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놓은 한일경협] 2020년 한류 경제가치 57조원… 경색된 韓·日관계에 한류 사그라지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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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득균 기자
입력 2018-11-20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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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화관광연구원이 작성한 '2016 한류 관광객 특성분석'에 따르면 한류열풍을 좇아 우리나라를 방문한 외국인 10명 중 7명은 일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합뉴스]

 

신(新)한류 열풍이 뜨겁다.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을 배우고 알자는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이제는 한국과 관련된 곳이라면 어디나 '문전성시'를 이룰 정도다.

한류의 경제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57조원으로 추정된다.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가치인 20조5000억원의 3배에 달하는 엄청난 금액이다.

드라마 콘텐츠가 1세대 한류를 이끌었다면, K팝은 2세대 한류 열풍의 한가운데 있다. 최근 미국의 빌보드 메인 차트 1위에 오른 방탄소년단(BTS)의 세계적인 인기로 신한류 열풍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문제는 경색된 한·일 양국 관계에 있다. 순조롭게 잘 달리는 열차에 급제동이 걸리진 않을까 하는 우려감도 존재한다. 가깝고도 먼 나라이자 한류의 근원지인 일본은 한류에 있어 여전히 중요한 국가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일본의 음반시장 규모는 전 세계 2위를 차지한다. 미국 다음으로 가장 큰 시장인 셈이다.

일제강점기 조선인 징용피해자에 대한 일본 기업의 배상 책임을 인정한 우리나라 대법원 판결에 일본이 강하게 반발하면서 형성된 양국 간 대립이 고조되며 정상외교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여기에 일본의 한 매체가 BTS 멤버 지민이 지난해 사석에서 착용한 티셔츠에 원자폭탄이 터지는 그림이 있는 것을 두고 "반일 활동을 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문화교류마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일본은 한·일 간 외교문제가 발생하면 암묵적으로 한류 콘텐츠를 제한해 왔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한류 콘텐츠 수출액 기준으로 가장 비중이 큰 나라가 일본이다.

◆新한류 가치 2020년 57조원

신한류 열풍을 선도하는 국내 아이돌의 인기가 막대한 경제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음악 관련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업계로 영향력이 퍼져가며 K팝 관련 회사의 주가까지 들썩인다. 잘 키운 아이돌그룹 한 팀이 웬만한 대기업 못지않은 경제 효과를 창출한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기업들은 탄탄한 팬 층을 확보한 아이돌을 식음료, 화장품 등의 모델로 앞세우면서 매출 급상승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식을 줄 모르는 한류 열풍 속에서 아이돌의 인기와 이에 따른 경제효과는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8일 세종대와 세종연구원이 공동으로 노건식 사운드리퍼블리카 대표를 초청해 '한국 대중음악의 글로벌 진출'이라는 주제로 세종포럼을 개최했다. 노 대표는 K팝 영국 공연을 기획하고, 한류를 유럽으로 확산시킨 장본인이다.

노 대표에 따르면 한류의 경제적 가치는 2020년 기준으로 57조원으로 추정되며, 이는 평창 동계올림픽의 경제적 가치 20조5000억원의 3배다.

K팝은 신한류의 디딤돌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다양한 상품과 결합되면서 경제적 이익을 내는 등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고 있다. K팝 열풍은 관광산업, 패션·뷰티·음식 그리고 한국제품의 해외수출까지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관리'되지 못한 한·일관계, 한류에 직격탄?

과거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문화 분야에서 한류라는 성과를 낳았지만, 복잡한 한·일관계가 제대로 관리되지 못하는 사이, 한류 붐이 사라질 위기로 몰리며 '혐한(嫌韓)'이라는 역풍이 불기도 했다.

일본 내 한류 이벤트 관계자나 한국 음식점 등을 운영하는 상인들은 한류 붐이 꺾인 결정적인 계기로, 2012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의 전격적인 독도 방문을 꼽는 경우가 많다.

이 전 대통령이 독도를 방문한 것이 오히려 독도에 무관심했던 일본인들이 영유권 억지 주장을 하는 계기가 됐다. 이는 기껏 달아오른 한류 붐을 꺼뜨리는 결과를 낳았다는 것이다.

실제 2010~2012년 동방신기와 카라 등 K팝 스타들이 이끌었던 2차 한류 붐이 뜨거웠지만, 이 전 대통령의 독도 방문 이후 급격히 냉각됐다.

박근혜 정부의 경우, 한·일 관계가 악화일로를 걷는 가운데 국민의 동의 없이 졸속으로 위안부 합의를 한 것도 잘 관리되지 못한 한·일 외교가 한류에 악영향을 미친 대표적인 사례다.

2012년 이후 일본 안방극장에서 한류 드라마의 초대형 히트작이 줄어들었다. 공영방송 NHK의 권위있는 연말 프로그램 '홍백가합전'만 해도 2011년에는 동방신기·소녀시대·카라 등 세 팀이 출연했지만, 2012년부터 5년 연속 한국 가수는 출연자 명단에서 빠졌다.

일본에서 혐한 시위나 발언, 한국에 대한 헤이트 스피치(특정 집단에 대한 공개적 차별·혐오 발언)가 많아진 것은 이처럼 한류 붐이 뜨거워진 후 양국 관계가 소원해진 시점부터였다.

이민형 한양대 교수는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한류 붐이 시들했지만, 지금은 달라야 한다"며 일본에서 한류 붐을 이어가기 위해 양국 관계를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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