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감 커진 '깜깜이' 사모펀드 알고 투자하시나요

서호원 기자입력 : 2019-10-21 18:15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제공]


사모펀드시장에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대규모 투자손실을 일으킨 파생결합펀드(DLF) 사태와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연기로 금융당국이 사모펀드 전수 조사에 착수했다.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들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채권 등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 사인 간의 계약에 근거해 거래가 이뤄지기 때문에 정부의 감독을 거의 받지 않는다. 우리나라에서 사모펀드는 경영참여형과 전문투자자형(헤지펀드)으로 나뉜다. 경영참여형 사모펀드는 기업 지분에 투자해 경영권 참여, 사업·지배 구조 개선으로 기업 가치를 높인 뒤 지분을 되팔아 차익을 남기는 펀드다.

◆금융당국 "사모펀드 운용사 내부통제 강화"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감원은 이르면 이번 주 사모펀드의 유동성 현황과 자산 구성 내역, 운영 구조, 판매 형태(개방형·폐쇄형), 레버리지(차입) 현황 등에 대한 실태조사에 착수한다. 금감원은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유동성 악화에서 비롯된 점을 고려해 사모펀드의 유동성 현황을 최우선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자산운용사는 평소 환매 요구에 대비해 자금을 확보해 두는 등 펀드 관리를 해야 하는데 이런 내부통제가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를 집중 점검에 나갈 방침이다.

금융위도 사모펀드 운용사와 관련해 내부통제 강화에 나선다. 은성수 금융위원장은 이날 국회 정무위원회의 종합국정감사에서 사모펀드 운용사의 진입 장벽을 지속해서 낮출 것이냐는 김정훈 자유한국당 의원 질의에 "진입 장벽을 낮추는 건 그렇고 강화도 단정적으로 말하긴 어렵지만 내부통제는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금감원의 사모펀드 전수조사 후 유동성 문제가 있거나 기준요건에 미달하는 운용사는 시장에서 퇴출할 것이냐는 질의에는 "조사 결과 자본잠식이나 기준 요건에 안 맞는 부분(운용사)은 법에 따라 정리할 필요가 있고 잘못된 관행은 지도하겠다"고 답했다.

윤석헌 금감원장도 "사모펀드 전수조사는 일단 할 것이고 지금 진행 중인 부분도 있다"며 "다만, 금융회사를 직접 퇴출하는 것은 여러 절차가 있으니 절차에 따라 금융위와 협의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말 현재 사모펀드는 1만1336개다. 국내 사모펀드 전문 운용사는 6월말 기준 186개다. 사모펀드수가 워낙 많은 만큼 모두 검사를 진행하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당국은 소수의 개인이 투자하고 자산운용사를 통해 운용하는 소형 사모펀드를 추려내 우선 조사에 착수할 것으로 알려졌다.

◆외형 성장과 고수익 좇다가 무리한 투자

최근 라임자산운용의 사모펀드 환매 중단은 운용사들이 고수익과 외형 성장에 쏠리면서 무리한 투자를 한 게 원인으로 꼽힌다. 라임자산운용은 최근 수년간 덩치를 키우며 한국형 헤지펀드 1위 운용사로 성장했다. 그러나 투자자들에게 고수익을 제시하고 무리하게 투자하다가 이번 환매 중단 사태를 맞았다.

지난 10일부터 환매 중단된 라임자산운용의 펀드는 '플루토 FI D-1호'와 '테티스 2호' 등 2개의 모펀드에서 파생된 자펀드들이다. 이 가운데 '테티스2호'는 대부분 코스닥 기업이 발행한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메자닌 자산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CB나 BW는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는 채권으로 주가가 일정 수준을 넘어 오르면 주식으로 전환해 초과 수익을 낼 수 있다. '테티스 2호'에 편입된 CB나 BW도 대개 1년 또는 1년 6개월 이후 전환가격 대비 주가가 상승하면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노릴 수 있었다.

문제는 코스닥 시장이 침체되면서 주가 하락으로 라임자산운용이 투자한 상당량의 CB와 BW가 주식 전환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됐고 채권 만기까지 기다려야 하는 처지에 몰렸다는 점이다. 더욱이 지난해 4월 코스닥벤처펀드 출범 후 메자닌 발행과 수요가 급증하면서 적잖은 CB가 '제로금리'로 발행되기도 했다. 채권 유통시장에서 팔기도 쉽지 않은 셈이다. '플루토 FI D-1호'도 운용사가 직접 발행사와 계약을 맺어 인수하는 사모채권을 주로 편입하고 있다. 대체로 공모채권보다 높은 이자를 적용하지만 역시 시장에서 팔기는 쉽지 않다.

지난달에는 독일과 영국 등의 해외 금리에 연계된 DLF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다. DLF는 금리와 환율, 통화, 금, 원유 등 다양한 기초자산의 가치에 연동되는 파생결합증권(DLS)을 담은 펀드다. 상품 만기일에 기초자산의 가격이 일정 수준 이상이면 수익을 내지만 원금손실기준을 밑돌면 손실이 눈덩이처럼 커지면서 원금을 잃게 되는 구조를 가진 고위험 상품이다.

최근 문제가 된 DLF는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와 영국·미국 이자율스와프(CMS) 금리의 만기 수익률을 기초자산으로 삼은 상품이다. 금감원의 DLF 관련 합동검사 중간 결과에 따르면 이들 상품의 예상 손실률은 52.3%에 달한다. 지난달 25일 기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을 통해 가입된 해당 DLF의 잔존금액은 6723억원이었다.
아주경제와 컴패션의 따뜻한 동행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네티즌 의견 0
    0 / 300

    실시간 급상승

    9.9초 더보기
    2019글로벌 여성리더십 포럼

    아주 글로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