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액환불, 휴가…" 프랑스 우승에 '이색공약' 내건 중국기업들

미디어기업 왕이 “프랑스 우승 기념 전 직원 휴가" 선언

가전업체 화디, 전액환불 공약으로 손해 예상했지만 피해 없어

시장 반응 좋아..."홍보효과 대단할 것" 예상도

왕이미디어의 16일 휴가를 알리는 특별 통지문 [사진=바이두]

프랑스가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가운데 프랑스 축구 국가대표팀을 공식 후원한 중국 후원사들의 '이색' 공약 결과가 밝혀졌다. 한 후원사는 우승 공약으로 ‘휴가’를 내건 반면 다른 기업은 ‘구매 금액 전액 환불’을 약속하며 대규모 손실이 우려됐지만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6일 새벽 프랑스가 이번 월드컵에서 우승을 확정 짓자마자 중국 유력매체 왕이신문(網易新聞)은 ‘우리의 팀 프랑스가 우승했다, 왕이는 정식으로 휴가를 시작한다’라는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왕이는 “프랑스의 우승은 많은 축구팬들을 기쁘게 해준 것과 동시에 왕이미디어(網易傳媒∙넷이즈)의 직원들에게 웃음꽃을 선사했다”며 “왕이의 직원들은 예정대로 하루의 휴가를 얻었다”고 전했다.

이번 월드컵에서 왕이는 중국 인터넷 매체로는 단독으로 프랑스 국가대표팀과 후원계약을 체결했다. 왕이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월드컵 결승전에 앞서 “만약 프랑스가 우승한다면 왕이 미디어의 직원들에게 7월 16일 하루 휴가를 제공할 것”이라는 공약을 걸었다.

왕이는 ‘특별통지’를 내고 “휴가를 시행 할 것”이라며 “다만 미디어 매체 특성상 전 직원이 온전히 휴식할 수 없어 당직 근무를 나오는 직원에게는 대체 휴무를 사용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반면 프랑스의 우승이 ‘웃픈(웃기면서 슬픈)’ 후원사도 있다. 프랑스 우승에 ‘전액 환불’ 공약을 내걸었던 중국 가전업체 화디(華帝)도 프랑스가 결승전에서 승리를 거두자 ‘프랑스 대표팀의 우승을 축하하며 화디는 전액환불을 시작한다’라는 공고를 냈다.
 

프랑스 우승 후 화디가 낸 '전액환불 시작' 공고 [사진=바이두]

앞서 화디는 프랑스 대표팀 공식 후원사로 선정된 것을 축하하고 대대적인 홍보효과를 얻기 위해 다수의 신문사 등에 광고를 내고 “프랑스가 우승할 경우 지난 6월 1일부터 30일 오후 10시까지 화디가 지정한 ‘우승세트’ 제품을 구매한 소비자에게 제품 구매액을 전액 환불해 주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이 공약으로 화디는 화제에 중심에 섰다. 해당 기간 ‘대박 매출’을 거둔 화디의 손실액이 1억 위안(약 168억원)에 달한다는 전망과 월드컵 전통 강호들의 연이은 탈락이 더해지며 주가가 폭락한 것이다. 프랑스의 우승으로 인한 화디의 손실을 우려한 투자자들이 발을 뺐기 때문이다.

이 여파로 프랑스 우승소식이 들리자마자 중국 대수의 매체들은 ‘화디는 어떻게 하나?’라는 제목의 기사를 내보내기도 했다. 중국 누리꾼들도 “주가가 다시 폭락하는 것이 아니냐?”는 걱정의 목소리를 전하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에도 화디는 뜻을 굽히지 않았다. 공고에는 “화디는 세계 정상에 올라선 프랑스 대표팀에게 매우 고맙다”며 “이벤트 기간 화디의 제품을 구매해준 소비자에게도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다행스럽게도 16일 화디의 주가는 장 초반 상승세를 그리고 있다. 이날 12시 26분 화디는 전거래일 대비 4.45% 상승한 15.25위안에 거래 중이다. 다만 지난달 마지막 거래일인 30일 종가가 24.42위안이었던 것에 비하면 많이 떨어진 상태다.

두 기업을 향한 시장의 반응은 상당히 긍정적이다. 16일 중국일보(中國日報)에 따르면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약속을 지키는 모습이 보기 좋다”며 “두 기업 모두 이번 프랑스 우승으로 홍보 효과를 톡톡히 누렸을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