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1인분에 3988위안 하는‘성탄만찬’… 사치논쟁 불러

성탄절을 10여 일 앞두고 항저우(杭州)의 한 특급호텔이 1인당 3988위안(한화 약 80만원)하는 성탄이브 특별만찬을 출시해 논란이다. 황룽호텔(黃龍飯店)이 마련한 성탄만찬은 최고급 요리 외에 프랑스산 고급 포도주가 제공되고 발레, 재즈 및 합창단 공연이 펼쳐지는가 하면 경품으로 18대의 iPad까지 제공할 예정이다.

항저우에서는 이 호텔 외에도 대부분의 특급호텔이 1인당 1000위안 이상의 성탄이브 특별만찬을 출시할 예정이다. 레이디슨룽징호텔은 최고가 5688위안(2인용)하는 입장권을 준비했고, 카이웨호텔의 성탄절 만찬비용도 1인당 2188위안이나 된다.

레이디슨룽징호텔의 종업원 청(曾) 모 양은 “연회석이 겨우 60개 정도인데 작년에는 초만원을 이뤘고 금년에도 이미 절반이 예약됐다”면서, “원재료와 주방장이 모두 인류인데다 공연도 있고 경품추첨도 진행돼 제값을 한다”고 자랑했다.

이 같은 성탄만찬이 ‘그림의 떡’에 불과한 사람들은 시큰둥한 반응이다. 연 소득이 2-3만 위안에 불과한 보통시민들은 치솟는 물가로 생활고에 찌든데다 이런 특가만찬이 사치일 수 밖에 없다.

미국인 유학생인 애론·베이커 씨도 “미국에서는 크리스마스이브에 온 가족이 함께 모여 엄마나 할머니가 손수 지은 음식을 먹으며 얘기꽃을 피우는 것이 보통”이라며, “성탄절 만찬으로 이렇게 값비싼 음식을 즐기는 중국인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마음껏 즐기되 정확한 가치관과 소비관을 수립해야 한다. 만일 호화로운 만찬이 신분과 동일시되거나 심지어 ‘돈 내는 사람’과 ‘즐기는 사람’이 따로라면 이는 호화스런 만찬으로 권력을 사는 것과 다름없다.” 항저우 사회과학원 사회학연구소 푸리췬(傅立群) 소장의 지적이다.

한편 물가 폭등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지만, 이 같은 호텔업계의 상행위가 관련 법규를 위반한 것은 아니란다. 요식업 경영자는 시장의 수요에 따라 가격을 조정할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호텔에서는 사전에 가격을 명시하기만 하면 다른 제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아주경제=베이징 이필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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