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류스타 CEO 열전5] 킹콩 이진성 대표 "신뢰와 배려가 중요한 엔터 시장에서 이광수는 타고난 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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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8-05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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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성 대표/사진=킹콩 엔터테인먼트]

아주경제 신원선·최송희 기자 = 최근 서울 역삼동의 주택가에 위치한 킹콩 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이진성 대표를 만났다. 여느 가정집과 다를 바 없는 사옥은 킹콩만의 가족적인 분위기를 꼭 닮아있었다.

싸이더스 소속이었던 이 대표는 2008년 배우 김범과 함께 킹콩 엔터테인먼트를 세워 독자적인 행보에 나섰다. 현재는 배우 유연석, 이광수, 이동욱, 김지원 등 유명 배우들이 소속돼있다.

"(김)범이와 둘이 킹콩 엔터테인먼트에서 시작할 당시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됐죠. 그때는 지금 생각해도 참 무모했던 것 같아요. 아마 범이가 MBC 시트콤 '거침없이 하이킥' 촬영할 때였는데 이 친구와 무일푼에 회사를 시작해도 괜찮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라고요. 확신이 있었다기 보다 '해보지 뭐, 그래'라는 마음이 컸던 것 같아요. 다시 매니저 초심으로 돌아가서 '나만의 회사'를 만들겠다는 희망을 갖고 시작했죠. 다행히 운이 따랐던 것 같고, 안정화되기까지는 수차례 고비도 겪었어요."

킹콩 엔터만의 경영철학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엔터 사업은 정서적인 것이 중요한 시장"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금전적인 거래도 이뤄지기 때문에 돈에 대한 중요성을 배제할 수는 없지만, 사람과 사람이 만나서 일하다 보니까 결국 사람에 대한 믿음과 신뢰가 기저에 깔려 있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본인의 욕심을 채우기 보다는 타인에 대한 이해와 배려가 엔터 기업을 오래 이끌 수 있는 비결이죠. 신뢰와 커뮤니케이션이 굉장히 중요해요. 방송 관계자를 만나서 소속 아티스트와 일을 하자고 제안을 하는 영업인 거잖아요? 그래서 저는 저희 매니저들에게 '친절'과 '겸손'을 강요해요. 어딜 가도 친절하고, 겸손하면 기억되기 마련이에요. 나름의 강점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킹콩이 첫 시작은 김범이라는 배우 한 명이었지만 지금까지 성장해 올 수 있었던 이유는 매니저를 비롯한 저희 식구들이 자만하지 않고, 큰 실수를 범하지 않은 행동의 결과물이죠."

유명세에 의존하지 않고, 연예인의 '가능성'과 '인성'을 보고 킹콩 엔터와 함께 할 수 있는지 판단한다는 이 대표는 FA 시장에 누가 나와도 별 신경을 쓰지 않는다고. 그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킹콩의 색깔과 잘 맞는지' 단 하나였다. 때문에 지금 킹콩 엔터의 분위기는 가족적이고, 의리로 똘똘 뭉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류스타' 김범, 이광수를 배출할 수 있었던 전략은 과연 무엇일까. 2010년을 전후로 해외 시장을 나눴을 때 2010년 전에는 일본 시장 점유율이 80~90%인 반면, 2010년 이후부터는 중국 시장이 대부분을 점령했고 점차 중국을 중심으로 동남아 전반적으로 다양화, 다국화됐다.

이 대표는 "일본 시장 점유율이 높았을 때는 한국 드라마를 통해 배우를 알리고, 공연과 팬미팅을 통해 팬덤을 형성시키는 것에 주력했다"고 입을 열었다. 실제로 김범의 경우 2009년 드라마 '꽃보다 남자', '드림'이 일본에서 인기를 얻자 2012년 6월 첫 정규앨범을 발매하고, 일본 팬미팅을 진행했다. 공연 위주로 팬덤이 형성되는 일본의 특성상 앨범 발매는 필수적이었다.

"일본에 한류 열풍이 불 때만 해도 중국 시장이 이렇게까지 커질 줄 그 어떤 엔터사들도 전혀 몰랐을 걸요? 단지 중국이 전반적으로 문화 콘텐츠가 우리나라보다 뒤처진 상황이었기에 '좀 커지겠구나' 예상은 했지만 이 정도일 거라고는 생각 못했죠. 중국 시장이 커져서 좋은 점은 드라마, 팬미팅, 예능, 행사, 광고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아티스트에 대한 러브콜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에요. 단순히 공연과 음반 판매 수익이 전부였던 일본 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다양한 선택의 폭에서 수익을 창출할 수 있으니까요."

[사진=아주경제DB, 달콤 커피., 킹콩 엔터테인먼트]


SBS 예능 프로그램 '런닝맨'으로 중국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이광수는 다국적 기업 네슬레 '프루팁스' 홍콩 모델, 모바일 메신저 라인(LINE)의 말레이시아 광고 모델, 중국 현지 제과 회사 오리온의 '오 감자',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 등 아시아권 모델로만 10군데 이상 활약하고 있다.

"해외에서 계속 광수에게 러브콜을 보내는 것은 이 친구의 태도가 좋아서 그런 거라고 단언해요. '발 없는 말이 천리 간다'고 국내·외 매니지먼트들 사이에서 금방 소문이 나요. '이광수라는 친구와 작업하면 분위기도 좋고, 수월하게 진행할 수 있다더라'고 소문이 나면 여기저기서 부르게 되는 거죠. 광수같은 경우는 재계약률도 80~90%에요. 회사가 해준 것에 비해 개인적인 노력이 빛을 본 케이스라고 생각해요. 회사에서 기술적으로나 마케팅적으로 도움을 준다고 해도 방송 관계자들과 팬들간의 정서적 교감은 대신 해줄 수가 없잖아요? 이 친구는 사람들을 향한 서비스적인 애티튜드가 몸에 베어있다고 보시면 돼요. 회사에서도 강요하지 않는 부분인데 광수 성격 자체가 해외 팬들에게 인기를 얻을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진심으로 팬들을 아끼는 마음이 그대로 전달된 것 같아요."

지난달 '런닝맨' 멤버들은 홍콩으로 팬미팅을 나선 바 있다. 당시 찍힌 공항 현장 사진 속 광수는 팬들과 사진을 찍고 있거나, 싸인을 하고 있다. 팬들이 한꺼번에 몰려 사고가 날 수도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도 광수는 싫은 내색없이 팬들에게 미소로 화답한 것으로 이미 잘 알려진 사실이다.

하지만 처음부터 해외 진출이 수월했던 것은 아니다. 국가 간의 문화가 다르다보니 그 차이에서 오는 어려움이 있었던 것. 중국은 '꽌시(관계)'를 중요시하는 나라다보니 방송 촬영차 현지에 가도 촬영은 일찍 끝나지만 관계자들과 사진 찍고 밥 먹는 데에 시간을 많이 할애한다고. 하지만 그 나라에서 잘 되려면 그들이 원하는 것을 충족시켜주는 것은 너무 당연한 이야기라고 대표는 이야기했다.

"앞으로의 전략을 말해보자면, 이제 국내 방송이 중국에 흘러가서 인기를 얻기는 힘들어요. 과거에는 한국 드라마가 중국에서 동시에 상영되기도 하고 다시보기 사이트를 통해서 쉽게 접할 수 있었지만, 최근 중국 정부에서 '쿼터제'를 도입하고 방송 규제를 강화하는 추세라 이제는 현지화 전략을 써야할 때죠. 국내 작품을 통해 보여지는 것보다 현지 작품에 출연을 해서 입지를 굳히는 게 관건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저는 추자현 씨, 이정현 씨 등 중국에서 이미 현지화 전략으로 성공한 배우들의 선택이 정말 탁월했다고 봐요."

국내 스타들이 해외 활동에만 치중하는 것에 대한 우려가 있다보니 국내·외 활동에 대한 밸런스를 잘 맞추기 위해 이광수는 올해 중국 활동 계획이 없다. 국내 활동에 주력하겠다는 의미다. 김범의 경우는 tvN 드라마 '신분을 숨겨라' 종영 후 중국 활동을 준비한다.

"소속 배우들이 어떤 활동을 어떻게 해야할지 정해주기 보다 함께 방향을 모색하는 편이에요. 회사와 소속 아티스트들은 파트너십 관계라고 생각하거든요. 물론 신인배우의 경우 회사에서 더 신경써서 전략을 짜고, 영업적인 측면에서 이끌어주려고 하지만 어느 정도 인지도를 쌓은 상태라면 일방적으로 관리해주기보다는 좋은 파트너십을 유지하면서 최선의 선택을 위해 고민하는 거죠."

지난 5월 킹콩은 로엔 엔터테인먼트와 합병했다. 2013년 스타쉽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한 로엔과의 합병은 어떤 의미일까. 이 대표는 "단순한 몸집불리기 싸움이 아니라 해외 시장에 대한 경쟁력, 국내 엔터산업의 경쟁력을 구축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어 "엔터와 엔터 간의 파트너십으로 인해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며, 함께 기획·제작할 수 있는 것들도 많아졌다"고 덧붙였다. "지상파에 몰렸던 시청률이 케이블과 종편으로 옮겨 왔듯 앞으로는 모바일로 볼 수 있는 웹드라마가 흥행할 거라고 생각해요. 많은 가수가 소속돼있는 로엔과의 합병으로 인해 가수와 배우가 함께할 수 있는 '뮤직 웹드라마'가 탄생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진성 대표가 일궈 놓은 킹콩이 이름처럼 커진 만큼 국내를 뛰어넘어 해외로 뻗어나갈 소속 배우들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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