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균중국의 窓) 중국을 알고 싶다면 ‘사람’에 주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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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7-06-01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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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

양갑용 성균중국연구소 연구실장(정치학 박사)

중국이 어디로 가는지 알고 싶다면 여러 가지를 동시에 봐야 한다. 정책의 방향과 추세도 지켜봐야 하고, 이를 주도하는 사람도 예의주시해야 한다.

특히 중국을 깊게 이해하기 위해서는 정책 못지않게 사람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는 아마도 중국이 여전히 ‘인치’의 나라라는 보편적 인식 때문이기도 하고, 실제로 ‘관원의 나라’라는 간부의 역할 때문이기도 하다.

따라서 큰 틀에서 정책의 방향도 봐야 하지만 관원, 특히 정책결정에 깊숙이 개입하는 주요 지도자들의 발언을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지난 4월 말에 열린 중국공산당 중앙정치국 제40차 집단학습을 예로 들어보자. 이번 학습은 주로 ‘금융’과 관련된 문제에 집중됐다. 금융 관련 은행, 증권, 보험 등 실물 금융 주무 책임자들이 직접 학습의 발표자로 참석했다.

저우샤오촨(周小川) 중국인민은행 행장은 거시 조절 강화와 금융 안전 보장, 궈수칭(郭樹清) 중국은행업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은행 체계 위험 완화와 금융 안정성 제고, 류스위(劉士餘)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자본시장 발전과 리스크 관리, 천원후이(陳文輝) 중국보험감독관리위원회 부주석은 위험보장 및 감독 관리 강화와 금융안전 레드라인 유지 등에 대해서 금융 관련 신호를 내보냈다.

향후 중국의 금융 관련 정책 흐름과 추세를 알고 싶다면, 금융 관련 주무부서 책임자인 이들의 발언을 관심 있게 지켜보면 된다.

중앙정치국은 주요 정책을 결정하는 곳이다. 정책 결정자들과 함께 주요 이슈에 대한 논의가 진행된다는 점에서 집단 학습의 발언 내용과 그 워딩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물론 금융 실무 책임자들의 발언도 중요하지만, 최종적인 결정권을 쥐고 있는 최고지도자의 발언도 중요하다.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발언을 주목해야 하는 이유이다.

중국의 금융은 어디로 향하는가? 바로 시 주석의 발언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다. 시 주석은 “금융 안전은 경제의 평온하고 건강한 발전의 중요한 기초이고, 금융 안전이 경제사회발전의 전략적이고, 근본적인 대사(大事)”라고 말했다.

이어 “금융이 활기차면 경제가 활기차고(金融活, 經濟活), 금융이 튼튼하면 경제가 튼튼하다(金融穩, 經濟穩)”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금융은 자원 배치와 거시 조절의 중요한 수단이고 경제사회발전을 추동하는 중요한 역량”이라며 경제사회 발전을 위해 금융을 중요한 조절 수단으로 사용하겠다는 의지도 드러냈다.

시 주석의 발언을 통해서 금융이 거시경제 조절의 중요한 수단으로 고려되고 있다는 정책 신호와 금융 위험을 통제할 수 있다는 자신감도 읽어낼 수 있다.

중국의 금융정책은 감독과 관리, 위험의 방지, 안보와 안정의 수호 등이 발전의 대세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금융 개혁을 부단히 심화시키고 금융 체계와 금융시장, 금융 감독과 관리를 나날이 개선해서 세계적인 금융대국이 되고자 하는 비전도 이미 여러 경로를 통해서 신호를 보내왔었다.

금융 관련 개혁의 방법도 지도자의 발언을 보면 알 수 있다. 시 주석은 △금융개혁 심화 △금융 감독과 관리 강화 △안전 능력 건설 강화 △과학적인 위험 방지 △금융 경쟁력 강화 △위험 대항 능력 강화 △지속가능한 발전 증대 등 금융 개혁 방안을 제시한 바 있다.

시 주석은 최고지도자 지위를 갖고 있기 때문에 발언 자체가 바로 정책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중국이 금융 안정을 위해서 어떠한 정책을 준비하고 있는지도 최고지도자의 발언을 통해서 유추해 낼 수 있다.

지난 정치국 집단학습에서 시 주석은 금융 안정을 수호하기 위한 방안으로 △금융 개혁 심화 △금융 감독 관리 강화 △금융 위험 방지 조치 마련 △실물경제 발전을 위한 양호한 금융환경 창조 △영도 간부의 금융 업무 능력 제고 △금융 업무에 대한 당의 영도 강화 등 6개 임무를 제안했다.

우리가 중국의 금융 관련 대응책을 마련하려면, 미리 지금부터 이들의 발언을 주목해야 한다. 또한 관련 분야 지도자들과 전문가들의 발언에 매우 세밀하고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

류허(劉鶴)라는 시진핑의 경제 책사가 있다. 현재 당과 정부에서 경제정책 관련 중요한 직책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중앙재경영도소조 판공실 주임을 맡고 있고, 중국경제의 밑그림을 그리는 국가발전개혁위원회 부주임을 맡고 있다. 게다가 중앙전면심화개혁영도소조(中央全面深化改革領導小組) 산하 6개 전문 기구 가운데 하나인 경제체제화생태문명체제개혁소조(經濟體制和生態文明體制改革小組)의 조장을 맡고 있다.

류허의 한 마디 한 마디에 월스트리트 저널 등 외신이 관심을 갖는다. 그의 발언 속에서 중국경제의 변화 신호를 읽어 내기 위해서다.

한국도 중국의 변화 신호를 포착해내기 위해서는 이들의 발언을 주목하고 맥락을 살피는 노력이 요구된다. 그들이 발산하는 신호를 통해서 변화를 포착해야 우리의 대응 방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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