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정용진 부회장 문답


신세계 정용진 부회장은 소형 점포 확대와 관련해 "중소상인에 대해 고려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우리에게 첫번째는 고객이다"라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26~27일 열리는 '제24회 암스테르담 PL박람회' 참석에 앞서 25일(현지 시각)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소상공인 보호를 위해 영업시간을 조정하는 등 양보할 수 있는 부분은 없느냐"는 질문에 이 같이 답했다.

다음은 정 부회장과의 문답.

--이마트 소형 점포 진출과 관련해 구체적인 계획이 있나
▲우리는 이미 이마트 '에브리데이'를 9년전에 신월점에 400평 규모로 시도했다. 소형 점포는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그 연장선으로 봐달라. 그간 4-5개밖에 못 열었으니 우리가 사실 늦은 것이다. 그간은 사실 소형 점포가 이익 날 수 있는 구조가 아니었지만 공부를 많이 했고 이제 본격적으로 하려는 것이다.
올해 30개 이상 열 계획이다.

--소상공인 반발이 있고 이때문에 정부가 규제하는 방안을 입법화하는 것도 추진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그 부분에 대해 고려 안 해본 것은 아닌데, 소상공인들의 문제점이 100% 대기업 때문이라는 것은 무리라고 본다.
기업형 유통은 소비자를 위해 좋은 상품을 제공하고 물류를 통해 가격을 낮추려고 얼마나 노력하는데… 소상공인들도 고객 위해 노력해야 할 부분이 있다.
가격을 더 깎아주거나 배달서비스를 제공한다거나 서로 연합해서 싸게 매입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형마트 저지보다는 스스로 어떻게 살아남을까에 대해 연구하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사실상 우리가 (소형 점포로) 안 나가도 다른 업체들이 나가지 않나. 모든 국민에게 기업형 유통의 혜택을 주고 싶다.

--소형 점포를 프랜차이즈(가맹) 방식으로 진출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실제로 계획이 있나
▲프랜차이즈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는데, 성공하려면 구조가 제대로 갖춰져야 한다. 수익뿐만 아니라 손실도 나눌 수 있는 구조가 돼야 한다.
그간 우리는 경험이 거의 없어 섣불리 시도하지 못했지만, 현재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소형 점포에 굳이 지금 나서는 이유는
▲갑자기 결정한 것이 아니다. 9년전에 위험을 감수하고 본격적으로 했다면 지금처럼 논란이 안 됐을 수도 있었을 텐데…. 홈플러스는 최근 1주일에 2개씩 열고 있다. 벌써 110호점을 넘지 않았나.

--또다른 유통업태 진출 가능성은 없나
▲독일 `메트로'나 국내에서도 영업중인 '코스트코'와 같은 도매업 형태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사실 10년전에 메트로가 국내에 진출했다가 월마트가 인수했고 이를 우리가 다시 인수했지만, 그때는 유통업 자체가 제대로 자리잡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가능할 것 같다.
현재 한국에 어떻게 조합시킬 수 있을지 고민 중인데, 새로 땅을 사는 것은 무리고, 잘 안 되는 이마트 매장이나 월마트 인수한 것 중에서 몇 개는 시도해볼 수 있을 것이다.
세계적으로 유통업체가 3-5개 업태를 두고 있는데, 이마트는 하나밖에 없지 않나. 이것만으로는 여러 소비자들의 니즈(요구)를 맞출 수 없다.

--신세계가 추구하는 PL(Private Label; 자체상표 상품)의 방향은 무엇인가
▲기본적인 방향은 소비자의 신뢰를 얻는 것이다. 사실 3년전에 PL을 처음 시작할 때는 점포 차별화가 목표였는데, 결국 이 콘셉트로는 좋은 상품이 안 나온다는 것을 깨달았다.
소비자의 이익을 중심에 놓고 PL의 개념과 비전을 다 바꾸기로 하고, 완전히 새로운 PL제품을 오는 9월께 선보일 것이다.
그동안 '저가 상품'과 'NB(일반 브랜드)제품과 동일한 수준의 제품', '프리미엄 제품'의 구분이 명확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싼 것을 더 싸게 만든 것과 좀 비싸도 품질 만족도가 높은 제품을 명확히 구분할 것이다.

--최근 롯데와 땅 매입 문제로 잡음이 있었는데, 롯데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의 강점은 의사결정시스템인데, 롯데가 그 부분에 있어서는 밀리지 않았나 싶다.
우리는 이 땅을 살 거냐 말 거냐 하는 데 있어 우왕좌왕하지 않고 1-2시간 만에 결정이 끝났다. 그러나 롯데가 국내 최고 유통업체이고 저력이 큰 만큼 앞으로 잘 할 것으로 본다.

--현재의 전문경영인 체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최근에 대외활동을 활발히 벌이고 있는데, 경영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인가
▲신세계는 그 점에 있어서는 확고하다. 내가 할 수 있는 일과 전문경영인이 할 수 있는 일이 다르다. 최근의 대외활동들도 모두 내 개인 판단이 아니라 구 부회장의 생각이었다.
구 부회장이 '너도 한번 나서서 대외활동을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해서 하게 된 것이다.

--최근의 경제 위기가 우량 기업에는 기회일 수도 있는데, 다른 유통업체나 PL을 위한 제조업체를 인수ㆍ합병(M&A)할 계획은 없나
▲우리가 제조업에 진출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제조업을 하게 되면 다른 제조업체들의 견제도 받게 되고, 오히려 짐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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