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JU★종합]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이번엔 며느리 관찰 '현실보다 더 현실같아' 공감얻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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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 기자
입력 2018-04-10 1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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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MBC 제공]


이번엔 '며느리'를 관찰한다. 

아들·딸, 사위, 할머니, 손자·손녀에 이어 이번엔 '며느리'의 생활을 '일상 그 자체'로 들여다보는 파일럿 프로그램이 나왔다. 과연 시청자들의 공감을 얻을까?

MBC의 새 파일럿 프로그램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가 고부갈등이 아닌 고부관계를 거시적으로 보여주며 공감대를 형성, 정규 프로그램으로 가기위한 행보를 시작했다. 
 
10일 오후 3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신사옥 M라운지에서 MBC 새 교양 파일럿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기자시사회 및 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자리에는 이영백 CP와 제작사 스튜디오테이크원의 박지아 본부장이 참석해 프로그램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결혼 이후 여성에게 보다 많은 책임과 희생을 요구하는 이 사회의 불합리한 관행을 과감하게 꼬집어낼 신개념 리얼 관찰 프로그램으로 3부작으로 방송된다. MC로는 가수 이현우, 배우 권오중, 가수 이지혜 그리고 '좋은연애연구소' 김지윤 소장이 출연한다.
 
또한 며느리 군단으로는 배우 민지영과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두 딸을 키우고 있는 워킹맘 김단빈이 함께 한다.

특히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스타'가 아닌 '며느리'들을 카메라로 쫓는다. 배우도 워킹맘도, 시댁에서는 며느리다. 시댁과의 묘한 기싸움, 명절 문화를 둘러싼 부부 간의 갈등을 '리얼하게' 담아낸다. 
 
기자간담회에 앞서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시사 영상에서는 며느리 민지영이 친정엄마가 한껏 준비한 이바지 음식에 눈물을 쏟고 처음으로 시댁을 방문하기 위해 출발했다. '착해 보이는' 화장에 단정한 정장을 입은 그는 도착하자마자 "왜 결혼하면 시댁에서 자야 하느냐"고 물으면서도 앞치마를 두르고 음식 준비에 나선다.
 

이영백 MBC 콘텐츠협력2부장[사진= MBC 제공]


총출동한 시댁 식구 중 남자들은 여유를 즐기고, 여자들은 부엌에서 벗어나질 못한다. 민지영의 시댁뿐만 아니라 주변의 흔한 풍경이다.

결혼 5년 차, 둘째 아들을 임신 중인 개그맨 김재욱의 아내 박세미 역시 상황은 다르지 않다. 만삭 며느리에게 명절 나기는 더 고되다.
시댁에서 손님도, 가족도 아닌 존재의 며느리는 부른 배를 안고도 첫째 아들을 돌보랴, 차례 준비하랴 정신이 없다. 그런 와중에 시어머니는 "딸도 하나 있어야 하니 셋째를 가져라"고 한다. "저도 이제 일 나가야죠" 해도 돌아오는 답은 "애들 두고 일 다니면 너도 마음이 좋지 않아." 소통은 없다.

'결혼 4년 차 '워킹맘' 김단빈은 '할 말은 하는' 성격이지만 그에게도 시댁은 어렵다. 그녀가 "빨리빨리 오라"는 시어머니 전화를 아침에만 5통 받는 사이 남편 김진민은 그저 TV만 본다.

늦게 도착하자마자 시어머니의 독설을 듣는 것도 아들이 아닌 며느리의 몫이다. 결국, 그녀는 참았던 눈물을 쏟는다.

세 가정의 모습에서 보이는 공통점은 시댁에서 여자는 끊임없이 '과대 기능'을 하고, 남자는 '과소 기능'을 한다는 것이다. 며느리가 일하면 일할수록, 남편은 더 정적인 존재로 남는다.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 뿐만 아니라 최근 비슷한 작품이 장르 구분 없이 주목받는다. 웹툰 '며느라기', 다큐멘터리 영화 'B급 며느리'가 대표적이다. 시대가 바뀌면서 많은 게 변했지만 여전히 사위는 '백년손님', 며느리는 '백년일꾼'인 데 대한 반응이다.
 
이영백 CP는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를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는 "외주제작사를 대상으로 기획안을 공모했다. 상당히 좋은 기획안이 많았다. 정성후 PD 등과 특별히 관심을 가졌던 기획안이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라며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여러 문제가 있지만 특히 사람 사이에 서열을 매기는 문제가 있다. 서로 나이, 직업, 돈의 유무 등을 확인하고 서열을 매긴다. 여성 차별이라는 문제도 있다. 차별 등의 문제의 경우 상당히 뿌리가 깊다. 그 중에서 가족문화도 또 다른 문제로 꼽힌다"고 설명했다.
 

박지아 스튜디오테이크원 본부장 [사진= MBC 제공]

또 이CP는 "부모가 자식을 불러들일 때, 며느리와 사위 등에 대한 어떤 소유욕 등을 버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나의 아들의 배우자를 며느리라 하는데 나의 소유물의 하나가 더 생긴다는 분위기가 있다. 그래서 위계, 서열화, 차별, 가족주의 문제가 드러나는 게 며느리라고 생각했다"며 "며느리 이야기는 당연히 해야 하는 이야기 중 하나다.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봐줄 만한 사안이라고 봤다. 마침 해당 제작사에서 그런 기획안을 MBC 내부에 냈고 굉장히 맞는 부분이 있어 선정했다"고 덧붙였다.
 
고부 관계를 다뤘던 기존 프로그램과는 어떤 차별점이 있을까. 박지아 본부장은 "가부장적 가족문화나 남녀 불평등, 사회 문화적인 문제 속에 전면에 나와 있는 게 며느리가 아닐까 해서 며느리에 집중했다"며 "이러한 문제들이 예능 프로그램을 통해 거시적으로 카메라에 담기면서 시어머니의 입장도 담긴다. 시어머니 또한 잘못된 구조 속에서 당해온 입장이라는 것, 남편도 (여성을 바라보는 시각에 대한) 무의식이 쌓인다는 점 등 여러 문제점들을 보여줄 예정"이라고 전했다.
 
'고부갈등' 보다 사회구조적 문제를 통해 공감대를 형성하자는 것이 이 프로그램의 목표다. 이CP는 "그간 고부갈등을 다루는 프로그램은 많았다. 이 프로그램의 의도는 고부간의 갈등이 아니다. 그렇게 보이길 원하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의 소재가 며느리, 여성문제, 가족문제이다. 결국 이 문제들의 꼭지점이 며느리이다 보니 며느리와 시댁에 맞춰질 수밖에 없었다"며 "앞으로 이런 사회적 차별 문제를 집중적으로 보여주고 싶은 욕심이 있다. 본보기로 이런 프로그램이 나왔는데 이런 점들을 염두에 두고 냉정하게 생각하면서 프로그램을 만들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민지영, 김재욱 등 스타 섭외 비하인드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박 본부장은 "착한 며느리병에 걸린, 갓 결혼한 민지영씨, 육아 문제가 있는 김재욱, 박세미씨 부부, 시부모님과 같은 공간과 상황에 얽혀 있는 김진민, 김단빈씨 부부가 섭외됐다"면서 "시어머니들께는 고부관계를 보여드리고 싶다고 설득했고, 섭외엔 큰 거부감은 없더라"고 덧붙였다. MC 이현우, 권오중에 대해서는 "프로그램을 잘 진행하는 고전적인 개념의 MC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평소 가정에 잘 했다고 자부심을 갖고 있던 스타들이 관찰 카메라를 보고 반응하고 느끼는 부분을 보여주는 MC가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기존 예능 프로그램처럼 토크를 잘 끌어내는 MC가 아니라 솔직하게 얘기해줄 수 있는 분들을 MC로 모셨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이야기했다.

[사진= MBC 제공]

정성후 MBC 교양국 부장은 며느리 소재가 현재의 페미니즘 이슈 속에 적절한 소재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미투 등 페미니즘 이슈 속에 적절한 타이밍의 프로그램이라고 생각한다. 모든 집에서 일어나는 상황이지만 막상 프로그램을 보면서 공감한다면 페미니즘 이슈 속 적절한 아이템이라고 본다"며 "재미있다는 점에서 헛된 방송 시간이 아닐 것이라고 생각된다. 재미도 있으면서 사회를 위한 더 좋은 가치를 향해 나아가기 위해 선한 영향력을 만들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의식적, 철학적 문제를 논하기는 어렵지만 편하게 볼 수 있는 프로그램이 될 것"이라고 거들었다.
 
한편 '이상한 나라의 며느리'는 오는 12일 저녁 8시55분 처음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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