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강정호, 보고 배워야 할 ‘추신수의 품격’

서민교 기자입력 : 2019-04-23 11:02

강정호(피츠버그 파이어리츠)와 추신수(텍사스 레인저스)가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시즌 개막 전후 엇갈린 행보다. 기대가 컸던 강정호는 주전 박탈의 위기에 몰렸고, 추신수는 연일 상종가를 치고 있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개막전 안타 모습.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2년간의 공백을 깨고 올해 빅리그로 돌아온 강정호는 예상을 깨고 시즌 개막부터 주전 라인업에 이름을 올렸다. 시범경기에서 보여준 거포의 능력을 인정받아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의 신뢰를 얻었다.

하지만 시즌 개막 이후 강정호는 기대 이하의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 22일(한국시간)까지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타율 0.143에 머물고 있다. 홈런 3개를 쳤으나 출루율은 0.213에 그쳤다. OPS(출루율+장타율)도 0.552에 불과하다. 또 삼진을 24개나 당하는 동안 볼넷은 5개밖에 골라내지 못했다. 사실상 규정 타석을 채운 타자 가운데 최하위권 성적표다.

강정호를 위협하는 건 백업으로 밀렸던 콜린 모란이다. 강정호와 주전 경쟁에서 다시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모란은 17경기에서 2개의 홈런을 포함해 타율 0.273을 기록 중이고, OPS도 0.900에 달한다. 또 볼넷 6개를 얻어내면서 삼진은 8개밖에 없다. 허들 감독의 시선이 모란으로 옮겨가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강정호는 23일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의 홈경기에서 제외됐고, 모란은 선발 출전해 멀티히트를 때렸다. 

강정호가 시즌 초반 확실한 눈도장을 찍지 못하면 전망은 어둡다. 안정된 수비력과 한 방을 터트릴 재능은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지는 강정호를 계속 주전 자리에 두긴 어렵다. 심지어 강정호는 1년 계약 신분이다.

강정호가 따라야 할 모델은 멀리 볼 것 없다. 한국인 빅리거 대선배인 추신수를 보고 배우면 된다.
 

[텍사스 레인저스 추신수. 사진=AP 연합뉴스 제공]


추신수는 올 시즌 최악의 개막전을 맞았다. 메이저리그 개막전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되는 수모를 당한 추신수는 시즌 초반 플래툰 선수로 시작했다. 빅리그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 추신수로서는 견디기 힘든 일이었다.

하지만 추신수는 시즌 개막 이후 크리스 우드워드 텍사스 감독에게 제대로 한 방을 먹이고 있다. 추신수는 시즌 타율 0.318을 기록하며 출루율 0.430, 장타율 0.561로 OPS 0.991의 특급 활약을 펼치고 있다.

특히 추신수는 안타 21개 중 2루타(9개), 3루타(2개), 홈런(1개) 등 절반 이상이 장타다. 또 볼넷도 11개나 얻어냈다. 또 톱타자로 나섰을 때 타율 0.478, 출루율 0.613을 기록했다. 우드워드 감독이 “추신수는 장타도 치고, 볼넷도 얻는 유일한 1번 타자”라며 “정말 놀랍고, 말도 안 된다”고 혀를 내두르며 찬사를 보낼 수밖에 없다.

허들 감독은 여전히 강정호에 대한 믿음을 지우지 않았다. 강정호는 더 늦기 전에 뭔가 보여줘야 한다. 시간이 많지 않다. 수모를 겪고도 우뚝 일어선 추신수의 품격을 떠올릴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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