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 불모지 한국, 밴쿠버 '금' 러쉬...일등공신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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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2-18 1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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쇼트트랙을 제외한 동계올림픽 종목에서 한차례도 금메달을 따지 못했던 한국이 밴쿠버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트 부문에서 금빛 레이스를 펼치고 있다.
 
지금까지 열린 총 4개 부문에서 한국 스피드 스케이트는 금메달 2개 은메달 1개를 획득했다. 이는 평창의 올림픽 유치 가능성을 높인다. 기존 올림픽 선정 투표에서 “쇼트트랙을 제외한 종목에서 부진한 한국이 올림픽을 유치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던 일부 국가의 문제제기를 반박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러한 한국의 동계 올림픽 선전에는 삼성의 후원이 큰 힘이 됐다. 삼성은 박성인 밴쿠버 동계올림픽한국선수단장(당시 삼성스포츠단장)이 1997년 빙상경기연맹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14년째 빙상경기연맹을 지원하고 있다. 지원금 규모는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의 지원은 비인기 종목인 빙상 선수들의 해외 전지훈련과 일류 코치 영입으로 이어졌다.
 
계열사인 삼성전자가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무선통신분야 공식후원을 시작한 것도 동계 스포츠 불모지였던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세우는데 큰 역할을 했다.
 
특히 이건희 전 회장은 개인 자격으로 메달리스트들에게 포상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피겨여왕 김연아도 삼성전자의 에어컨과 휴대폰 모델로 활동하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원받고 있다.
 
삼성의 이같은 비인기 종목 후원은 빙상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레슬링.배드민턴.육상.승마 등도 오랜 기간 삼성의 후원을 받았다.
 
1988년 서울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양영자 선수도 삼성의 후원으로 그 기량을 올릴 수 있었다. 1978년 제일모직 여자탁구단 창단 당시 이건희 전 회장(장시 부회장)은 “10년 안에 중국을 꺾으려면 지금부터 자질 있는 어린 우수 선수를 찾아 10년은 투자해야 한다”며 꿈나무 육성을 주문했다.
 
당시 제일모직 탁구단 감독을 지낸 박 단장은 “전국을 돌아다니며 꿈나무를 찾아 나섰는데, 전북 익산에서 발견한 선수가 당시 중학교 2학년인 양영자였다”고 회고했다.
 
이 밖에 마라톤 영웅인 이봉주 역시 삼성전자 육상단 출신이다. 지난 베이징 올림픽에서 윙크 신드롬을 일으킨 배드민턴 이용대.이효정 선수도 삼성전기 소속이다.
 
1986년 아시안게임 당시 이 전회장은 국가대표 선수의 말이 부상을 입자 자신의 애마인 ‘고구려’를 내줘 결국 금메달을 획득한 일화도 비인기 종목에 대한 삼성의 전폭적인 후원을 짐작케 한다.
 
이 전회장은 서울사대부고 시절 레슬링부 활동을 하며 전국대회 입상을 한 전력이 있다. 이를 계기로 추후 삼성생명은 레슬링 팀을 창단, 90년대 올림픽에서 한국 레슬링의 부흥을 이끌었다.
 
이 밖에 삼성 에스원이 태권도 팀을 운영하고 있으며, 테니스 선수 이형택 등은 삼성증권 소속이다. IMF 시절 절망에 빠진 국민들에게 용기를 준 프로골퍼 박세리는 초창기 삼성의 후원을 받았다.
 
국내 체육계 관계자는 “5개 인기종목 프로팀 밖에도 삼성이 운영하고 있는 아마추어 팀은 총 16개에 달한다”며 “올림픽 시즌에만 반짝 관심을 받는 종목 가운데 상당수가 직간접적으로 삼성의 도움을 받고있다”고 전했다.

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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