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장수 총리' 이낙연, '너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를 강조했다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원승일 기자
입력 2019-10-28 16:09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대선 "계획 없다"→"당·청 조율" 변화...연말 당 복귀 관측도

28일로 '최장수 총리'가 된 이낙연 국무총리에게서 대권 주자의 냄새가 났다. 이 총리는 이날 "저의 거취는 저 혼자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당·청과) 조화롭게 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여당과 조율해 거취를 결정하겠다는 말인데 당이 부르면 언제든 달려갈 준비가 돼 있다는 의미로 들렸다. 이전 총선, 대선 행보를 묻는 말에 "계획 없다"며 선을 그어왔던 것과는 사뭇 달랐다.

향후 내각 운영 방향에 대해 그는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3가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더 멀리 바라보겠다는 말에 방점이 찍혔다.

그동안 개각설이 거론돼 왔던 만큼 이날 출근길에 정부서울청사에서 만난 그에게 거취를 묻는 말이 쏟아졌다.

현재 이 총리는 여권의 차기 대선주자 1위로 내년 총선 역할론이 대두되는 가운데 이르면 연말, 늦어도 연초 당에 복귀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4일 일본 천황 즉위식 참석 후 귀국길에 당 복귀 여부와 시점에 대한 기자단 질문에도 "나도 모르겠다"며 부인하지 않았다. 이 총리의 일본 방문 후 한일 관계가 개선될 조짐을 보이면 그의 정치적 행보가 더 빨라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총리는 이날로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가 됐다. 최장수 총리가 된 소감을 묻는 말에 그는 "그런 기록이 붙었다는 것은 저에게 분에 넘치는 영광"이라고 답했다.

2017년 5월 31일 임기를 시작한 이 총리는 이날로 881일을 맞는다. 이전 최장수 총리였던 김황식 전 총리의 재임 기록(2010년 10월 1일∼2013년 2월 26일, 880일)을 경신했다.
 

1987년 대통령 직선제 도입 이후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이낙연 국무총리가 28일 오전 정부서울청사로 출근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최장수 총리란 타이틀을 갖게 된 데는 이 총리의 신중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스타일 때문이라는 평가도 있다.

지난 7월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그는 김상조 청와대 정책실장을 상대로 "정책실장으로서 너무 많은 말을 하고 있구나 이렇게 판단했다"라고 말했다.

김 실장이 일본의 수출 규제 조치로 부품 리스트를 뜻하는 ‘롱 리스트’를 언급한 후 정부가 통상 보복을 예상했음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총리가 입조심하고 신중하게 대응하라고 경고 메시지를 준 것이다.

11월 문재인 정부가 반환점을 돌아 후반기로 들어서는 시점에서 그는 "지표상 나아지고 있는 것들이 있지만 그래도 삶이 어려운 분들은 여전히 어렵다"며 "그런 국민들의 고통에 대해선 늘 저의 고통처럼 마음이 아프다"고 토로했다.

문 정부 후반기 내각 운영 방향에 대해 그는 "'더 낮게, 더 가깝게, 더 멀리' 3가지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더 어려운 분들께 더 가까이 가야 한다는 것에 착목(착안)해서 정책을 추진해야 하고, 동시에 더 멀리 보고 준비하는 것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의 발언은 현안을 꼼꼼하게 챙기는 '디테일'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이 총리는 지난 4월 강원도 산불 현장을 찾았을 때 '깨알 메모' 수첩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 총리는 정부의 대응책, 지시사항을 깨알같이 수첩에 적었다. 화재 피해 주민들의 혈압약까지 손수 챙기며 "걱정하지 마시고 어른들께서 하셔야 할 일은 너무 마음 상하지 말고, 아프지 말라"고 위로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