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톡홀름서 만난 北김명길·美비건, 비핵화 접점 찾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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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경은 기자
입력 2019-10-05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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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일 스웨덴 스톡홀름서 비핵화 '담판'...'새로운 방법' 찾을지 주목

  • 美 포괄적 합의·北 단계적 합의 사이 접점 도출할 '유연성' 관건


지난 2월 '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 만에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다시 만난 북한과 미국이 비핵화 접점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미국이 주장하는 포괄적 합의와 북한이 요구하는 단계적 합의 간 공백을 메울 유연성이 관건이라는 주장이 제기된다.

김명길 북한 외무성 순회대사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5일(현지시간) 오전부터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콘퍼런스 시설인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에서 비핵화 실무협상을 진행한다.

앞서 비핵화를 이루는 방식을 두고 견해 차이를 드러낸 북·미 양국이 치열한 기싸움 끝에 다시 마주앉은 가운데 이 같은 공백을 좁힐 '새로운 방법'을 가져왔는지 여부에 따라 이번 협상의 성패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베트남 하노이에서 열린 정상회담 당시 북한은 영변 핵시설 폐기와 주요 제재 해제를 맞교환하는 방식으로 출발해 비핵화를 점진적으로 추진하겠다는 '단계적 합의·단계적 이행'을 주장했다. 이에 미국은 비핵화의 최종상태를 정의하고 로드맵을 구축하는 '포괄적 합의'를 피력했고, 결국 양국 회담은 결렬됐다.

미국은 현재까지도 비핵화의 의미를 명확히 하고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윤제 주미대사는 4일 미국 워싱턴D.C. 주미대사관에서 개최된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하노이 노딜' 이후 7개월간 미국 측 입장이 좀 더 진전된 것으로 볼 수 있느냐는 질의에 대해 "미국 측에서는 기본적인 입장은 지난 하노이 정상회담 이후에 큰 변화가 없다"고 답한 바 있다.

 

스웨덴 스톡홀름 외곽 리딩외에 있는 콘퍼런스 시설 '빌라 엘비크 스트란드' (Villa Elfvik Strand) 내부에 소형 성조기, 인공기, 스웨덴 국기가 놓여있다. 한 스웨덴 매체는 북미가 4일(현지시간) 예비접촉에 이어 5일 실무협상을 이곳에서 한다고 보도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 또한 기존 입장에서 큰 변화는 없는 것으로 보인다. 김명길 대사는 지난달 20일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경질된 것과 관련, 담화를 발표하고 "조미(북미) 쌍방이 서로에 대한 신뢰를 쌓으며 실현 가능한 것부터 하나씩 단계적으로 풀어나가는 것이 최상의 선택"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따라 이번 협상의 결과는 양측이 기존 입장에서 얼마만큼 '유연성'을 발휘할 수 있을지에 달린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김명길 대사가 스톡홀름으로 향하기 전 베이징 공항에서 취재진들과 만나 미국 측에서 새로운 신호가 있었다"고 밝힌만큼 미 측이 협상 사전 조율 과정에서 이전보다 유연한 접근 태도를 시사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조윤제 주미대사 또한 국감에서 "(미국이) 훨씬 유연한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실제로 북한이 비핵화 최종단계 설정, 로드맵 합의 등 요구를 수용할 경우 북한이 요구하는 여러 상응 조치를 유연하게 용인할 수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가운데, 미국 언론은 이번 협상에서 타결 가능한 합의 수준에 대해 북한의 핵물질 생산을 전면적으로 중단하게 하는 '핵동결'과 일부 제재의 '유예'를 교환하는 구도 정도로 언급하고 있다.

다만 비핵화 정의 및 목표와 같은 최종적 그림에 대한 양국의 합의없이 제재 유예를 할 경우 현재 탄핵 정국으로 수세에 몰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국내 정치적 입지가 더욱 좁아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따라 양국 대표가 이번 실무협상에서 비핵화 최종단계와 영변 외 핵시설 등과 같은 민감한 문제까지 합의를 이룰 수 있을지 이목이 쏠린다.

이번 실무 협상에서 양국 입장 차이가 있을 경우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 간의 최종 담판으로 미루려고 할 가능성이 크고, 미국은 재차 '노딜 정상회담'이 반복되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협상을 지속할 것을 요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결국 우선 5일 하루 동안 진행하기로 한 협상이 길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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