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관계 개선 물꼬 트는 경제인들..."재계가 먼저 손잡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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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원 기자
입력 2019-11-17 2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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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과 일본의 경제인들이 한일관계 회복을 위해 먼저 손을 잡았다. 정치·외교에만 의존하며 손 놓고 있다가는 글로벌 경제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위기감에 재계가 직접 만남에 나선 것이다.

17일 재계에 따르면 최근 전국경제인연합회와 일본경제단체연합회,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 등 양국 경제단체가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회의를 열고 협력을 논의했다. 지난 9월 한일경제협회와 일한경제협회가 서울에서 이틀간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한데 이어 전국경제인연합회도 일본경제단체연합회와 지난 14~15일 일본 도쿄에서 '한일재계회의'를 개최했다.  

양국 경제단체들은 '민간 외교관' 역할에 앞장서기로 했다. 원활한 경제활동을 통해 양국관계 협력에 이바지하자는 것이다. 정치와 외교·군사 관계는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재계는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말자며 굳건한 협력을 다짐했다.

회의에는 전경련에서 허창수 회장, 권태신 부회장과 함께 김윤 삼양홀딩스 회장, 박영주 이건산업 회장, 류진 풍산 회장, 이동훈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장용호 SK머티리얼즈 사장 등 13명이 참석했다.  

지난 8월 일본이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 국가에서 제외하겠다고 밝힌 뒤 양국 관계는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관계 악화는 '일본 보이콧' 운동이 본격화 되며 양국 경제계에 타격을 입혔다. 또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공식 종료를 앞두고 있어 관계 개선은 여전히 안갯속이다. 

이 같은 악재속에서도 전경련과 경단련은 '신성장산업 육성 추진', '무역분야 협력', '도쿄 올림픽 기간 한일 인적교류' 등을 다짐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한일재계회의를 통해 "한일 양국은 1965년 국교정상화 이후 많은 갈등이 있었지만 항상 미래지향적으로 문제를 해결해 온 만큼 당면한 무역갈등도 조기에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지소미아에 대해서도 양국 경제인들은 의견을 같이했다. 허 회장은 회의를 마친 뒤 개최된 기자회견을 통해 "한국과 일본 양쪽에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을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의견 표시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다만 강제 징용 문제는 가급적 언급을 안했다. 정치적인 사안이기 때문에 재계가 왈가왈부할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일 재계인의 만남은 지난 9월부터 본격화되고 있다. 한일경제협회는 일한경제협회와 지난 9월 24~25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일경제인회의'를 개최했다. 양국관계 악화 이후 처음 진행된 경제회의로, 양국 취재진 100여명이 몰리며 큰 관심을 받았다. 

대표적인 '일본통'인 손경식 한국경영자총협회 회장도 당시 회의에 초대받아 기조연설을 했다. 손 회장은 "한일 간 갈등 심화는 상호 손실을 가져다 줄 뿐"이라며 "오히려 역내 제3국에게만 이익을 주는 역설적 상황으로 이어지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한일 갈등은 신뢰관계를 훼손하고 국제 공급망에 예측불가능성을 초래하는 것"이라며 "국제분업의 선순환 구조를 왜곡시킬 가능성이 크다"고 꼬집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현재의 한일관계 악화는 양국경제계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게 없는 상황"이라며 "정치, 외교관계 개선만을 기다리기에는 당장 국면한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어 기업인들이 나선 것. 회의를 통해 한일관계 개선 가능성을 포함한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지난 14~15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한일재계회의 [사진 = 전국경제인연합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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