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이보다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대다수다. 한국은행에서는 ‘안개가 걷혔다’고 표현했다.
그러나 최근 일본의 양적완화로 불거진 엔저 현상과 투자 개선 여지가 낮은 점 등이 회복세의 발목을 붙잡을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 투자·수출·소비 잇따라 하락
지난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세는 전년대비 2.0%다.
특히 투자 위축이 두드러졌다. 2010년 25.7%를 기록했던 설비투자 성장률은 2011년 3.7%로 대폭 축소된 후 지난해 -1.8%를 찍으며 마이너스 성장으로 돌아섰다. 건설투자 성장세 역시 -1.5%였다. 건설투자와 설비투자는 지난해 각각 0.2%포인트씩 성장세를 깎아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수출도 지난 2010년 14.7%에 이어 2011년 9.5%, 지난해 3.7%로 꾸준히 둔화됐다. 수출의 성장기여도는 2.1%포인트로 전년 5.0%포인트에 비해 크게 낮아졌다.
소비의 경우 민간소비는 위축됐지만 정부 소비가 늘면서 선방한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소비는 전년 2.3%보다 떨어진 1.8%였으나, 정부 소비는 3.6%로 전년 2.1%보다 확대되면서 3년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연간 민간소비의 성장기여도는 0.9%포인트로 전년 1.2%포인트보다 낮아진 데 반해, 정부소비 기여도는 전년 0.3%포인트 대비 오른 0.6%포인트를 기록했다. 정부에서 재정투입을 통해 경기 하강을 막고자 한 것이다.
지난해 국내 실질 GDP 성장률은 4%를 밑도는 우리 경제 잠재성장률의 절반에 그치는 실적이다. 올해 한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인 2.8%가 들어맞을 경우, 국내 경제는 2년 연속 2%대 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앞서 김중수 한은 총재는 지난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저성장세가 계속되면 잠재성장률은 더 떨어질 수 있다”고 우려를 나타낸 바 있다.
◆ “안개 걷혔다”VS“반등 어렵다”
주요 경제 수장들은 올해 경기 회복에 대해 긍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김 총재는 최근 "세계 경제가 위기에서 한 발짝 나아갔다"고 말했으며,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최근 경기회복과 관련한 긍정적 신호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는 대외 불확실성의 개선에 따른 수출 확대에 대한 기대감이 전제로 깔려있다. 중국의 지난해 4분기 GDP성장률이 7.8%로 반등하는 등 세계 경기가 회복세로 가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한규 KDI 거시·금융 정책연구부 부연구위원은 “올해 대외적 측면에서 수출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면서 “내부적으로는 교역조건이 민간소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물가가 안정세를 보이면서 구매력 향상에도 기여하는 등 소비가 성장세를 주도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한은의 김영배 경제통계국장은 “지난해 세계경제가 안개 속에서 비포장도로를 달렸다면, 이제는 안개가 걷힌 상황”이라며 “지난해 4분기 민간부문의 성장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신 정부 출범과 함께 재정이 투입될 경우 올 상반기는 지난해보다 나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 민간소비는 0.8% 성장해, 전체 성장률에 0.4%포인트 기여했다.
반면 올해 성장세를 낙관하기는 어렵다는 전망도 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은 "정부 지출을 통한 경기부양은 단기적 처방으로 쓸 수는 있으나, 장기적으로 경제 방향을 바꾸고 회복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면서 "올해 투자의 회복속도는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데다, 엔저 현상으로 인한 수출 타격으로 상반기 GDP 성장이 주춤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그는 "올해 성장세는 지난해 저점을 찍고 평행한 수준으로 가는 L자형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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