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 테크] '쟁기'가 불러온 기술 혁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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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3-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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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기구 쟁기[사진=박종진 사진작가]


인류는 기원전 4000년 메소포타미아, 인도에서 쟁기를 처음 사용했다. 쟁기는 소나 말 등 가축의 힘을 이용해 땅을 갈아엎는 농기구인데, 흙을 잘게 부숴주고 공기를 공급해 비옥한 토지를 만들어 준다. 쟁기는 여러 문명으로 전파돼 지역 특성에 맞게 발전했으며, 식량 생산을 극적으로 증가시켰고 인류의 기대 수명을 늘렸다.

세계적인 IT기업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인 빌 게이츠는 '혁신 기술은 더 많은 것을 효율적으로 만들어 많은 사람이 이익을 얻는 것'이라 정의했다. 식량을 더 많이 수확하는 쟁기야말로 혁신 기술의 상징이라고 소개했다.

빌 게이츠가 뜬금없이 쟁기를 들고나온 건 아니다. 지난달 27일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가 발간한 'MIT 테크놀로지 리뷰'에 자신이 생각하는 10대 미래 혁신 기술을 발표했는데, 이 글에서 혁신 기술의 사례로 쟁기를 소개했다.

이 밖에도 빌 게이츠는 실험실에서 재배한 인공 고기, 자연스러운 로봇의 동작, 이산화탄소 포집 기술, 개인 맞춤형 항암백신, 새로운 방식의 핵발전 기술, 조산아 예측, 인공지능 비서 등을 미래를 바꿀 기술로 선정했다.

당초 MIT 측은 빌 게이츠에게 20개의 기술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지만, 그는 MIT 측의 부탁을 거절하면서 자신만의 기준으로 혁신 기술을 선정했다. 빌 게이츠가 선정한 기술에는 이미 익숙한 것들이 포함돼 인류의 미래를 획기적으로 바꿔줄 기술인지 고개를 갸우뚱하게 하는 기술도 있다. 그러나, 그가 선정한 기술들은 인류의 삶의 질을 윤택하게 만들었다는 공통점이 있었다. 
 

MIT 테크롤로지 리뷰 표지를 장식한 빌 게이츠 [사진=MIT 테크롤로지 리뷰]

빌 게이츠는 "(혁신 기술의 도움으로) 이메일을 읽는 30분을 다른 일을 하는 데 쓸 수 있다. 친구와 커피를 마시거나 자녀의 숙제를 도와주고 지역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데 쓰기를 바란다"며 "이것이 내가 생각하기에 가치 있는 미래를 만드는 일"이라고 말했다.

삼성전자는 접는 스마트폰인 '갤럭시 폴드'를 공개했고,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넥쏘'를 만들었다. 적어도 바둑판에선 AI가 인류를 앞질렀다는 게 기정사실이다. 이 모든 기술이 황소의 등에 걸린 쟁기에서 출발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쟁기가 경이롭게 보이기 시작할 것이다. 빌 게이츠가 혁신 기술의 선례로 쟁기를 언급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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