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러갔던 클럽이 범죄의 온상?…‘버닝썬’ 수사가 중요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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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은영 기자
입력 2019-02-26 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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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찰 유착·폭행·마약·성범죄 등 각종 의혹

경찰 로고. 기사 내용과 관계 없음. [사진=연합뉴스]


서울 강남의 클럽 ‘버닝썬’ 수사가 새로운 국면을 맞았습니다. 버닝썬과 관할 경찰서인 강남경찰서 사이에서 돈이 오간 사실이 드러나면서입니다. 버닝썬 사건 전담팀인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광수대)는 유착 관계를 밝히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로써 지난해 클럽 손님이었던 김모씨의 폭행 신고로 촉발된 버닝썬 사건은 경찰 유착이라는 비리로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하지만 버닝썬 내 마약 투약 혐의, 그리고 이를 이용한 성범죄까지.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은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 “버닝썬 대표 돈 받아 경찰에 전달했다”

경찰은 버닝썬이 미성년자 출입을 무마하기 위해 전직 경찰관을 통해 현직 경찰관에게 돈을 뿌렸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습니다.

경찰청 관계자는 지난 25일 출입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애초 (전직 경찰관이자 화장품업체 임원) ‘강모씨의 지시를 받아 버닝썬 이모 대표에게 돈을 받고 배포했다’는 (강씨의 부하직원) A씨 진술이 나와 (강씨를) 긴급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지난해 7월 버닝썬에 미성년자 손님이 출입해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는데, 버닝썬이 돈으로 이 문제를 해결했다는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강씨가 다리 역할을 했습니다. 앞서 한 언론은 강씨가 A씨를 통해 이 대표로부터 현금 2000만원을 받아 이 중 230만원을 경찰에 송금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찰은 강씨를 ‘변호사법’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으나 검찰에서 보완 수사를 지휘하면서 반려됐습니다. 이에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돈거래가 의심되는 버닝썬 측 관계자들과 전·현직 경찰관 등의 계좌 및 통신 기록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습니다. 또 25일 이 대표를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13시간이 넘도록 조사했습니다.

반면 강씨는 음모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그는 25일 광수대에 나타나 “제보자로 위장한 사람과 경찰, 현직 기자 더 나아가 조직 폭력배와 변호사가 서로 공모해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진행되는 이 무서운 사건에 대해 진실을 규명하고자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같은 유착 의혹에 대해 양동열 전 경사는 “지금도 이런 사건이 일어난 데 대해서 전직 경찰관으로서 상당히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양 전 경사는 전현직 경찰들의 모임 ‘무궁화클럽’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분입니다.

그는 25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강남서-유흥업소 유착 비리는 어떻게 보면 10년 주기설“이라면서 ”룸살롱은 그 지역의 유흥업소 중 영업 규모 면에서 제일 크기 때문에 ’10년‘은 그 지역 경찰관을 매수할 수 있는 시기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폭행사건에 이어 고객에게 마약을 판매했다는 의혹까지 불거져 경찰 수사를 받는 서울 강남 클럽 '버닝썬'이 영업을 중단했다. 사진은 18일 오전 서울 강남구 간판이 사라진 버닝썬 입구. 2019.2.18 [사진=연합뉴스]


◆ ‘물뽕’으로 여자 손님을 성범죄 이용했다는 의혹도

당초 버닝썬 사건은 김상교씨가 지난해 12월 온라인 커뮤니티에 글을 올리면서 알려지게 됐습니다.

그는 11월 클럽에서 한 직원이 어떤 여성을 강제로 끌고 가는 것을 목격하고 이를 말리려다가 보안요원에게 폭행을 당했습니다. 클럽에서 끌려난 김씨는 경찰에 신고했지만 출동한 경찰은 오히려 김씨를 2차로 폭행했다는 것입니다.

김씨는 억울함을 알리려 이런 내용을 인터넷에 올렸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김씨가 현장에서 다른 클럽 직원을 폭행하고 쓰레기통을 발로 차는 등 난동을 부려 부득이 현행범으로 체포했고, 경찰관이 김씨를 폭행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습니다. 결국 이 사건은 쌍방폭행으로 수사가 진행 중입니다.

이와 함께 버닝썬에서 마약이 유통됐다는 의혹도 있습니다. 특히 ‘물뽕(GHB)'을 성범죄에 이용했다는 정황이 있습니다. 클럽 직원이 여성에게 물뽕을 탄 음료를 마시게 한 뒤 남자 손님에게 데려간다는 것입니다.

광역수사대는 마약류 투약·소지 등의 혐의로 버닝썬 직원 조모씨를 구속해 검찰에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습니다. 또 일명 ‘애나’로 불리는 중국인 여성의 마약 투약·유통 의혹과 관련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분석결과가 나오는 대로 추가 소환 여부를 결정할 방침입니다.

정의당은 25일 논평을 통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 수사를 통해 공공연하게 벌어졌던 여성대상 범죄를 뿌리 뽑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늦었지만 우리 사회가 이번 사건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제대로 된 조사와 강력한 처벌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한편, 경찰은 김씨와 클럽 관계자 간 쌍방 폭행 사건 수사를 지난 24일부터 광수대로 옮겨 진행 중입니다. 유착 의혹을 받는 강남경찰서가 이 사건을 수사하는 건 적절하지 않다는 비판에 따른 조치입니다. 경찰은 “공정성과 신뢰성을 더욱 담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버닝썬을 둘러싼 의혹을 전 국민적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경찰은 철저한 수사로 구겨진 경찰의 체면을 회복하고, 마약과 성범죄 등 범죄를 근절할 수 있는 계기가 되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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