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의 축제 ‘월드컵’, 글로벌 증시엔 악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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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혜인 기자
입력 2018-06-14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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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월드컵 기간 투자자들, 축구 열성 팬처럼 행동…세계 거래 규모 축소

  • 러시아월드컵 64경기 중 67%, 유럽·중남미 금융시장 거래시간에 열려

  • 단, 우승국 국가지수는 글로벌 벤치마크 대비 평균 3.5% 아웃퍼폼

[사진=EPA/연합뉴스]


전 세계 축구팬들이 4년을 기다린 월드컵이 글로벌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로이터 등 주요 외신들은 14일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을 앞두고 “월드컵 기간 투자자들이 축구 열성 팬처럼 행동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로 인해 글로벌 금융시장의 거래 규모가 줄어든다”고 보도했다.

‘2018 러시아 월드컵’ 개막식은 이날 러시아 모스크바의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A조인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기로 진행될 예정이다.

로이터는 “올해 64경기 중 3분의 2 이상이 유럽이나 중남미 금융시장 거래 시간에 치러진다”며 “경기가 열리는 동안 시장의 움직임은 크게 변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 통계 자료에 따르면 지난 2010년 남아공 월드컵 때 국가별 주식시장의 거래량이 평균 55%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축구에 대한 열정이 가득한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증시 거래량은 각각 75%, 80%가 줄었다. 유럽과 미국 주식시장의 거래량은 각각 38%, 43%가 축소됐다. 특히 골이 들어가는 순간에는 5%가 더 줄었다.

마이클 어만(Michael Ehrmann) 유럽중앙은행(ECB) 통화정책연구책임자는 “월드컵이 시작되면 투자자들은 다소 산만한 모습을 보인다”며 “월드컵에 참여하지 않는 국가의 증시 거래량도 감소하는 현상을 나타낸다”고 말했다. 어만 책임자는 월드컵 본선 진출국이 아닌 15개 주요 국가의 주식시장 거래량도 평균 3분의 1이 감소했다고 강조했다. 

주식 이외 채권시장도 월드컵의 영향을 받았다. 2006년 독일 월드컵 당시 독일이 예선전 3경기를 치르는 동안 독일 정부의 채권 거래량은 절반가량으로 줄었다.

최근 ‘포스트 차이나’로 불리며 신흥국 강자로 떠오른 베트남 증시에서도 월드컵은 악재로 분류된다. 현지 경제 매체 베트남비즈는 “베트남 주식시장 설립 이후 월드컵은 매번 악재로 작용했다. 다만 몇 년 전부터 이를 극복하려는 모습이 포착돼 월드컵에 대한 불안함이 다소 해소되고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노이증권거래소가 설립된 이후 첫 월드컵인 2006년 독일 월드컵 때 HNX지수는 208포인트(p)에서 184.6p까지 무려 11.22%가 추락했다. 호찌민증권거래소(HOSE)의 VN지수는 2002년부터 2010년까지 0.84%, 7.98%, 0.12%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그러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당시 VN지수와 HNX지수가 각각 2.71%, 5.16%의 상승률을 기록해 베트남 증시가 월드컵 리스크에서 벗어나는 것이 아니냐는 낙관적인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월드컵 리스크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태다. 

한편 골드만삭스는 월드컵이 글로벌 금융시장 거래량 둔화를 위협하고는 있지만, 우승국에는 오히려 호재가 된다고 분석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과거 월드컵 우승국의 국가 지수는 약 1개월간 글로벌 벤치마크보다 평균 3.5% 아웃퍼폼(Outperform, 시장수익률 상회)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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