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현장] 제갈량과 박근혜 정부 외교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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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5-05-07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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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욱 기자]

아주경제 김동욱 기자 =고구려·백제·신라 가운데 가장 약했던 신라는 어떻게 삼국을 통일했을까.

신라의 김춘추나 김유신은 강력한 적국에 포위된 현상을 타파하기 위한 외교 정책을 계속 펼쳐 백제·고구려와 맞서 싸우는 길을 택했다.

결국 당을 끌어들여 백제를 멸망시키고 고구려의 내분을 틈타 고구려마저 섬멸했다. 만일 신라가 방어에만 급급했다면 쉽게 멸망했을 것이다.

비슷한 외교정책은 삼국지의 제갈량도 펼쳤다. 유비 사후 촉의 경영을 맡은 제갈량은 여섯차례나 위나라 정벌에 나섰다. 

제갈량도 작은 나라가 가만히 있으면 망할 수 밖에 없다는 점을 간파한 것이다.

17세기 중국의 대학자인 왕부지는 제갈량의 이런 외교 정책을 촉을 방어하기 위한 이공위수(以攻爲守) 즉 공격함으로써 수비하는 정책이었다고 설명했다.

제갈량은 여섯번째 북벌을 나섰다가 오장원에서 병사했지만 촉은 그후로 강대국 위를 맞아 30년을 버텼다. 제갈량의 '닥공(닥치고 공격)' 전략이 옳았던 셈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4일 방한한 미국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대표단을 접견해 한미 관계와 관련, "취임 당시만 해도 전작권 전환, 방위비 분담 협상, 한·미 원자력협정 개정 등 양국 간에 중요한 현안들이 많이 있었는데, 지난 2년간 양국이 긴밀한 협의를 통해 이러한 현안들을 모두 원만히 해결할 수 있었다"고 말하면서 공로를 '한·미 동맹'으로 돌렸다.

동맹과의 좋은 현상 유지는 당연하지만 여기에 안주해서는 곤란하다. 정부의 대미 관계에 대한 자화자찬과는 별개로 일본과의 과거사·독도·위안부 문제와 북한과의 경제 협력·북한의 핵능력 고도화 등은 한걸음의 진전도 없는 상태다. 

작은 나라일수록 외교정책을 수립하는데는 더욱 탁월한 인재를 국제 무대에 투입해야 함은 당연한 이치다. 지금 동맹의 달콤함에 취해있기 보다 정부의 외교·안보라인에 문제는 없는지 살펴보고 기강을 다 잡을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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