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中 슝안신구, 신문명 시범도시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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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8-11-04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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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존 대도시 지속불가능, 새 모델 창출해야

  • 낮은 도시화율, 강력한 리더십 등 강점 꼽아

  • 中 신문명 성공 여부에 인류 운명 결정될것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4일 베이징에서 재단법인 여시재 주최로 열린 포럼에 참석해 기조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이재호 기자 ]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기존 산업문명을 대체할 신문명 도시가 탄생할 지역으로 중국을 꼽았다.

중국의 도시화율이 50%대에 그쳐 새로운 시도를 할 수 있는 여지가 큰 데다, 기획력을 갖춘 강력한 리더십의 존재를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특히 '시진핑의 도시'로 불리는 슝안신구(雄安新區)를 유력한 후보지로 예상해 눈길을 끌었다.

반 전 총장은 4일 재단법인 여시재(원장 이광재)와 중국 칭화대 지속가능발전연구원 주최로 베이징에서 열린 '신문명 도시와 지속가능 발전' 포럼의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반 전 총장은 '아시아의 어느 도시에서 신문명이 탄생할 것'이라는 프랑스 석학 자크 아탈리의 견해를 소개한 뒤 "이 어느 도시가 중국에서 탄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중국에서 5억명이 도시로 나올 예정인데 이는 유럽과 비슷한 인구"라며 신문명 도시 실험에 유리한 환경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의 도시화율은 58.5% 수준으로 70~80%에 달하는 미국·유럽과 격차가 크다.

반 전 총장은 "중국의 변화는 세계 변화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중국이 지속가능한 변화를 만들 수 있는 지에 따라 인류의 운명이 결정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산업문명의 결과물인 기존 대도시가 한계에 봉착한 것으로 진단했다.

그는 "대도시는 기후 온난화의 주범이며 불평등을 심화시키고 있다"며 "높은 생활비는 젊은이의 꿈을 빼앗고 있고 높은 주거비 때문에 인재들이 도시에서 살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출퇴근 길에 소중한 시간이 낭비되고 무한경쟁 속에서 인간의 영혼도 죽어 가고 있다"며 "산업문명을 넘어 신문명을 만드는 것이 치명적인 대도시를 넘어서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반 전 총장이 언급한 신문명 도시는 대량생산과 시장경제 체제에 기반의 산업문명 도시와 달리 맞춤형 생산방식과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도시 모델이다.

그는 중국 허베이성에 조성되고 있는 슝안신구를 지목하며 "혁신적인 시범 도시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슝안신구는 서울의 3배 면적에 세계 최고 수준의 스마트·생태 도시를 건설하는 프로젝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직접 챙길 정도로 범국가적 사업이다.

정보기술(IT)과 첨단 서비스업·금융·의료 관련 기업 및 연구개발(R&D) 기관이 대거 입주할 계획이며 녹지 비율과 친환경 교통수단 비율이 각각 40%와 90% 이상이다.

반 전 총장은 "중국이 신문명 도시 창조에 성공하고 사람들이 살고 싶은 도시를 만들 수 있다면 중국의 꿈은 세계의 꿈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시 주석의 국정 슬로건인 '중국몽(中國夢)'을 의식한 발언이다.

반 전 총장은 마오쩌둥(毛澤東)의 신중국 선포와 덩샤오핑(鄧小平)의 개혁개방 추진 사례를 언급하며 "신문명 도시 창조를 위해서는 결단이 요구된다. 중국은 강력한 리더십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날 포럼 연사로 나선 자오후지(趙虎吉) 전 중앙당교 교수는 "신문명 도시 건설은 중앙기구의 전망과 예측, 중장기 계획 수립, 단계적 추진의 순서로 진행된다"며 "강력한 중앙정부가 존재하는 중국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자오 전 교수는 △중앙정부의 강력한 의지 △토지 국유화 △낮은 도시화율 △이념 통합 시스템 △천일합일(天人合一) 사상 등 전통문화 등을 중국이 가진 강점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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