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금리 오르자 대출금리 상승… 서민 이자부담 '불똥'

윤동·서호원 기자입력 : 2019-10-31 05:00
기준금리 추가인하 전까진 상승 가능성 2금융권도 인상땐 취약차주들 부실위험 가계빚 60% 변동금리… 경제 뇌관 우려
기준금리 인하에도 채권금리가 상승하는 기현상이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은행의 대출금리가 올라가 차주의 이자 부담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또 채권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는 2금융권도 조만간 대출금리를 올릴 수 있어 취약차주들의 부실 위험도 커지는 실정이다. 

정부의 내년도 확장재정으로 인해 대규모 국채 발행이 이어지면, 채권 금리는 더욱 상승할 수 있어 서민들의 부실 확률이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사실상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상실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채권금리 인상 '불똥' 언제까지?

시중은행의 대출금리 상승은 그 기준이 되는 채권금리, 특히 은행채 금리 상승과 맞닿아 있다. 대출의 원금 역할을 하는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는 탓에 대출금리도 연달아 상승한다는 의미다.

이는 기준금리 인하보다 지난 8월 미·중 무역분쟁과 한·일 관계 경색 등으로 역대 최저 수준까지 떨어졌던 채권금리가 정상화되려는 압력이 더 강한 탓이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하되면 대다수 채권금리도 연동 하향조정되는 경우가 많지만, 정상화 과정에서 발생한 상승 압력에 더 크게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제 8월 말 기준 국고채 3년물 금리는 1.168%, 10년물 금리는 1.172%를 기록하는 등 최저 수준이었으나 이후 상승하는 추세다.

문제는 채권금리가 당분간 크게 하락하지 않을 것으로 보여 은행의 대출금리가 떨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 오히려 기준금리 추가 인하 논의가 수면 위로 부상하기 전까지 채권금리가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채권시장 전체적인 움직임에 연동해서가 아니라 은행채 자체의 문제로 금리가 더 오를 수 있는 것도 문제다. 내년 1월부터 적용될 신예대율 규제를 앞두고 은행의 커버드본드(이중상환청구권부채권) 발행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즉, 은행이 예대율 규제에 적응하기 위해 대규모 자금을 모집한 탓에 은행채 매력이 약화돼 금리가 인상될 수 있다는 것이다.

◆2금융권도 대출금리 인상 압력 받아··· 취약차주 연쇄도산 우려도

은행 대출금리 인상이 지속된다면 가계대출에도 직접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변동금리 대출자가 많은 국내 경제의 뇌관으로 작용할 수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최근 가계부채 가운데 60% 이상을 변동금리형으로 추정했다. 지난 6월 말 기준 가계부채가 1556조원인 것을 감안하면 800조원 이상이 금리 변동에 노출돼 있는 셈이다. 이들 변동금리 대출자의 원리금 상환 부담이 점차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출금리 인상이 은행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닌 것도 우려스럽다. 카드·캐피털사 등 2금융권도 은행과 유사한 금리 인상 압박을 받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카드사의 대출금의 원금 역할을 하는 카드채 금리도 인상되고 있다. 신한카드 3년물 카드채 금리는 지난 8월 1.5%에서 이달 1.66%로 두 달 만에 16bp 올랐다. 같은 기간 롯데카드 3년물 카드채도 1.41%에서 1.71%로 30bp 인상됐다. 여타 주요 카드·캐피털사의 채권금리도 인상 추세다.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진다면 카드·캐피털사도 대출금리를 올릴 수밖에 없다. 지금 당장은 과거 발행한 저금리 채권을 주춧돌 삼아 버틸 수 있지만 채권금리가 계속 오른다면 수익성 악화를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2금융권마저 대출금리를 올린다면 서민 경제에 직접적 타격이 발생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2금융권은 은행권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한계차주가 많아 문제가 심각해질 수 있다. 이들 취약차주에 대한 부담이 늘어나면 연쇄도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금융권 관계자는 "기준금리가 인하됐지만 대출금리만 오르게 된 탓에 서민의 어려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며 "사실상 금리 인하 효과가 나타나지 않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말했다.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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