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다 드라이버’들의 하소연-⓵] “우린 고래 싸움에 등 터진 새우”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장용진 기자
입력 2019-07-06 17:33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택시 기사들의 노골적인 위협.... 회사는 나몰라라

  • 이재웅 SNS '코멘트' 이후 더 심해져

☞ 편집자 주 : 
카세어링 업체 쏘카가 선 보인 ‘타다’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현행법 상 ‘타다’는 렌터카 서비스다. 11인승 이상의 승합차를 렌트할 때에는 운전기사를 제공할 수 있는데, 모바일로 차량을 렌트하면 자동으로 운전기사가 직접 고객을 태우러 갈 수 있도록 만든 서비스다. 외견상 렌터카 영업이지만 사실상 콜택시와 다를 바 없다는 점에서 택시업계와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타다가 불법이라며 단속을 요구하는 택시업계와 ‘캐캐묵은 규제로 혁신을 가로막고 있다’는 타다의 대립이 날로 거세지는 가운데 현장에서 갈등을 고스란히 떠안고 있는 드라이버들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 봤다.
 

[사진=타다 홈페이지]


‘타다’ 드라이버인 강모씨는 택시 옆을 지나칠 때마다 겁이 덜컥 난다. 아무 이유 없이 바짝 붙어 운전을 하는가 하면 갑자기 앞으로 끼어들어 급 브레이크를 밟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오늘만 해도 상암동에서 손님을 태우고 출발하려는 순간 갑자기 차 앞으로 가로지르며 정차를 하는 바람에 사고가 날 뻔 했다.

화가 난 손님이 차에서 내려 택시 기사에게 항의하려는 걸 말리느라 진땀을 뺐다는 강씨는 그런 일이 하루에도 몇 번씩 다반사로 일어난다고 고개를 저었다.

타다 드라이버 생활 1년차로 나름 고참 격인 정모씨는 그런 상황에 이미 이골이 났다. 분위기만 봐도 시비를 걸 택시인지 아닌지 알 정도다. 정씨는 손님이 기다리는 곳이 택시 승강장 부근이면 인근으로 이동해 줄 수 없는지 양해부터 구한다고 했다. 자칫 택시 승강장 부근에서 손님을 태우다 택시 기사들과 시비가 붙으면 난감한 상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시비를 벌일 수도 없다. 시비 끝에 경찰이 개입하게 되면 그 시간 동안 일을 못하게 될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회사에서 사정을 봐 주는 건 아니기 때문이다. 오히려 페널티를 받지 말라는 법도 없다는 것이 드라이버들의 하소연이다.

드라이버 오모씨는 앞을 가로막는 택시기사와 다툼을 벌이다 실제로 경찰서 신세를 지기도 했다. 당시 상대방 택시기사는 경찰서에서 “타다는 불법인데 왜 단속을 안하느냐”며 소리를 질러댔다. 시비를 건 것은 분명 택시기사 쪽이었는데 오히려 자신이 범법자 취급을 당했다며 오씨는 분을 삭이지 못했다.

하지만 ‘타다’ 드라이버들은 ‘타다’ 서비스가 택시업계와 갈등을 일으키고 있는 것에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었다. 택시 기사들이 거칠게 나오는 것이 이해가 된다는 것이 드라이버들의 반응이다.

“타다 때문에 분신자살하는 사람이 나올 줄 알았으면 애초에 입사도 안했을 거예요”라고 말하는 드라이버도 있었다.

“회사는 그냥 싸우지 말라고만 해요. 시비를 걸더라도 피하라는 거죠. 딱히 대책이 있는 것도 아니니 시비를 걸어 오더라도 피하는 게 상책인 것 같아요”

드라이버들은 ‘혁신’과 ‘신개념 서버스’를 내세운 ‘타다’는 뭔가 다를 줄 알았지만 직원들을 대하는 방식은 “기존 ‘구세대’ 업체들과 다를 바가 없더라”면서 회사 측에 적잖이 실망했다는 속내를 내비치기도 했다.

“결국 등 터지는 건 드라이버들이에요. 이재웅씨가 페이스북에 뭐라고 올리는 바람에 택시기사들이 더 거칠게 나오고 있지만, 우리만 고생하지 이재웅 회장이 곤란을 겪는 건 아니잖아요. 사고가 나도 드라이버들이 손해를 보는 거고...”

[사진=타다 홈페이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