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칼럼] 무문관(無門關)과 기술혁신은 ‘일맥상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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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국 기자
입력 2019-08-18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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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홍래 이노비즈협회 회장

조홍래 이노비즈협회장 [사진=이노비즈협회]

불교의 수행방법 중 하나인 무문관(無門關)은 '문이 없는 관문'을 뜻하는데, 짧게는 3개월, 길게는 3년간 2평 남짓한 독방에서 홀로 기거하며 수행에 매진하는 것을 말한다. 외부에서 자물쇠로 잠그기 때문에 한번 들어가면 나올 수 없어 식사는 급식구를 통해 제공되며, 그나마도 하루 한 끼만 제공된다. 잠을 자지 않고 참선하는 용맹정진(勇猛精進), 눕지 않고 수행하는 장좌불와(長坐不臥)와 함께 힘든 수행법 중 하나로 여겨진다.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법문으로 잘 알려진 성철스님은 10여년간의 동구불출(洞口不出) 기간 동안 불교뿐 아니라 물리학, 정신분석학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해서 공부하였고, 이를 바탕으로 기존과는 다른 법문으로 불교계 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개인의 깨달음을 얻기 위해 시작된 수행의 결과는 사람들의 내적 평화와 안정을 가져다주는 긍정적인 외부효과를 불러왔다.

기술혁신의 과정도 이와 유사하다. 인류 역사는 기업가정신을 기반으로 한 끊임없는 기술혁신을 통해 질병·기근 등의 공포는 줄어드는 반면, 자아실현과 행복추구의 즐거움은 지속적으로 증가하였다. 기업 혹은 개인의 이윤창출을 목적으로 시작된 기술혁신 결과물들이 결국 우리 사회 전체의 후생을 증가시키는 외부효과를 일으키는 것이다.

우리나라가 6·25전쟁 이후 최빈국에서 세계 6위 수출국가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도 기업가정신을 갖춘 리더들과 국민들의 혁신의지가 함께한 덕분이다. 최근 일본의 수출 규제에 정부가 자신감 있게 대응할 수 있는 것은 우리나라 글로벌 대기업의 성장이 큰 몫을 했고, 이들의 성장은 묵묵히 노력하고 있는 수많은 우수 기술혁신 중소기업들의 뒷받침으로 인해 가능했다. 그 수많은 기술혁신 중소기업들이 무문관에 들어서는 수행자의 절실함, 혹독함과 같은 심정으로 기술혁신에 매진했기에 우리나라가 지금과 같은 위치에 있을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기술혁신형 중소기업, 이노비즈기업의 여러 성과에서 잘 나타난다. 국내 중소제조업의 4.2%에 불과한 1만8000여개 이노비즈기업의 수출비중은 51.8%로 중소기업 전체 수출의 약 40%를 차지하며, R&D 투자는 3.2%로 중소제조업에 비해 약 2.5배 높아 기업당 평균 산업재산권도 11.4건에 달한다.

이노비즈기업은 일본 수출규제 대응을 위한 부품소재 국산화에도 앞장서고 있다. 부품소재 대책과 관련한 부처 간담회에 참여하는 중소기업의 절반 이상이 이노비즈기업이며, 최근 대통령께서 부품소재 국산화 우수사례로 방문한 SBB테크 또한 이노비즈기업이다.

협회는 이러한 이노비즈기업을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기술혁신을 촉진하여 국가경제 성장과 발전을 위해 다양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스마트팩토리 플랫폼을 구축하여 중소기업의 4차 산업혁명 대응을 선도하고 있고, 만성적인 기술무역 적자 해소를 위해 글로벌 기술수출·교류 활성화를 지원하고 있다.

아울러 협회는 이노비즈 제도의 글로벌화에도 노력하고 있다. 이노비즈기업의 우수한 성과로 인해 해외에서도 이노비즈 제도에 대한 관심이 높다. 2009년 말레이시아에 이노비즈 제도를 전수하여 ‘InnoCERT’가 운영되고 있고, 올해를 시작으로 향후 3년간 페루에도 제도 전수에 나서고 있다. 하반기부터는 인도네시아에도 제도 전수에 나설 계획이다.

이달 26일부터는 높은 기업가정신을 바탕으로 우수한 기술혁신 성과를 통해 우리사회 발전에 이바지한 우수 기술기업들의 행사인 이노테크쇼(ITS 2019)가 시작된다. ‘혁신을 선도하는 글로벌 기술 박람회’라는 비전으로 스마트팩토리, 4차 산업혁명 등 다양한 주제의 기술과 기업들이 소개되고, 투자 유치 프로그램 등도 진행된다. 무문관 정진을 통해 큰 깨달음을 얻고 우리 사회의 행복과 발전을 위해 도전하는 우수 기술혁신형 중소기업에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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