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뉴스' 완벽하게 쓰는 AI 등장…'조지 오웰' "글 쓰는 욕구에 정치적 목적 있어"

윤경진 기자입력 : 2019-02-23 00:00

[사진=아이클릭아트]

인공지능(AI)이 이미 인간을 뛰어넘은 글쓰기 능력을 보유했을지 모른다. 미국에서 새로 개발된 AI의 글쓰기 실력이 뛰어나 해당 AI를 비공개하기로 했다.

미국의 비영리 인공지능(AI) 연구기관 '오픈AI(open AI)'가 개발한 글 작성 인공지능 시스템 'GPT-2'는 판타지 소설, 뉴스, 산문, 숙제 등 다양한 글을 작성할 수 있다. GPT-2의 글쓰기 영역에는 가짜뉴스도 포함됐다. 'GPT-2'의 문제는 훌륭한 작문 실력이었다. 80만 개의 인터넷 페이지를 검색하고 15억개의 단어를 학습했다. 이 바탕으로 문장을 논리적 순서에 맞게 배치해 어떤 글도 막힘없이 써 내려갔다.

AI의 설득력 있는 글쓰기 실력에 연구진은 비공개를 결정했다. 특히 AI가 작성한 문장 중 '핵 물질을 실은 기차가 미국 신시내티에서 도난당했으며 기차가 어디에 있는지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는 가짜 기사가 연구진을 공포에 질리게 했다. AI의 작성한 글로 사회가 어떤 혼란을 겪을지 모르기 때문이다.

AI는 판타지 소설에서도 탁월한 능력을 발휘했다. 오픈AI 연구원은 'GPT-2'에게 '레골라스와 김리가 무기를 들고 함성을 지르며 오크 족을 향해 진격한다'는 제시어를 줬다. '반지의 제왕' 같은 판타지 소설을 염두에 둔 글이었다.

'GPT-2'는 '오크족의 대응은 귀를 먹먹하게 하는 맹공이었다. 엘론드조차도 물러설 수 밖에 없었다. 김리는 "안심해라, 난쟁이"라고 말했다. 김리는 오크족을 공격하는 선두에 있었다'며 글을 완성했다. 잭 클라크 오픈AI 정책 디렉터는 "AI가 반응을 보이는 방식이 아주 묘하다"고 감탄했다.

오픈AI는 비영리 AI 영구기업으로 테슬라 CEO인 일론 머스크와 마이크로소프트 등이 후원한다. 오픈AI에서 진행한 연구 프로젝트는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이번에 개발된 'GPT-2'는 기술 악용의 우려로 대중에게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단 제한적인 기능만 연구자들에게 공개할 계획이다.

AI의 글쓰기 실력에 인류가 놀란 사건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2016년 니혼게이자이신문의 단편소설 공모전에 AI가 써 내려간 단편소설이 당당히 1차 예심을 통과했다. 심사위원들은 AI가 작성한 소설인 줄 몰랐다. A4용지 2페이지 분량의 단편이었던 이 소설의 제목은 '컴퓨터가 소설을 쓰는 날'로 주인공은 AI 자신이다. 마쓰바라 진 하코다테 미래대학 교수가 지휘하는 'AI 소설 프로젝트'팀이 AI와 협력해 만들었다. 당시 니혼게이자신문은 이 소설을 "100점 만점에 60점 정도로 놀라운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세계적인 소설 '동물농장'과 '1984'의 작가 조지 오웰은 글을 쓰는 욕구에는 '정치적 목적'이 있다고 했다. 세상을 특정 방향으로 밀고 가려는 욕구가 글을 쓰게 만드는 힘이라는 것이다. 'GPT-2'가 완벽한 글을 쓸 수 있는 분량은 아직 한 페이지 남짓이다. 제시어를 받아야지만 쓸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AI가 정치적 목적을 가졌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도리어 AI 능력을 악용해 사익을 챙길 인간의 욕심을 두려워해 내린 조처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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