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 상한제 발표 한 달인데…멈출 기미 안 보이는 강북 집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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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충범 기자
입력 2019-09-13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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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한강 이북 14개구 주간 아파트값 10주 연속 상승…상한제 발표 이후로도 오름폭 커져

  • 가격 저평가, 상한제 풍선효과 등 다양한 요인 맞물리며 전방위 상승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정부의 고강도 규제책인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개선방안'이 발표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서울 강북 집값 상승세는 좀처럼 멈추지 않아 눈길을 끈다.

분양가 상한제 방안이 서울 강남권을 겨냥한 '핀셋 규제'다 보니, 서울 대기 수요가 강남권 대신 강북권을 대체재로 삼고 적극적인 거래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규제의 역설'마저도 일각에서 거론된다.

13일 한국감정원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서울 한강 이북 14개구 주간 아파트 매매가격은 올해 상반기 내내 하락세를 면치 못했지만, 지난 7월 1일 상승 반전한 이후 이달 2일까지 10주 연속 오름세를 기록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강북 아파트값 상승세가 분양가 상한제 방안 발표가 있던 지난달 12일 이후로도 견고하게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이달 2일 기준 14개구 모두 아파트값이 올랐을 만큼, 지역적으로 강세도 고르다.

실제로 방안 발표 이후 14개구 아파트값 변동률은 △8월 12일 0.03% △19일 0.03% △26일 0.03% △9월 2일 0.04%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강남 4구(강남·강동·서초·송파)는 △8월 12일 0.03% △19일 0.02% △26일 0.02% △9월 2일 0.02%로 상승폭이 점진적으로 둔화되고 있다.

문제는 기존 아파트 시장뿐만 아니라 청약 시장 열풍도 예사롭지 않다는 점이다. 이달 5일 서대문구에서 1순위 청약 일정에 들어간 대우건설의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182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무려 7922명이 몰리며 평균 43.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하철 3호선 무악재역 역세권에 입지하면서도 평균 분양가가 3.3㎡당 평균 2500만원 선으로 합리적으로 책정된 점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또 앞서 지난 4일 대림산업과 롯데건설 시공의 은평구 '녹번역 e편한세상 캐슬 2차'는 70가구 모집에 5280건 청약통장이 접수되며 평균 75.4대 1의 청약 경쟁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강북 아파트 강세가 이미 예견됐다고 입을 모은다. 강북권의 경우 강남권에 비해 가격이 저렴하면서도 국지적으로 다양한 개발호재를 갖췄기 때문이다.

특히 정부가 강남권 재건축을 겨냥해 발표한 분양가 상한제 방안이 오히려 강북 시장의 집값을 밀어올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병기 리얼투데이 연구원은 "서울로 입성을 원하는 수요층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데 정부가 서울 강남권 규제에 나서니, 강북이 상대적으로 반사이익을 입을 수밖에 없다"며 "특히 강북권은 아직 강남에 비하면 진입장벽이 낮으며, 투자수요는 물론 실수요를 두루 만족시킬만한 다양한 주택 상품군이 존재하는 것도 강점"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정부의 분양가 상한제 방안은 향후 분양시장을 더욱 위축시킬 수 있는 우려가 있는 정책이다. 게다가 과거 시행에 따른 학습효과로 시장 참여자들이 보다 발 빠르게 움직이려는 경향이 강해졌다"며 "최근 강북 일대 청약 사업장이 기록적인 경쟁률을 보이는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고 본다. 향후 수년간 공급 가뭄까지 점쳐져 상한제 시행 이전 청약시장의 열기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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