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계, 계절적 성수기에도 '실적 악화' 우려

(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제조업계에 계절적 성수기에 대한 기준이 애매모호해지고 있다. 특히 제지업계는 보통 하반기에 계절적 성수기로 인한 원가하락이 수익상승을 견인해왔지만 올해는 펄프가격 급등이라는 변수가 실적개선의 발목을 잡았다.

제지업에서 인쇄용지는 백판지에 비해 계절성이 뚜렷한 편이다. 인쇄용지 중 아트지는 주로 달력, 다이어리에 주료 쓰여 신년이 시작되는 전후에 수요강세를 보이기 때문이다. 신학기와 신년이 시작되는 전후로 수요가 많아져 계절적 성수기를 누려왔다.

그러나 올 하반기에는 예년과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펄프가격이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여전히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펄프가격이 6월말 t당 870달러를 기록해 고점을 찍은 기점에서 하락세로 접어들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불과 50달러가량 하락한 820달러 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또 이들은 지난 7월만해도 제지업체들의 수익성이 원자재 가격 하락으로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연말에는 t당 700달러 중반까지 하락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전세계 펄프설비 가동이 빠르게 재개되기 시작하고 펄프수급이 공급과잉으로 전환하면 자연스럽게 가격하락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제지업계 관계자는 "지난 상반기에는 원료를 가격이 급등하기 전에 미리 확보해 펄프 악재에도 비교적 실적이 괜찮았지만 올 하반기에는 장담할 수 없다"며 "하반기가 성수기임에도 실적악화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석유화학업계도 올 3분기까지 계절적 성수기에 접어들었지만 고민하기는 마찬가지다. 중국에 의존도가 높아 하반기에 업황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관계자는 "경기침체 여파가 여전히 남아있고 하반기에 중동에서 대규모 설비가 가동중이거나 가동계획이 있다보니 사이클상 다운사이클에 접어들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의 대 이란제재가 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지만 어느정도의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가격이 오르면 제품가격도 함께 오르는데 경기사이클이 둔화되다보니 제품가격 반영여건이 수월하지 않아 수익에도 안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고 덧붙였다.

한편 산은경제연구소도 앞서 올 하반기 중동과 동남아 지역의 공급 증가로 전반적인 위축이 예상된다는 분석을 내놓은 바 있다. 석유화학산업의 국내 수요는 전년동기 대비 1.1%, 수출은 6.1%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esit9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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