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칼럼] 도시 밀도를 높여 새로운 참여자 공간을 확보해야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입력 2018-08-02 17:01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최민성 델코리얼티그룹 대표. [사진=아주경제DB]


도시는 부유한 사람들과 가난한 사람들 모두를 끌어들인다. 도시에는 비즈니스, 일자리, 정보, 문화 등이 밀집돼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우리의 서울은 새롭게 진입하는 사람들을 받아들일 공간을 제대로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

특히 적절한 가격의 주택이 그렇다. 오히려 도시 직장인들마저 외부로 내몰고 있다. 이는 개발밀도를 높이지 않는 도시재생이 만들어낸 딜레마다.

사실 도시 근로자들을 위한 주택공급 부족은 이미 밀도 높은 전 세계 모든 대도시 지역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다. 주택 값이 비싸기 때문이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 교수이자 '트라이엄프 오브 더 시티(Triumph of the City)' 저자인 에드워드 글레이저(Edward Glaeser)는 "인적자본은 지방자치 성공의 기초이며, 도시 재생에 큰 영향을 미치고, 도시 성장의 결정적 요소"라고 강조한다. 또 도시기능은 사람들의 아이디어 전달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시 개발밀도가 증가하는 추세는 세계적 현상이다. 잘나가는 도시는 향상 물리적 공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기 위한 개발밀도 상승은 불가피하다. 최근 미국 도시 성장의 대부분은 동부와 서부 해안의 고밀도 도시에 집중되고 있다. 이들 메트로 지역에서 도심 가까운 입지는 1970년대 한때 위기를 겪었지만, 지금은 도시경제가 잘 돌아가고 가장 수요가 많으며 비싼 지역이 되었다.

도시는 가운데로 모이는 구심력과 바깥으로 나가려는 원심력 같은 두 개의 상반된 힘을 동시에 구사하고 있다. 두 개의 힘은 사람들을 도시로 끌어들이면서, 반대로 도시에서 밀어내기도 한다. 이는 도시의 역사에서 증명된다.

지난 20세기는 전반적으로 원심력이 많이 작용하면서 도시가 확산됐다. 사람들은 라디오와 TV 보급이 보편화되면서 구태여 도심 같은 지역에 있을 필요성을 덜 느끼게 되고, 도시 외곽 장소를 선택했다. 여기에는 자동차, 고속도로, 출퇴근 전철 등이 큰 역할을 했다. 제조기능은 보다 싼 입지로 옮겨가고 덩달아 많은 노동인구도 옮겨갔다. 상대적으로 도시산업은 위축됐다.

그러나 지금 21세기 초가 지나가면서 사람들은 이전보다 더 도시 중심 가까이로 몰려들고 있다. 원격작업(Remote Works)이 가능한 컴퓨터 같은 기술조차도 원심력보다는 구심력 쪽으로 작용하고 있다. 원격작업은 아무래도 서로 가까이 있으면서 긴밀히 정보를 교환하기에는 취약해 생산성 향상에 한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도시에서 사람들은 가까이 모여 불꽃 튀는 아이디어 교환을 한다. 원격작업의 수준과는 차원이 다르다. 특히 최근 도시로 몰리는 구심력의 요소로는 고급 기술, 일자리, 정보, 문화 등으로 집약할 수 있다. 이를 확보하기 위해 사람들은 도시 중심 가까운 곳으로 모여든다. 고층빌딩은 도시 중심으로 몰리는 사람들을 위한 공간 확보 역할을 한다. 한정된 부지에서 사용가능 공간을 보다 많이 제공하면서 도시 성장 가속화에 기여한다.

대도시는 소기업가의 창업활동이 활발한 곳이다. 시애틀에서 성장한 아마존, 스타벅스, 마이크로소프트 등도 처음에는 소기업이었지만 기업가 정신을 발휘하면서 거대기업이 됐다. 한 도시의 경제성장은 아마존 제2 캠퍼스 같은 대기업 하나로는 지속적인 보장이 힘들다. 항상 그랬듯이 도시 성공은 여전히 스마트한 사람, 스마트 기업들이 다양하게 활동하고, 외부 세계와의 활발한 연계성을 통해 달성된다.

대도시와 다른 일반 도시의 불평등 성장은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어 보인다. 그 사례로 미국의 1980년대 실업률과 지금의 실업률을 비교해보자. 1980년대 실업률은 주요 메트로 지역이나 일반 메트로 지역 모두 비슷했다. 그러나 약 35년이 지난 지금, 두 지역의 실업률 차이는 6포인트 정도 벌어져 있다.

우리나라도 전국 도시의 균형적 발전이 바람직하겠지만 현실적인 족집게 해결책을 찾기는 쉽지 않다. 성장이 더딘 도시는 먼저 관광요소를 개발하면서 필요한 숙박시설을 갖추고, 양질의 이민 유입을 통해 다양한 커뮤니티를 만드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비교적 잘나가는 도시는 보다 새롭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끔 필요한 공간을 마련해줘야 한다.

서울 같은 대도시가 보다 강한 국제적인 도시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일하고 거주하고 싶어 하는 입지에 키 큰 건물을 지어야 한다. 필요한 입지에 들어서는 높은 빌딩은 일자리와 주택을 해결하면서 도시환경에도 우호적인 친구가 된다. 특히 지금은 남아도는 오피스보다 적절한 가격의 주택이 더 필요한 시기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