDP '마이너스 성장'

홍콩 경제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무역전쟁에 시위 사태까지 겹치면서 관광업과 소매업이 위축돼 지역경제 기반까지 흔들리고 있다. 

지난 10월 홍콩의 소매 판매는 전년 동기 대비 24.3% 감소한 301억 홍콩달러로, 사상 최대치 낙폭을 기록했다. 특히 보석, 시계 등 고가품 매출은 43% 급감했으며, 의류, 신발 등의 매출도 37%나 줄었다. 홍콩 정부 대변인은 "반정부 시위가 소비심리를 위축시켜 관광사업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쳤다"고 밝혔다.

10월 홍콩 방문 관광객 수도 331만 명에 그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3.7% 급감했다. 이는 사스(SARS, 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가 발생한 2003년 5월 이후 최대 수준의 관광객 감소율이다.

올해 3분기 홍콩 국내총생산(GDP)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 감소했으며, 전 분기에 비해서도 3.2% 줄어들었다. 지난해 상반기 4.1%에 달했던 홍콩의 성장률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한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히 낮아져 3분기 2.8%, 4분기 1.2%를 기록하더니 올해 1분기에는 0.6%, 2분기엔 0.5%를 기록했다.

폴 찬 재무장관은 홍콩 의회인 입법회에서 "올해 GDP는 작년 동기 대비 1.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미·중 무역전쟁과 시위 사태가 홍콩 경제에 이중의 타격을 주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시위 사태가 초래한 손실이 홍콩 GDP의 2%에 해당한다면서 2004회계연도 이후 15년 만에 재정적자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국제통화기금(IMF)이 2020년 홍콩 성장률을 기존 1.5%에서 1%로 하향조정하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경기침체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홍콩정부가 재정지출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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