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속에서 비 맞지 않는 ‘마법’...상상 그 이상의 경이로움 ‘레인 룸’

부산=전성민 기자입력 : 2019-08-15 16:56
'랜덤 인터내셔널: 아웃 오브 컨트롤' 전 2020년 1월27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 작품 바깥에서 보면 관객들이 비를 흠뻑 맞고 있는 것 같다. 반대편의 환한 조명이 특별한 분위기를 만들어낸다.  사진(부산)=전성민 기자]

“쏴와~~~~~~~~~~”

거대한 태풍이 몰고 온 것만 같은 거센 빗소리가 온몸을 감쌌다. 5m 높이의 천장에서는 쉬지 않고 비가 쏟아졌다. 빗속을 걸어도 비를 맞지 않는다는 ‘레인 룸(Rain Room)’의 첫 인상은 너무도 강렬했다. ‘레인 룸’ 바로 앞에까지 왔지만 눈앞의 광경이 도무지 믿기지 않았다. 성급히 들어갔다가 휴대 전화에 물이 들어가 고장 날 것만 같았다. 휴대 전화를 주머니에 넣고 용기를 내 ‘레인 룸’으로 들어갔다. 그 순간 경이로운 마법이 펼쳐졌다.

부산현대미술관은 오는 1월27일까지 부산현대미술관 1층 전시실1에서 '랜덤 인터내셔널(Random International): 아웃 오브 컨트롤(Out of control)' 전을 연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레인 룸’과 ‘스웜 스터디(Swarm study)’ 시리즈의 영상 작품을 선보인다.

지난 14일 개막한 ‘랜덤 인터내셔널’의 ‘레인 룸’은 평생 잊지 못할 새로운 경험을 선사했다.

마법처럼 만화처럼 발을 내딛을 때마다 내 머리 위로 쏟아지던 비가 멈췄고, 내 주위에서는 계속 비가 내렸다. 빗속에서 비를 맞지 않는 생애 첫 번째 경험은 심장을 빠르게 뛰게 만들었다. 손을 쭉 뻗자 거짓말처럼 조금 전까지 내리던 비가 사라졌다. 어린 아이처럼 신나 한참동안 ‘레인 룸’ 이곳저곳을 왔다갔다했다. 왜 ‘레인 룸’이 전 세계적으로 사랑 받는지 알 것 같았다.

2012년 런던 바비칸 센터에서 첫 번째로 전시된 ‘레인 룸’은 이후 뉴욕 현대 미술관(2013년), 상하이 유즈 박물관(2015년, 2018~2019년), 미국 로스엔젤레스 LACMA, 호주 무빙 이미지 센터의 자카로페(Jakalope) 아트 컬렉션(2019년)에서 관객들을 만났다. 한국 전시는 이번이 처음이다. 놓칠 수 없는 기회다. 부산현대미술관 홈페이지에 들어가 사전에 티켓을 구매하면, 10분 동안 ‘레인 룸’ 속으로 들어갈 수 있다. ‘레인 룸’에 들어가는 인원수는 한 번에 12명으로 제한된다.

독일 출신 한네스 코흐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는 2005년 ‘랜덤 인터내셔널’을 결성했다. 2008년 첫 설치 작품 ‘Audience’를 시작으로 관람객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는 독창적인 작품들로 주목 받았다.

‘랜덤 인터내셔널’의 ‘레인 룸’은 매우 정교한 작품이다. 5m 높이의 벽면 양쪽에는 3D 트랙킹(tracking) 카메라가 4대씩 설치됐다. 컴퓨터는 카메라로부터 얻은 관람객들의 움직임을 토대로 1582개의 천장 노즐을 실시간으로 조절한다. 이를 위해 ‘레인 룸’ 작품 뒤 쪽에는 대형 물 탱크와 컴퓨터, 파이프 등이 있다.

[ '레인 룸'의 천장 노즐. 사진(부산)=전성민 기자]


14일 전시 개막을 위해 부산현대미술관을 찾은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는 “ ‘레인 룸’을 만드는 데 4년이 걸렸다. 이렇게 구현하기 어려울 줄 미리 알았더라면 안 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잠시 후 그는 “이렇게 어려울 줄 알았더라도 이 프로젝트는 했을 것이다. 이런 경험을 하면 참으로 흥미로울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속마음을 전했다.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레인 룸’은 ‘랜덤 인터내셔널’의 철학을 잘 보여주는 작품이다. ‘랜덤 인터내셔널’은 점차 기계화 되어가는 세계에서 인간의 상태를 탐구하는 것에 관심이 많다.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는 “인위적으로 바뀐 환경이 우리를 어떻게 바꿔 나가느냐에 대해 생각했다”며 “하나의 예로 에어컨을 들 수 있다. 사람이 환경에 점점 의존하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플로리안 오트크라스는 “관람객들이 어떤 메시지를 얻었으면 한다는 바람은 없다. 관람객이 선입견 없이 ‘레인 룸’에 들어가 다양한 느낌을 경험하길 바란다”고 힘주어 말했다.

실제로 ‘레인 룸’에서의 색다른 경험은 새로운 생각들로 이어졌다. 처음에는 비를 맞지 않는 것이 너무 신기하고 좋았다. 하지만 정반대로 ‘내가 비를 너무 맞고 싶은 데, 비가 나를 요리조리 피한다면 어떨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갑자기 섬뜩해졌다.

[ '레인 룸'에서는 뛰면 안 된다. 비를 흠뻑 맞을 수 있다. 사진(부산)=전성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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