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예지의 리얼괴담] 세월호 침몰 그 후… 찌라시에 등장한 박진영과 그의 아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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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4-05-03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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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침몰, 박진영 찌라시 [사진제공=리복]

아주경제 이예지 기자 = 5억 원. 결코 적은 돈이 아니다. 신입 초봉이 가장 높다는 코스콤(4273만원, 공공기관 경영정보공개시스템 알리오 기준)의 직원이 한 푼도 안 쓰고 모은다고 가정할 경우 10년이 지나야 만질 수 있는 돈이다. 그렇다. 5억 원은 그런 돈이다. 누군가에게는 그저 껌에 불과할지 몰라도 대부분에게는 꿈만 같은 어마무시한 돈이란 말이다.

여하튼 각설하고, 세월호 침몰 참사가 발생한 지 열이틀째였던 지난달 28일 오후 일명 찌라시라고 불리는 증권가 정보지가 온라인을 타고 세상을 누볐다. 가수이자 프로듀서이자 국내 굴지 기획사 JYP엔터테인먼트 수장인 박진영에 대한 내용이었다.

찌라시는 'JYP 박진영 부인은 유병언 조카'라는 문장으로 시작했다. 내용은 충격적이었다. 박진영과 재혼한 부인이 유병언 전 회장의 동생 유병호 씨의 딸이라고 적혀 있었고, 평소 가족 이야기를 전혀 하지 않는 박진영이 결혼 당시 "부인이 굉장한 재력가의 딸인데 종교가 매우 특이해서 종교문제 때문에 결혼까지 가는 게 매우 어려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박진영은 부인의 종교를 인정하면서 양가 어른의 반대를 이겨냈다고도 적혀 있었다.

여기에서 유병언은 침몰한 세월호의 실질적 소유주로, 구원파를 창시한 인물이자 세모그룹의 전 회장이다. 지난달 16일 전남 진도 앞바다를 항해하던 세월호가 침몰하면서 속속 드러나고 있는 비리와 로비 의혹 때문에 현재 검찰 조사 중이다.

문제는 그 다음부터였다. 구원파 신도들의 돈과 신협 자금이 건설사인 트라이곤 코리아에 들어갔고 이 가운데 5억 원이 박진영의 장인이자 유병언 동생 유병호 씨에게 흘러갔다는 주장, 금감원에서는 유병언의 관계자금이 JYP엔터테인먼트에 흘러들어 갔는지를 조사 중이라고도 했다.

주장대로라면 박진영은 JYP엔터테인먼트를 운영하는데 유병언의 자금을 썼다. 생각해보면 100명 남짓한 직원의 임금이 될 수도 있고, 스타가 활동하는데 필요한 기본적 제반 비용이 될 수도 있다. 조금더 거시적으로 생각해보면 미쓰에이나 2PM, 혹은 선미나 백아연이 노래를 부르는 데 적게나마 도움이 됐을 수도 있다.

한류를 이끄는 국내 최고 아이돌이 소속된 기획사의 대표 박진영. 과연 그는 유병언의 돈을 자신의 사업 수단으로 이용했을까.

소속사는 "박진영의 아내가 유병언 전 회장의 조카인 것은 맞다. 하지만 아무런 근거 없는 회사의 불법 자금 유입설에 대해 단돈 10원이라도 불법적인 자금이 유입된 사실이 없다는 점을 분명히 밝힌다"며 "거짓 루머를 만들거나 유포한 자에 대해 엄중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하게 대응했다.

'불법적인 자금이 유입된 사실이 없다'니. 듣고 싶었던 말이 아니다. 찌라시 유포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묻기 전에 유병언과 아내의 관계에 대해 조금 더 솔직하게 설명하고 국민의 이해를 구했어야 했다. 그러니까 "삼촌의 종교를 존중한다"라든지 "아내의 삼촌이 세월호 침몰 사건과 연관된 인물이라 유감스럽다"라든지 같은 일종의 '해명'같은 것 말이다. '가족'이라면 어찌할 수 없는 게 대한민국에서는 통하는 불문율 같은 거니까.

사실 박진영이 유병언의 조카사위라는 것 외에 분명한 것은 아무 것도 없다. 그는 종교를 믿지 않는 사람으로 확인됐고, 구원파의 자금이 JYP에 유입되었는지도 정확하지 않다. 적어도 '아직까지는' 섣불리 믿어서도 안되는 루머고 억측이다.

분명한 건 결코 적은 돈이 아닌 5억 원 유입설에 대한 박진영의 적절한 해명이나 대응이 없다면 불신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차라리 데이트 목격담에 "친한 친구 사이일 뿐"이라고 말하는 여느 연예인의 해명이 낫다. 세월호 침몰로  곤두서있는 국민의 심기가 더이상 날카로워지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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