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원조 한류' 조선 그림이 돌아왔다 - ‘500년만의 귀향,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그림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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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3-23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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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세황姜世晃, 산수도山水圖, 18세기 중반, 紙本水墨淡彩.

500년 전 일본서 이미 한류를 일으키며 오랜 여행에서 돌아온 우리 그림을 만날 기회가 생겼다.
내달 25일까지 소격동 학고재에서 열리는 ‘500년만의 귀향, 일본에서 돌아온 조선 그림’展이 그것이다. 이번 전시는 일본에 전래해 오던 작품 중에서 조선 초기부터 후기까지의 회화 30점으로 구성됐다. 중국의 유명 문인과 관련된 고사도(故事圖)와 준마(駿馬), 맹호(猛虎), 영모(翎毛)ㆍ서수(瑞獸)등의 동물화를 중심으로 대부분 한국에서 처음 공개되는 작품들이다.

 이번에 전시되는 고사도는 10점이다. 고사도(故事圖)는 이상화된 세계나 이상적인 인간상을 염두에 둔 화재(畵材)다. 주로 중국 역사를 원전(原典)으로 하고 있는 조선시대 그림에 대해 일본 상류사회의 관심이 컸던 경향은 삼국의 유교 지식층의 사상·미의식·취미의 뿌리가 같음을 엿볼 수 있다. 특히 북송산수화의 형식미를 중시하던 조선시대 초·중기의 산수화가 일본에서 선호됐고, 그중에서도 중국의 고사(故事)를 담은 산수화나 인물화들이 유행했다.

 

   
 
일재 김윤보一齋 金允輔, 송학도松鶴圖, 20세기 초, 絹本水墨彩色, 127×42
준마도 4점, 맹호도 5점, 영모ㆍ서수 11점도 이번 전시에서 감상할 수 있다. 민속적 소재인 동물을 주제로 한 동물화는 준마(駿馬), 맹호(猛虎), 영모ㆍ서수(翎毛ㆍ瑞獸)를 담은 회화작품이다. 동물화의 소재들은 상서로움을 추구한 무속적 속성과 무관하지 않다. 즉 일본인들이 이러한 작품을 통해 민속·무속적 대상이 필요했음을 짐작케한다.
 
 앞서 고사도 처럼 동물화 역시 중국의 고사와 연계된 것이 많다. 이점을 통해 동아시아 지역이 유사한 민속신앙을 지녔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삼국은 그 동물이 상징하는 점까지 대부분 일치하는 유사성을 보여준다. 중국의 문화가 원조이기는 하지만, 한‧중 문화를 일본에서 포용해 재창조하는 경향을 뚜렷이 보이기도 한다. 한국에서는 사라졌으나 현재 일본인의 생활 속에 살아있는 민속문화가 이를 증명한다.

 바다를 사이에 둔 한국과 일본의 교류는 고대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계속됐다. 역사적으로 한일은 한자‧불교‧유교‧율법 등의 문화를 공유하며 함께 발전해 왔다. 고구려 벽화와 다카마쓰 고분 등 서로 닮은 두 문화재처럼, 일본은 한국을 통해 대륙의 영향을 받았으며 양국의 관계는 밀접했다. 최근 아시아 각국에서 펼쳐지고 있는 한류바람의 진원지 역시 일본이었다는 사실 또한 한국문화에 대한 관심이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번 전시에 출품된 그림들은 대부분 일본에서 한국 미술품 개인수집가로 유명한 유현재(幽玄齋) 컬렉션의 일부다. 이번 전시는 한·중·일  삼국 문화의 공통분모와 차이를 알아보고 옛사람들의 문화교류를 짐작하면서 오늘을 반추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문의 739 4937~8.

아주경제 박성대 기자 asrada83@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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