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먹거리 눈앞에 두고도…규제에 발목 잡힌 삼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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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7-24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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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바이오, 헬스케어 시장이 활짝 열렸다. 다국적 기업들은 인도를 비롯한 개발도상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삼성전자도 10년 전부터 5대 신수종 사업으로 바이오와 헬스케어를 지정하고, 시장 개척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하지만 유독 국내에서만큼은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헬스케어 사업이 각종 규제로 제자리걸음을 하는 동안 바이오사업도 '분식회계' 의혹에 의해 올스톱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대표가 20일 새벽 구속영장이 기각된 뒤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현재 대대적인 투자가 이뤄져야할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여전히 어수선한 분위기를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가 주식거래가 재개되면서 경영 불확실성이 제거됐다고 판단했지만, 임직원들이 잇따라 검찰에 소환되면서 다시 '시계 제로' 상태에 접어들었다.

삼성바이오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김태한 대표의 구속영장이 지난 20일 기각되면서 '최고경영자 공백'이라는 최악의 위기는 피했지만, 검찰 수사가 장기화되면서 신뢰도에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다. 판결이 내려지기 전에 검찰발 의혹이 잇따라 제기되면서 의약품 수주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경영 계획 또한 차질을 빚고 있다. 10조원을 들여 인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에 33만㎡ 규모의 5공장을 건설하겠다는 계획은 분식회계 의혹이 제기되면서 잠정 중단된 상황이다.

2017년부터 2년 연속 흑자를 기록했던 실적 또한 곤두박질쳤다. 삼성바이오는 올해 들어 2개 분기 연속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삼성바이오의 2분기 매출은 781억원, 영업손실은 154억원에 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은 37.7%, 영업이익은 무려 165.0% 감소한 수치다.

헬스케어 역시 규제로 인해 국내에서는 정상적인 사업이 어려운 상황이다. 대표적인 것이 '삼성 헬스' 서비스다. 지난 2017년 삼성전자가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8'에서 처음 선보인 '전문가 상담' 서비스는 현재 미국과 영국, 인도 등에서 호응을 얻고 있다. 24시간 실시간으로 의사와 화상을 통해 상담은 물론 처방까지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정작 국내에서는 원격의료 서비스를 금지하는 현행법으로 인해 아예 시작조차 하지 못한 상태다. '갤럭시S9'을 통해 이용할 수 있는 혈압 모니터링 기능 또한 한국에서는 사용이 불가능하다.

웨어러블 기기를 통한 심전도 측정 서비스도 삼성전자에는 '그림의 떡'이다. 삼성전자는 이미 '갤럭시 워치'에 탑재될 심전도 측정 센서의 개발을 마쳤다. 그러나 실제로 제품에 탑재하기까지는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현행 의료법에 따라 심전도 측정 기능을 제공하는 기기의 경우 전문 의료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상용화가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경쟁사인 애플은 지난해 출시한 '애플워치4'에서 같은 기능을 제공하며 앞서나가고 있는 상황이다.

재계 관계자는 "삼성의 주력 분야인 반도체가 중국 업체들의 추격과 일본의 수출규제로 적신호가 켜진 상황에서 차세대 먹거리 사업 또한 차질을 빚게 될 경우 한국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며 "시대착오적인 규제와 정치적인 이유로 혁신의 발목을 잡기보다는 삼성이 국내 경제에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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