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두산 화산 폭발 가능성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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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이 기자
입력 2017-09-03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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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가들 논란에 기상청 1차 결론

  • 전문가 "진원지와 115~130km 거리 영향 미칠 수도…7.0 이상 땐 위험"

북한의 핵실험장인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인근에서 핵실험에 따른 규모 5.7의 인공지진이 발생하면서 이곳에서 멀지 않은 백두산의 폭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3일 기상청에 따르면 이날 인공지진을 일으킨 핵실험의 위력은 지난번보다 훨씬 커졌다. 2013년 4차 핵실험의 11배, 5차 핵실험의 5~6배에 달한다. 정부 일각에서는 이번 지진을 핵실험으로 가정하면 폭발 위력이 50kt(킬로톤·TNT 1000t)가량 된다고 추측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에는 풍계리 일대에서 규모 5.0의 인공지진이 발생하기도 했다. 

북한의 핵실험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을 자극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은 그간 꾸준히 제기됐다. 풍계리 핵실험장과 백두산의 거리는 115~130㎞로, 규모 5.7의 지진이 충분히 영향을 줄 수 있는 거리다.

지진은 화산 분출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지진파가 화산 속 마그마방 내 응력(압력) 변화를 유도하고, 이에 따라 마그마 상승을 유발하는 기포가 형성되면서 화산의 분화를 촉진하게 된다.

홍태경 연세대 교수 연구팀은 북한의 4차 핵실험 후인 지난해 2월 '북한 핵실험에 따른 백두산 화산의 지진동과 동적 응력변화 예측'이라는 논문에서 북한의 핵실험이 휴면 중인 백두산의 분화를 촉발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북한의 1~3차 핵실험을 토대로 시뮬레이션을 가동한 결과, 5.0에서 7.6까지 핵실험 규모가 증가할수록 백두산 지표에 유도되는 지진동 크기가 커졌다"고 밝혔다. 특히 지진 규모 7.0 이상의 핵실험을 하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는 주장이다.

해외 학계에서도 북한의 핵실험 규모가 커지면서 백두산 분출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CNN에 따르면 미국 국방연구소 랜드연구소는 지난 5월 "북한에서 더 큰 규모의 핵실험이 단행된다면 중국과 북한 사람 수천명을 사망에 이르게 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분출이 발생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백두산 화산 분출의 직접적 영향권인 반경 100㎞ 이내에는 160만명의 인구가 살고 있다.

지난해에는 화산 내부에 부분적 용융상태인 마그마가 존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 북한·영국·중국·미국 과학자로 이뤄진 국제공동연구팀이 백두산 천지 인근 60㎞ 안에 광대역 지진계를 설치해 1년간 지진파 자료를 분석해 얻어낸 결론이다. 핵실험으로 직접적 자극이 전해지면 백두산의 화산 활동이 재개될 가능성이 있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현재 화산학 수준으로는 핵실험과 백두산 분출 간의 연관성을 정확하게 알아내기 어렵다는 신중론도 있다. 수년간 백두산을 연구해온 영국 킹스컬리지의 에이미 도너번 박사는 "백두산의 마그마 배관방식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면서도 "50~100kt의 위력이 가해지면 심각한 위협이 될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고 예측했다.

다만 이날 기상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지진은 북한 백두산 화산 분출에는 영향이 없는 것으로 일차적으로 결론을 내렸다"고 전했다.

백두산의 마지막 화산 분출은 1903년 이뤄졌다. 2002~2005년에는 백두산에서 미세한 지진이 감지되기도 했다. 백두산 화산이 폭발한다면 여파는 상당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성효 부산대 교수팀에 따르면 화산 폭발 8시간 후부터는 강원도를 시작으로 화산재가 유입돼 48시간 후에는 전남 서남부 지역을 제외한 남한 전역이 영향권에 들어갈 것이란 연구 결과도 있다. 남한의 재산 피해액도 최대 11조1900억원에 달한다는 예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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