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갑질논란 이어 이번엔 오너 외손녀 마약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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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우 기자
입력 2019-04-02 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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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하나씨, 경찰 고위인사와 인맥 자랑…봐주기 수사 '구설수'

  • 사측 "황씨 경영과 무관"…회사와 별개로 조사 진행될듯

[사진=남양유업 로고]



남양유업이 또 한번 깊은 시름에 잠겼다. 6년 전 ‘갑(甲)의 횡포’ 사건의 여파로 인한 실적 부진을 채 회복하지 못한 상황에서, 오너 일가의 말썽으로 입방아에 올랐기 때문이다.

2일 남양유업 주가는 전일 대비 1000원(0.16%) 오른 61만2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지난 1일 남양유업 창업주인 홍두영 명예회장의 외손녀로 알려진 황하나(31)씨의 마약 투약 혐의가 알려지면서 회사 주가는 이틀 연속 하락세를 탔다.

이날도 오전 내내 내림세를 유지했지만, 남양유업이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다’는 공식 입장 발표를 한 이후 가까스로 상승 마감했다.

남양유업은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무관하며, 황하나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오너 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회사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특히 남양유업은 “일부 언론에서 황하나씨를 고인이 된 창업주의 외손녀라는 이유로 남양유업과 연관 지어 보도하면서 회사 임직원, 대리점주, 낙농가 및 그 가족들까지 많은 이들이 피해를 입고 있다”며 “황씨 개인과 관련한 내용을 남양유업과 결부해 보도하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호소했다.

남양유업의 해명에도 ‘오너일가 봐주기 수사’에 대한 여론의 의심은 쉽사리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법조계 등에 따르면 경찰은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과거 수사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하기 위해 내사에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황씨가 평소 지인들에게 휴대폰 메신저를 통해 “외삼촌과 아빠는 경찰청장이랑 베프(베스트프렌드)”라며 경찰 고위인사와의 인맥을 자랑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의혹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다만 법조계 관계자는 “마약사건의 경우 오너 일가라 하더라도 마약 구입이나 유통에 회사 직위를 이용한 것이 아니라면, 개인의 일탈로 봐야 한다”며 “이번 황하나씨 사건도 재벌가 3세들의 마약투약 혐의가 중심인 만큼, 회사와는 별개로 조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앞서 남양유업은 2013년 5월 대리점 영업사원에 대한 폭언과 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갑의 횡포’ 논란의 중심이 됐다. 당시 대대적인 불매운동이 일어나면서 실적이 곤두박질쳤다.

2012년 매출액 1조3650억원, 영업이익 637억원에 610억원 규모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남양유업은 ‘갑의 횡포’ 사건이 일어난 2013년 적자 전환했다. 영업손실 174억원에 당기순손실 455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익이 모두 적자를 기록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있는 일이었다.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때도 흑자를 낸 회사였다. 이후 남양유업은 대리점주와 상생협약을 맺고, 사회공헌 활동에 힘쓰면서 2015년부터 가까스로 영업이익이 흑자로 돌아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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