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日, 20일 도쿄서 외교 국장급 협의...외교장관 회담 막판 조율

양 국장 상견례 성격 만남…징용판결·수출규제·지소미아 의견 교환도

日 "문제 해결을 위한 소통 중요성엔 같은 인식"…대화 이어가기로

한일 양국이 20일 일본 도쿄(東京)에서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를 열고 강제징용 문제 등 양국 현안에 대해 논의했다.

김정한 한국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은 이날 오전 도쿄 외무성에서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만나 약 1시간 반가량 대화를 나눴다. 이후 도쿄 모처에서 함께 오찬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다키자키 국장이 최근 부임해 이날 국장급 협의는 상견례 성격으로 진행됐다.

외교부는 협의가 끝난 후 "김 국장이 강제징용 문제와 관련해 우리 입장을 설명하고 일본 정부가 부당한 보복성 수출규제 조치를 조속히 철회할 것을 재차 요구했다"며 "수출 당국 간 대화를 통해 문제를 조속히 해결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김 국장은 일본 내 혐한 분위기와 관련해 한국인 보호와 피해 발생 방지를 위해 일본 정부가 각별한 관심을 가져줄 것을 요청했다"고 전했다.

 

김정한 외교부 아시아태평양국장이 다키자키 시게키(瀧崎成樹)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과 한일 외교 당국 국장급 협의를 마치고 20일 오전 일본 외무성을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교도통신에 따르면 이에 대해 다키자키 국장은 최근 한국이 일본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전략물자 수출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한 조치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

다키자키 국장은 또 징용 판결에 관해서는 한국이 국제법 위반 상태를 해소하라고 요구하고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종료 결정에 관한 입장도 표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한 양국 국장은 협의에서 다음주 미국 뉴욕에서 예정된 유엔 총회를 계기로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무상의 회담을 추진하고 있으며 회담에서 다룰 의제 등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전날(20일) 한일 정부가 강 장관과 모테기 외무상의 회담을 26일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율 중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외교부에 따르면 김 국장과 다키자키 국장은 두 나라 간 문제해결을 위한 외교 당국 간 소통이 중요하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계속 대화를 이어나갈 계획이다.

김 국장은 협의를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많은 이야기를 나눴다"고 밝혔다.

한편 외무성 간부는 NHK에 이날 협의와 관련, "진전이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앞으로도 얘기를 나눌 수 있는 관계라는 것을 이해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