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기업도 정부가 ‘100억 보증’ 서준다

현상철 기자입력 : 2019-04-23 14:36
중기부,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제도 신설
1994년 창업한 미국 아마존은 첫해 ‘적자’로 출발했다. 창업 3년 후 상장에 성공했으나 적자는 2002년까지 계속됐다. 단, 매출만은 매년 높은 성장세를 기록했다. 긴 적자의 터널을 지난 아마존은 현재 시가총액 세계 1위 기업이 됐다.

한국의 야놀자도 미국 아마존처럼 2007년 창업 이후 매출이 고속성장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885억원으로 전년보다 87.6%나 증가했다. 그러나 193억원 적자를 냈다. 동남아를 비롯한 대만‧일본 등 글로벌 진출을 위한 인력채용과 투자에 집중했기 때문이다. 야놀자는 이달 11일 유니콘기업이 됐다.

높은 성장 가능성은 있으나 적자 낙인이 찍혔다는 이유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는 예비 유니콘 기업에 정부가 최대 100억원의 특별보증을 서준다.

[사진=바이두]


중소벤처기업부와 기술보증기금은 23일 ‘예비유니콘 특별보증’ 제도를 신설한다고 밝혔다. 이는 장래 유니콘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기업들에 100억원까지 지원하는 제도다. 일반 보증한도 30억원을 크게 웃도는 규모다. 시장 선도자 지위 확보를 위해 선제적인 유통망 구축과 글로벌 진출 등에 필요한 투자자금을 과감하게 도와주겠다는 취지다. 올해 첫 시행인 만큼 1000억원을 목표로 15~20개 기업을 선발할 계획이다. 유니콘기업이란 기업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원) 이상인 비상장 스타트업을 말한다.

지원 규모가 크다 보니 중기부는 성장 가능성에 초점을 맞춰 까다로운 심사 과정을 거쳐 기업을 선발한다는 방침이다. △벤처투자기관에서 누적 50억원 이상 투자를 유지해 시장에서 사업모델이 검증된 기업(시장검증) △최근 3개년 매출성장률이 연평균 20% 이상인 기업(성장성) △기술사업 평가등급 BB등급 이상인 기업(혁신성) 등 3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한다.

특히, 이번 지원대상 기업을 선정할 때 적자 여부 등은 중요 고려사항에 포함하지 않기로 했다. 적자를 감수하고서라도 투자를 수행하는 ‘예비유니콘’ 기업의 특성을 반영한 조치다. 중기부 관계자는 “왜 적자를 내고 있는지 원인을 따질 것”이라며 “고성장을 위해 필요한 적자라면 인정하고 지원대상에 포함하겠다”고 설명했다.

예비유니콘 특별보증제도는 단순히 보증한도만 상향된 게 아니다. 지원대상에 선정된 기업은 고정보증료 1%에 보증비율 95%를 제공하고, 운전자금 보증한도는 30억원 이내에서 추정매출액의 50%를 기준으로 산정한다. 보통은 추정매출액의 25%가 기준이다. 글로벌 진출자금은 10억원까지 별도로 인정해준다. 산정된 보증한도가 100억원보다 적다면, 차년도에 성장세를 반영해 잔여한도 내에서 한도 증액을 추가로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올해 추정매출액이 60억원이고 글로벌 진출에 필요한 자금이 10억원이라면, 특별보증 운전자금한도 30억원(60억원의 50%)과 글로벌 진출자금 10억원 등 총 40억원의 보증지원금액을 인정받는다. 올해 매출성장세를 보고 내년에 추가한도를 부여할지 검토한다.

최종 지원대상은 기보의 서류‧기술평가와 대면 발표평가를 거쳐 선정된다. 단, 제도의 중요성을 감안해 기보 내 전담반을 구성하고, 고난이도 기술가치평가를 수행하는 전문조직 ‘중앙기술평가원’에서 기술평가를 도맡아 수행한다.

중기부 관계자는 “이번 제도가 예비유니콘에 적합한 스케일업 프로그램을 신설‧개발해 나가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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