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시위대에 폭행당한 中 기자, 2000만원 상금 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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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예지 기자
입력 2019-09-23 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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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홍콩 시위대 "우리를 폭도로 몰고간 장본인 '영웅화'...매우 아쉬워"

범죄인 인도법안(일명 송환법) 반대 운동에서 촉발된 홍콩 시위가 16주째 이어지는 가운데 시위대에 붙잡혀 폭행을 당한 중국 관영 환구시보(環球時報) 기자가 최근 포상금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22일 환구시보에 따르면 이날 열린 자사 언론시상식에서 홍콩 사태를 보도한 푸궈하오가 10만 위안(약 1678만원)에 달하는 상금을 받았다. 

환구시보 측은 "푸궈하오는 홍콩국제공항 시위 현장에서 신변의 위협을 느끼는 상황에서도 중국인 기개를 보여주며 기자정신을 발휘했다"며 이 상을 수여한다고 밝혔다. 
 

푸궈하오 환구시보 기자(가운데)와 후시진 환구시보 총편집장(우).[사진=환구시보 웨이보 캡처]

푸궈하오는 지난달 시위대가 홍콩 국제공항을 점거한 이틀째인 13일 밤 공항에서 시위대 일부에게 잠시 억류됐다가 풀려났다. 당시 시위대의 공항 점거 시위를 취재 중이었던 그는 두 손이 묶인 채 구타를 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웨이보 등에 확산된 동영상을 보면 푸궈하오는 시위대가 자신을 붙잡아 손을 머리 뒤로 올려 묶고 있는 상황에서 “나는 홍콩 경찰을 지지한다. 나를 때려라”라고 외쳤다. 이후 공항 바닥에 쓰러져 있는 그는 중국 신분증을 쥐고 있었고 병원으로 옮겨지는 그의 머리에 시위대에게 맞은 듯한 상처가 보이기도 했다. 환구시보는 “푸궈하오는 구타를 당할 위급한 상황에서도 중화인민공화국 신분증을 손에 꽉 쥐고 있었다”고 강조했다.

당시 환구시보는 푸궈하오가 폭행당하는 영상과 사진을 홈페이지 메인에 걸며 '맞다. 그 사람은 우리 기자이자 영웅'이라는 등의 제목을 달아 그의 행동을 치켜세우는 기사를 인터넷에 잇따라 게재했다.

푸궈하오가 표창상과 상금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중국 본토와 홍콩에서 엇갈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중국 본토 누리꾼들은 "포상금 금액이 적다. 그는 우리의 영웅이다. 더 크게 보답해야 한다"고 푸궈하오를 지지하는 반면, 반중 성향을 가진 홍콩인들은 "홍콩 민주화를 외면하며, 시위대를 폭도로 몰고간 '장본인'이 영웅화되며 상금을 받으니 기분이 나쁘다" 등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푸궈하오가 환구시보 소속이 아닌 국가안전부 공작원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고 미국의소리(VOA)방송이 최근 보도했다. VOA는 후시진 환구시보 편집장 등을 취재한 결과 푸궈하오가 취재 목적으로 홍콩에 들어갔다고 주장함에도 취재비자가 아니라 관광비자로 입국했으며 기자증도 휴대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푸궈하오의 신분증에 적힌 주소가 베이징시 하이뎬구 완서우루 국가안전부 직원 숙소 소재지라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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