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서해 5도에서 이는 평화의 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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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곤 기자
입력 2019-03-10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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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명생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부원장[사진 =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해양수산부는 지난달 20일 ‘서해 5도 어장 확장 및 조업시간 연장’을 발표했다. 그리고 서해 5도 어민을 비롯해 서해 평화를 기원하는 여러 단체와 시민들이 환영과 더 커진 기대감을 표명했다. 이에 따라 서해 5도 수역은 긴장의 바다에서 평화의 바다로 변모하고 있다. 즉, 지난해 4·27 판문점 선언과 9월 평양공동선언이 결실로 이어져 서해 5도 수역에서 평화의 물결이 일기 시작한 것이다.

이번 어장 확장 및 조업시간 연장으로 그간 긴장의 바다에서 조업하던 서해 5도 어민들의 숙원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어장 확장은 1992년 280㎢ 확장 후 10차례나 진행된 어장 확장 중 최대 규모다. 이로 인해 전체 어장면적이 1614㎢에서 1859㎢까지 245㎢가 늘어났는데, 이는 여의도 면적의 약 84배에 이르는 어장이 어민들에게 돌아가는 것을 의미한다.

1964년 이후 서해 5도 주변 어장 확장은 총 14차례 이뤄졌다. 앞서 1992년 이후 10여 차례 어장 확장이 이뤄졌지만 2005년 90㎢를 확장한 것을 제외하고는 모두 50㎢ 이하 소폭 확장에만 그쳐왔다. 현재 서해 5도 어장은 백령·대청·소청어장 368㎢, 연평어장 815㎢, A어장 61㎢, B어장 232㎢, C어장 138㎢ 등으로 이뤄져 있다.

해수부는 이 가운데 연평어장을 815㎢에서 905㎢로 90㎢(동측 46.58㎢·서측 43.73㎢) 확장한다. 또 B어장 동측 수역에 154.55㎢ 규모의 'D어장'을 신설한다.

물론 아직 평화 정착이 완전하다고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서 유사시를 대비한 해경의 작전반경, 어민의 안전 확보 거리, 상호 충돌 가능성이 낮은 곳을 고려해 확장 지역을 선정했지만 괄목할 만한 변화라고 볼 수 있다.

또한 이번 발표에는 야간 조업시간 연장도 포함됐는데, 비록 1시간 연장이지만 1964년 이후 금지되던 것을 55년 만에 허용하면서 오랫동안 유지되던 긴장이 크게 완화됨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크다.

그동안 해수부는 국방부 등 관련 부처와 적극적으로 협의하며 서해 5도 어민 권익 보호와 남북 평화 협력 마중물을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다. 육지처럼 다양한 산업이 발전하기 어려운 섬인 데다가 북한과 가장 가까워 일촉즉발 긴장 속에서 어업은 서해 5도민에게 가장 중요한 산업이자 생존의 수단이다.

특히 서해 5도 어장은 꽃게, 참홍어, 새우, 까나리 등을 연간 4000t가량 어획해 300억원 어획고를 올리고 있는 중요한 어장이기도 하다. 하지만 항상 남북 간 긴장이 이들 지역 어민의 자유로운 조업을 구속해왔다.

즉, 남북 간 긴장 혹은 평화는 서해 5도민 경제와 직결돼 있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이번 조치로 삶의 터전이 기존에 비해 약 15% 늘어나고 조업시간이 연장된 것은 이곳 어민들의 소득 증대와 서해 5도의 경제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어장 확대와 조업시간 연장이 부분적이지만 향후 남북 평화의 정착과 함께 제반 여건이 개선된다면, 해수부에서는 추가적 어장 확대와 연장이 진행될 것임을 밝혔다. 이와 같이 서해 5도에서 조업 상황은 남북 대결과 긴장의 바로미터에서 남북 평화와 협력의 바로미터로 변모되고 있다. 산에 눈이 녹고 진달래가 피면 곧 봄이 옴을 알 수 있다. 이처럼 바다에서는 어업인이 서해 5도 어느 수역에서든 마음 편히 조업하게 된다면 서해의 평화 정착을 한층 실감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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