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는 이방인...하지만 우리에게도 추석은 명절이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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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진, 손일연 기자
입력 2019-09-12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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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도 가족들끼리 모여... 음식 장만은 많이 안해

  • 중국인 몰리는 대림중앙시장, 타 재래시장과 달리 활기


‘민족 최대의 명절’인 추석은 중국인에게 빼놓을 수 없는 명절이다. 춘절이라 불리는 설날과 단오, 청명절과 함께 ‘4대 명절’로 꼽힌다.

100만명을 넘는 국내 체류 중국인들에게도 추석은 ‘최대 명절’이다. 가족과 떨어져 이역만리에 살고 있지만 추석이 다가오면서 그들의 마음에도 보름달이 차오르고 있었다.

추석 뿐만 아니라 명절을 맞을 맞으면 중국인들도 고향을 찾는다. 16억 인구 가운데 절반인 8억여명이 고향을 찾아가는데 8·9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민족 최대의 이동’이라는 수식어를 연신 써댔던 우리의 모습이 오버랩 될 정도로 익숙한 모습이다.

국내 체류 중국인들도 형편이 되는 사람들은 오랜만에 고향을 찾아 잠시 귀국을 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은 한국에서 명절맞이를 할 예정이고, 가족들이 한국으로 이주한 경우에는 친척들이 한곳에 모이기도 한다.

한국에 온 지 벌써 십여년을 훌쩍 넘긴 전모씨(여·67)은 지난 주부터 마음이 바빴다. 온 가족과 한국에 있는 일가 친척들이 추석을 맞아 한곳에 모일 예정이기 때문이다. 어린 손자들까지 생각하면 준비할 게 적지 않다.

한국의 차례상처럼 많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지만 가족들이 모이는 만큼 여러 가지 음식을 준비하는 것은 당연지사. 전씨는 늘어난 가족을 생각해 지난 해보다 조금 더 예산을 준비했다.

한국에 온 지 9년 된 이모씨(여·55)는 올 추석도 어김없이 외할머니 댁으로 갈 예정이다. 이씨 역시 가족과 친척들이 한국에 들어와 있다. 이씨 가족 역시 음식장만을 많이 하지는 않지만 이씨는 자신 있는 요리 한·두가지를 선보이기 위해 장을 봐둘 예정이라고 말했다.

명절준비를 하는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곳은 서울 대림동에 있는 대림중앙시장이다. 이곳이 다른 곳보다 값이 싸고 중국 식재료도 많기 때문이다. 대림중앙시장에는 중국 전통 찐빵집을 비롯해 전통적 추석 풍습 중 하나인 월병을 파는 가게도 곳곳에 눈에 띈다.

덕분에 대림중앙시장은 다른 재래시장에 비해 활기가 돌고 있다. 추석분위기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는 다른 재래시장과 달리는 추석 대목 맞이를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추가로 고용한 곳이 있을 정도다.

하지만 가족들이 모이는 것을 중요시 하는 중국의 명절 풍습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우리의 추석이 점점 변화하고 있듯, 중국 역시 점차 개인 중심, 핵가족 중심으로 변모하고 있다는 게 공통적인 인식이다.

중국인들이 명절준비를 위해 많이 모여드는 서울 대림동 대림중앙시장에서 만난 안모씨(35)는 “특별한 계획이 없다”라고 말했다.

“원래 우리 집 같은 경우 명절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다”는 것이 그의 대답이었다.

윤모씨(여·33)도 마찬가지. 윤 씨는 “추석날도 평소처럼 보내고 아마 친구끼리 모임이 있을 것 같다”면서 “요즘은 명절 분위기가 옛날처럼 그렇게 진하지 않아서 특별한 준비가 없다”고 했다. 그리고 안 씨와 윤 씨는 추석 계획이 없어서 추석 예산도 없다고 했다.

지난 6일 오후 대림중앙시장에 진열된 중국식 월병. 중국에서는 추석에 월병을 먹는 풍습이 있다. 시장 상인들은 추석을 앞두고 월병을 대량으로 구매, 대목준비를 했다. [사진=손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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