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소 '시총비중상한제' 만드나 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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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9-01-21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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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여의도에 위치한 한국거래소 사옥. [사진=한국거래소 제공]


한국거래소가 아직 내놓지도 않은 '시가총액비중상한제'를 두고 벌써 '만드나 마나', '있으나 마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거래소(KRX)는 오는 6월부터 주가지수에서 단일종목 비중을 최대 30%로 제한하는 시총비중상한제를 도입한다. 대상 주가지수는 코스피200과 코스피100, 코스피50, KRX300(코스피·코스닥 통합지수)이다.

'캡지수(Capped Index)'라고도 부르는 시총비중상한제가 노리는 목표는 물론 시장 안정화다. 삼성전자처럼 시총 비중이 큰 종목이 출렁이면 지수도 따라서 휘청거릴 수밖에 없다. 단일종목 비중이 커질수록 주가지수 추종에 따른 분산투자 효과도 떨어진다.

문제는 거래소에서 시총비중상한선을 지나치게 소극적으로 잡았다는 것이다. 선진국 상한선을 보면 우리나라보다 낮은 10~20%로 책정돼 있다. 미국 나스닥100과 인도 센섹스가 나란히 20%다. 홍콩 항셍과 프랑스 CAC40은 똑같이 15%로 설정돼 있고, 유로스톡스50과 독일 닥스는 모두 10%다.

거래소는 삼성전자 특수성을 이유로 든다. 단일종목이지만 주식시장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워낙 크다는 것이다. 삼성전자가 코스피200 시총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현재 약 25%다. 코스피100(27%), KRX300(23%)도 모두 30%를 밑돈다. 30%를 넘어서는 주가지수는 가장 쓰임새가 적은 코스피50(31.84%)뿐이다.

즉, 시총비중상한제를 발동할 일은 한동안 없을 거라는 얘기다. 과거에도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 비중이 30%를 넘어선 적은 없었다.

도리어 삼성전자 영향력을 줄인 새로운 주가지수를 추종하라고 권하는 이유다. 반도체 산업 전망이 어두워졌다는 점도 이런 의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코스피와 코스피200 수익률은 최근 1년 동안 각각 -15.65%와 -16.87%를 기록했다. 코스피100과 KRX300, 코스피50은 나란히 17%를 넘어서는 손실을 냈다.

이 가운데 가장 손실이 적었던 코스피는 삼성전자 비중도 18.60%로 다른 주가지수보다 낮다. 거래소는 삼성전자 비중을 줄인 '코스피200 초대형제외'와 '코스피 비중제한 8%' 지수를 내놓기도 했다. 코스피200 초대형 제외는 코스피200에서 삼성전자만 뺀 것이다.

거래소 관계자는 시총비중상한제에 대해 "30%라는 수치가 고정적인 것은 아니다"라며 "시장 변화에 맞추어 조정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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